버려진 1950년대 테마파크를 장난감 총으로 뚫고 오르는 FPS '트위스티드 타워'가 8월 18일 스팀에 출시됐다. 인디 개발자 토마스 브러시가 5년을 들인 작품이다. 성적표는 묘하게 갈렸다. 메타크리틱 종합 점수는 10개 매체 기준 79점인데, 스팀 유저 평가는 457건 중 96%가 긍정이다. 게다가 매체 점수 안에서도 100점과 20점이 함께 나왔다. 무엇이 갈렸는지 리뷰를 모아 정리했다.

벨벳 티켓 한 장에서 시작한다

어두운 밤 서커스 천막들 사이로 클라운 카지노라는 초록색 네온 간판이 켜져 있고 플레이어가 나무 망치를 들고 있는 장면
▲ 겉보기에는 놀이공원이지만 층마다 함정과 적이 배치된 탑이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주인공은 '타이니'라는 이름의 18세 청년이다.

그가 '벨벳 티켓'을 손에 넣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티켓은 억만장자 장난감 제조업자 '미스터 트위스터'가 진행하는 게임쇼의 참가권이다.

무대는 트위스티드 타워라는 이름의 리조트다. 겉보기에는 놀이공원이지만 실제로는 층마다 함정과 적이 배치된 탑이다.

목표는 단순하다.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그 끝에 걸린 것이 무엇인지도 분명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는 일이다.

설정만 보면 가벼운 모험담 같지만, 실제 게임은 그렇지 않다. 진행 과정에서 주인공의 과거에 얽힌 어두운 이야기가 하나씩 드러나는 구조다.

개발사는 이 작품의 분위기를 두 가지에 빗대 설명했다. '바이오쇼크'와 '디즈니월드'다.

5개 층, 전부 다른 얼굴

붉고 푸른 조명이 뒤섞인 좁은 통로에서 플레이어가 장난감 총을 들고 전진하는 장면
▲ 다섯 구역이 각각 다른 미술과 조명 설계를 갖고 있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탑은 다섯 개 구역으로 나뉜다. 각 구역의 콘셉트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호텔에서 시작한다. 낡은 로비와 객실이 이어지는 구간이다.

다음은 워터파크다. 물이 빠진 수조와 파이프 구조물 사이를 지난다.

세 번째는 광대 카지노다. 서커스 천막과 도박장이 뒤섞인 구역으로, 시각적으로 가장 강렬한 구간으로 꼽힌다.

네 번째는 카니발 숲이다. 야외로 무대가 옮겨 간다.

마지막은 우주 정거장이다. 테마파크 안에 만들어진 가짜 우주선인데, 아르데코풍 금속 구조물로 채워져 있다.

다섯 구역이 각각 다른 미술과 조명 설계를 갖고 있어, 층을 넘어갈 때마다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평이 많다.

장난감으로 싸운다

트위스티드 타워에서 플레이어가 불타는 배경 앞의 물고기 머리 마스코트 적을 조준하는 장면
▲ 적은 대부분 동화나 놀이공원 마스코트가 변질된 형태로 등장한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전투 방식이 이 게임의 인상을 결정한다. 무기가 전부 장난감이다.

공개된 목록만 봐도 성격이 드러난다. 두더지잡기 망치, 고무줄 권총, 다트를 쏘는 토미건이 있다.

여기에 방귀 소리를 내는 산탄총, 풍선껌을 뱉는 체인건, 새총 저격총, 해골을 터뜨리는 광선총까지 이어진다.

무기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진행하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적도 같은 결이다. 동화 속 마스코트들이 변질된 형태로 등장한다. 곰 인형이나 물고기 머리를 한 인형이 무기를 들고 달려든다.

귀여운 외형과 유혈 연출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특유의 불쾌함을 만든다. 여러 리뷰가 이 대비를 이 게임의 개성으로 꼽았다.

이동용 장난감도 따로 있다. 점프와 대시, 갈고리 이동을 담당하는 아이템을 모아 탑을 오르는 방식이다.

같은 층을 다르게 오를 수 있다

금속 장식이 늘어선 아르데코풍 복도 끝에 거대한 금속 문이 있고 플레이어가 나무 망치를 들고 있는 장면
▲ 경로 선택에 따라 지나는 구간이 달라진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구조적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경로 선택이다.

