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이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EWC) 철권 8 부문이 지난 8월 5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열렸다. 전 세계 32명의 최정예 선수가 총상금 100만 달러를 놓고 경쟁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한 선수는 대회 시작 전까지 국제 무대에서 사실상 무명이었던 파키스탄의 M.주바이어(M. Zubair)였다. 그는 본선 직행에 실패해 최종예선(Last Chance Qualifier, LCQ)부터 시작해야 했지만, 결국 정상까지 올라섰다. 결승에서는 한국의 로우하이(윤선웅)를 5-0으로 완파했다.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지만, 로우하이의 준우승을 포함해 한국 선수 세 명이 톱8에 이름을 올린 대회이기도 했다.

최종예선에서 시작해 우승까지 — 주바이어의 반전 스토리

철권 8 게임 화면, 드라그노프와 레이븐이 격돌하는 전투 장면
▲ 주바이어는 대회 내내 드라그노프를 사용해 우승까지 올랐다. 사진: 철권 8 스팀 공식 스크린샷

주바이어는 이번 대회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그가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었던 유일한 경로는 444명이 참가한 최종예선(LCQ)이었다.

LCQ에서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같은 파키스탄 선수인 누만 초드리(Numan Ch)와의 경기에서 브래킷 리셋을 당했지만, 이어진 마지막 세트를 3-1로 잡아내며 극적으로 본선行 티켓을 따냈다.

본선에 들어선 뒤에는 오히려 거침없었다. 그룹 스테이지 2에서는 8회 EVO 우승 경력의 전설적인 선수 아슬란 애쉬(Arslan Ash)를 3-0으로 제압했다.

준결승에서는 같은 아슬란 애쉬를 다시 만나 5-4, 이른바 '리버스 스윕'으로 불리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대회 전체를 통틀어 그가 내준 세트 패배는 일본의 타카바 케이스케(Takaba Keisuke)에게 당한 단 한 번뿐이었다.

결승에서는 한국의 로우하이(윤선웅)를 상대로 드라그노프를 잡고 5-0 완승을 거뒀다. 로우하이는 브라이언을 사용했지만 단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했다.

우승으로 주바이어는 상금 25만 달러에 더해, LCQ 출신 우승자에게만 주어지는 특별 보너스인 '자폰소 어워드(Jafonso Award)' 5만 달러를 추가로 받아 총 30만 달러를 손에 넣었다. 철권 EWC 역사상 파키스탄 선수의 첫 우승이기도 하다.

로우하이 준우승, 울산은 3연패 불발 — 한국 선수들의 성적표

철권 8 게임 화면, 카즈야가 파이팅 자세를 취하고 있는 클로즈업 장면
▲ 울산은 2024·2025년 EWC 철권 8 부문을 2연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공동 5위에 머물렀다. 사진: 철권 8 스팀 공식 스크린샷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한국 선수는 로우하이였다.

그는 2025년 철권 월드 투어 우승자이자 2025년 EWC 준우승자로, 이번에도 결승까지 올라 두 대회 연속 준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다만 결승에서는 주바이어에게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완패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2024년과 2025년 EWC 철권 8 부문을 2연패했던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이번 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울산은 그룹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다름 아닌 주바이어에게 1-3으로 패했다. 이후 하위 브래킷에서 무릎을 3-0으로 꺾는 등 회복력을 보여줬지만, 최종 성적은 공동 5위에 그쳤다.

같은 공동 5위에는 전띵(JeonDDing)도 이름을 올렸다. 로우하이·울산·전띵까지 한국 선수 세 명이 톱8에 진입한 셈이다.

반면 최근 VS파이팅 XIV 우승으로 상승세를 탔던 무릎(Knee)은 이번 대회에서 일찍 고배를 마셨다. 케이스케에게 2-3으로 패한 뒤 하위 브래킷에서 울산에게 0-3으로 완패하며 공동 25~32위로 대회를 마쳤다.

3·4위전과 대회 포맷 — 아슬란 애쉬의 EWC 잔혹사

철권 8 게임 화면, 아스카가 레로이를 상대로 화려한 공중 콤보를 시전하는 장면
▲ 톱8 플레이오프는 8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5선승제(Ft5)로 진행됐다. 사진: 철권 8 스팀 공식 스크린샷

이번 대회는 8월 5~6일 그룹 스테이지 1, 8월 7일 그룹 스테이지 2, 8월 8일 톱8 플레이오프 순서로 진행됐다.

32명이 4개 조로 나뉘어 그룹 스테이지 1을 치렀고, 각 조 상위 4명씩 총 16명이 그룹 스테이지 2에 진출했다. 이후 다시 2개 조로 나뉘어 상위 4명씩, 총 8명이 최종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는 8강부터 결승, 그리고 3·4위전까지 전부 5선승제(Ft5)로 치러졌다.

3·4위전에서는 벤자민 '야가미' 통디(Benjamin "Yagami" Torngdee)가 아슬란 애쉬를 5-2로 꺾고 3위에 올라 7만 달러를 받았다. 아슬란 애쉬는 4위로 대회를 마치며 5만 달러를 받았다.

8회 EVO 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번이 아슬란 애쉬의 첫 EWC 톱8 진입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주바이어에게만 두 번(조별리그, 준결승)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두 번이나 좌절했다.

상금은 1위 25만 달러(+보너스 5만 달러), 2위 13만 달러, 3위 7만 달러, 4위 5만 달러 순이었고, 공동 5~8위 선수들에게도 100만 달러 총상금 중 남은 금액이 분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