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왕 전설은 영국의 것이다. 원탁의 기사도, 성배도, 모드레드도 그렇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중국 청두의 스튜디오가 다시 쓰고 있다. 이클립스 글로우 게임즈의 첫 작품 '멸망의 파도(Tides of Annihilation)'다. 그리고 이 게임 안에는 원탁의 기사 옆에 관우를 연상시키는 존재이집트 신이 함께 서 있다.

어떤 게임인가 — 이세계에 잠식당한 런던

멸망의 파도에서 여성 주인공이 무너진 석조 건축물 안에서 갑주를 입은 거대한 기사 형상과 붉은 기운의 괴수를 동시에 마주한 전투 장면
▲ 무너져 가는 런던이 무대다. 사진: Eclipse Glow Games
멸망의 파도에서 주인공이 빛나는 검을 든 유령 기사와 함께 어두운 폐허에서 적과 맞서는 장면
▲ 원탁의 기사를 소환해 함께 싸우는 구조가 핵심이다. 사진: Eclipse Glow Games

장르는 싱글플레이 액션 어드벤처다. 개발사는 AAA급 규모를 표방하고 있다.

무대는 이세계의 침식으로 무너져 가는 런던이다.

주인공은 그웬돌린이라는 이름의 여성이다.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성배의 조각을 찾아 나선다.

설정의 뼈대는 아더왕 전설에서 왔다. 원탁의 기사와 모드레드 같은 이름이 그대로 등장한다.

배경도 실제 런던에서 따온 요소가 많다. 전설과 현실의 지명이 겹쳐 있는 구조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이 게임의 특징이다.

같은 세계에 삼국시대 무장 관우를 연상시키는 '무성'이 등장하고, 이집트 신화의 아누비스까지 나온다.

서구 전설을 뼈대로 삼되 동아시아와 이집트 신화를 겹쳐 놓은 셈이다.

위 영상은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채널이 공개한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다. 원탁의 기사를 불러내 함께 싸우는 전투 구조를 실제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시선으로 아더왕을 재해석했다"

멸망의 파도에서 주인공이 거대한 검을 들고 폐허가 된 도시 한복판에서 전투를 준비하는 장면
▲ 주인공 그웬돌린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성배의 조각을 찾는다. 사진: Eclipse Glow Games
멸망의 파도에서 주인공이 빛의 궤적을 그리며 거대한 적을 향해 돌진하는 액션 장면
▲ 시연은 청두에 이은 두 번째 공개 체험이다. 사진: Eclipse Glow Games

개발진이 국내 매체 게임뷰와의 인터뷰에서 쓴 표현이 "중국의 시선으로 아더왕을 재해석했다"이다.

이 문장이 이 게임의 성격을 정확히 요약한다.

원전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외부의 시선으로 다시 배열하는 쪽이다.

최근 중국 게임 업계의 흐름과도 맞물린다. '검은 신화: 오공'이 서유기를 앞세워 성공한 뒤, 자국 신화를 재료로 삼는 시도가 이어졌다.

그런데 이 작품은 방향이 반대다. 남의 신화를 가져와 자기 방식으로 섞는다.

성패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시도 자체는 흔치 않다.

덧붙이면 이런 흐름은 중국만의 것이 아니다. 대만 스튜디오 레드 캔들 게임즈의 '나인 솔즈'는 도교와 사이버펑크를 섞었고, 국내에서도 'P의 거짓'이 피노키오를 벨 에포크 시대극으로 옮겼다.

원전을 어디서 가져오든 해석이 자기 것이면 통한다는 사례가 계속 쌓이고 있는 셈이다.

게임스컴 2026 — 8월 27일부터 직접 만져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게임스컴 2026에서 일반 관람객 대상 시연을 진행한다.

일정은 8월 27일부터 30일까지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는 아직 시작 전이다.

시연 기기는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X|S 두 가지다. 부스 위치는 쾰른메세 Hall 6, B-050이다.

이번이 첫 공개 체험은 아니다. 중국 청두에서 한 차례 시연을 진행했고, 게임스컴이 두 번째다.

여기에 하나 더 있다. 개발사는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에서 새 트레일러를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한국 시간으로는 8월 26일 새벽이다. 시연보다 먼저 새 영상이 나오는 순서다.

국내 이용자 입장에서 의미가 있는 부분이 있다. 청두 시연은 현지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게임스컴은 해외 매체와 스트리머가 대거 몰리는 자리다.

즉 이번 주말을 지나면서 실제 플레이 영상과 체험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클립스 글로우 게임즈의 아리 첸 공동 CEO는 시연을 앞두고 이렇게 밝혔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스컴 2026에서 '멸망의 파도'를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개발팀은 지난 몇 년간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고, 마침내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을 선보일 기회가 찾아왔다."

출시 정보 — 아직 날짜는 없다

스팀 상점 페이지는 이미 열려 있다. 다만 출시일은 '출시 예정'으로만 표기돼 있다.

가격도 공개되지 않았다.

개발사는 이번 작품이 첫 타이틀이다. 신생 스튜디오가 AAA급 규모에 도전하는 구조라, 실제 완성도가 어디까지 나오는지가 관건이다.

화면만 놓고 보면 기대할 만한 요소는 분명하다. 조명과 규모감이 상당한 수준으로 구현돼 있다.

다만 이런 사례에서 자주 갈리는 지점은 그래픽이 아니라 조작감과 분량이다.

8월 27일 시작되는 게임스컴 시연 반응이 그 부분에 대한 첫 단서가 될 전망이다.

정리하면,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야심과 화면까지다. 나머지는 이번 주말 현장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