한 번의 플레이에서 갈 수 있는 길이 여러 갈래로 준비돼 있다. 어떤 경로를 택하느냐에 따라 지나는 구간이 달라진다.

개발사는 이를 두고 매번 새로운 세계처럼 느껴지도록 하기 위한 설계라고 설명했다.

즉 한 번 클리어하고 끝내는 구성이 아니라, 다시 돌 때 다른 길을 밟게 만드는 쪽에 무게를 뒀다.

난이도 조절 기능도 들어가 있다. 스팀 상점 정보 기준으로 조정 가능한 난이도를 지원한다.

시간 제한 입력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옵션과 자기 속도로 진행하는 모드도 표기돼 있어, 접근성 쪽을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조작은 컨트롤러를 완전히 지원한다. 싱글 플레이 전용이다.

5년 개발, 그리고 개발자의 이력

노란 원형 구조물 안쪽 통로에 골드피시라는 붉은 네온 간판이 켜져 있고 플레이어가 총을 겨누는 장면
▲ 개발에는 5년이 걸렸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개발사는 아트모스 게임즈다. 토마스 브러시가 이끄는 소규모 스튜디오다.

이 개발자의 이름은 게임 개발 유튜브 채널로 먼저 알려졌다. 인디 개발 과정을 공개해 온 인물이다.

이전 작품도 있다. 2017년 '핀스트라이프'와 2020년 '네버송'이다.

두 작품 모두 2D 사이드스크롤 어드벤처였다. 어둡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공통점이다.

'핀스트라이프'는 메타크리틱 71점을 받았다. 나쁘지 않았지만 대형 성공이라 하기는 어려운 성적이었다.

이번 '트위스티드 타워'는 두 가지 면에서 도약이다. 2D에서 3D FPS로 넘어왔고, 개발 기간도 5년으로 크게 늘었다.

퍼블리셔가 붙은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3D 렐름스는 '듀크 뉴켐'으로 알려진 오래된 이름으로, 현재는 세이버 인터랙티브 산하 레이블로 운영되고 있다.

메타크리틱 79점 — 10개 매체 점수 분포

트위스티드 타워의 어두운 실내에서 플레이어가 장난감 무기를 들고 전방을 살피는 장면
▲ 메타크리틱 종합 79점, 등급은 '대체로 호평'이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메타크리틱 종합 점수는 79점이다. 집계에 반영된 매체 리뷰는 10건이며 등급은 '대체로 호평(Generally Favorable)'이다.

구성비를 보면 긍정 80%, 중립 10%, 부정 10%다.

공개된 개별 점수는 이렇게 갈린다.

트라이 하드 가이드 100점, 게이머 소셜 클럽 90점, 듀얼쇼커스 90점이 상단을 이룬다.

중간에는 루트 레벨 칠 80점게임스페이스 80점이 있다.

아래로 내려가면 노이지 픽셀 70점, 그리고 더 완드 리포트 20점이다.

100점과 20점이 같은 게임에 붙었다. 표본이 10건뿐이라 이 한 건이 종합 점수를 상당히 끌어내린 구조이기도 하다.

실제로 20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평균은 80점 중반대로 올라간다. 79점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분포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호평의 공통분모 — 전투, 미술, 그리고 분위기

대리석 기둥이 늘어선 시워드 스파 구역에서 플레이어가 광대 형태의 적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
▲ 무기 구성과 적 디자인은 거의 모든 리뷰가 공통으로 호평했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점수가 갈렸어도 칭찬받은 항목은 겹친다.

첫째는 무기 구성이다. 노이지 픽셀은 "독특하고 균형 잡힌 무기고 덕분에 선택지가 부족하다고 느낄 일이 없다"고 적었다.

둘째는 적 디자인이다. 같은 리뷰는 "그로테스크한 마스코트들이 저마다 다른 전투 전술을 갖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셋째는 분위기다. 듀얼쇼커스는 9점을 주며 "존재하는 테마파크 중 아마 가장 무서운 곳을 지나는 오싹한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복고풍 놀이공원 이미지와 기계적인 구조물, 만화적 폭력과 불쾌한 공포가 뒤섞여 다른 슈터에 없는 개성을 만든다는 평이 반복됐다.

'바이오쇼크' 초기작의 한 구간으로 착각할 만하다는 표현도 여러 곳에서 나왔다. 개발사가 직접 밝힌 참고 대상이 실제로 화면에 구현됐다는 뜻이다.

다섯 구역이 각각 다른 미술을 갖고 있다는 점도 호평 요소였다.

발목을 잡은 두 가지 — 유머와 수다스러움

분홍빛 조명이 켜진 거대한 구조물 사이를 플레이어가 갈고리를 발사하며 이동하는 장면
▲ 평단이 공통으로 지적한 약점은 전투가 아니라 서사 쪽이었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감점 요인도 비교적 일관된다. 전투가 아니라 이야기 쪽이다.

첫째는 유머다. 노이지 픽셀은 "게임 내내 시도되는 여러 유머가 좀처럼 먹히지 않고, 웃음보다는 한숨을 자아낸다"고 적었다.

방귀 산탄총이나 풍선껌 체인건처럼 무기 자체는 유쾌한데, 대사와 연출의 농담이 그 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수다스러움이다. 같은 리뷰는 오디오 로그와 신문, 편지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결국 방해가 된다고 느껴진다"고 봤다.

미스터리를 남겨 두는 편이 나았을 이야기를 지나치게 설명해 버렸다는 뜻이다.

이 두 가지는 메타크리틱 총평에서도 반복됐다. '수다스러운' 서사와 들쭉날쭉한 유머가 공통 지적 사항으로 정리됐다.

여기에 전투 템포 문제가 더해졌다. 적이 등장하기까지 대기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리뷰는 탐색을 끊는 컷신 처리도 구식이라고 봤다.

왜 유저는 96%인데 평단은 79점인가

어두운 숲 사이로 트위스티드 타워 리조트라는 붉은 간판이 보이고 플레이어가 나무 망치를 든 장면
▲ 스팀 유저 평가는 457건 중 96%가 긍정이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스팀 쪽 숫자는 훨씬 후하다. 총 457건 가운데 긍정 439건, 부정 18건으로 96%이며 등급은 '매우 긍정적'이다.

메타크리틱 79점과 17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 간극은 두 지표의 성격 차이로 설명된다.

먼저 표본이 다르다. 스팀 평가는 이 게임을 직접 골라서 산 사람이 남긴다. 바이오쇼크풍 인디 FPS를 1만 원대에 찾던 사람들이라 애초에 취향이 맞을 확률이 높다.

반면 매체 리뷰어는 배정받아 플레이한다. 장르 선호와 무관하게 평가하므로 점수가 낮게 나오기 쉽다.

다음은 평가 기준이다. 스팀은 추천/비추천 두 갈래뿐이라 '아쉬운 점은 있지만 값어치는 한다'는 판단이 그대로 긍정으로 잡힌다.

반면 100점 척도는 단점을 점수에 반영해야 한다. 유머가 안 먹히고 서사가 수다스럽다는 지적이 곧바로 감점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가격이 있다. 14.99달러라는 값이 유저 평가에서는 중요한 변수지만, 매체 점수에는 상대적으로 덜 반영된다.

정리하면 두 숫자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다. 메타크리틱은 '얼마나 잘 만들었나'를, 스팀은 '이 값에 살 만한가'를 재는 쪽에 가깝다.

가격과 구매 전 확인할 것

비 내리는 밤하늘 아래 전구가 늘어선 다리 끝에 트위스티드 타워 간판이 붉게 빛나는 장면
▲ 가격은 14.99달러이며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사진: Atmos Games / 3D Realms

가격은 14.99달러다. 출시 기념 10% 할인이 적용돼 현재 13.4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플랫폼은 PC다. 스팀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 하나 있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스팀 상점의 지원 언어에는 영어만 표기돼 있다. 자막과 음성 모두 영어다.

이 부분이 이번 사안에서 특히 중요하다. 평단이 지적한 약점이 바로 서사의 수다스러움인데, 그 텍스트를 전부 영어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디오 로그와 신문, 편지가 많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읽을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영어에 부담이 있다면 체감 난도가 올라갈 수 있다.

반대로 전투와 탐색은 언어와 무관하다. 목표가 '위로 올라가는 것'으로 명확해서, 이야기를 흘려보내고 슈팅만 즐기는 방식도 성립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분위기와 전투를 보고 1만 원대에 인디 FPS를 찾는다면 선택지가 된다. 다만 이야기까지 온전히 즐기려면 영어 독해가 전제된다.

한국어화 계획은 아직 공지된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