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스팀 환불 정책의 허점을 지적해 화제를 모았던 인디 개발자가, 이번엔 그 발언 때문에 자신의 게임이 리뷰 폭탄을 맞는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2인 협동 래프팅 게임 '패들 패들 패들(Paddle Paddle Paddle)'을 만든 솔로 개발자 마테오 코빅(Mateo Covic, 조로아츠/Zoroarts)의 이야기다.

비판의 대가 — 혐오 DM과 리뷰 폭탄 세례

앞서 코빅은 자신의 게임이 90%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21%, 5만 5천 건이 넘는 환불이 발생했다며, 완주 후 "재밌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환불을 진행한 리뷰들을 스크린샷으로 공개해 스팀 공식 계정을 태그했다. 이 글은 순식간에 퍼지며 해외 게임 매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화제성이 커질수록 반응은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코빅은 이후 "지금까지 겪어본 것 중 가장 많은 혐오성 DM과 모욕적인 댓글"을 매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그의 게임 '패들 패들 패들'은 실제로 리뷰 폭탄의 표적이 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코빅이 환불한 플레이어들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게임에 몰려가 부정적인 평가를 남기기 시작했다.

패들 패들 패들 - 상어 모양 뗏목을 타고 도끼로 노를 젓는 모습
▲ 개발자가 환불 정책을 비판한 이후, 정작 화살은 게임 자체를 향했다. ⓒ Zoroarts

"매우 긍정적"에서 "복합적"으로 — 추락한 평점

실제 수치로도 타격이 확인됐다. 논란 초기 코빅은 게임의 최근 리뷰 평가가 '매우 긍정적'에서 66% 선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는데, 이후 상황은 더 나빠졌다. 해외 매체 GamesRadar+가 스팀 페이지를 확인한 시점에는 최근 30일 이용자 리뷰 110건 가운데 긍정 평가가 53%에 그치며 '복합적(Mixed)' 등급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출시 이후 꾸준히 90% 안팎을 유지해온 게임치고는 이례적인 급락이다.

📉 리뷰 점수, 이렇게 무너졌다

· 논란 이전 — 전체 평가 90% "매우 긍정적"
· 트위터 발언 직후 — 최근 리뷰 약 66%까지 하락
· GamesRadar+ 확인 시점 — 최근 30일 110건 중 53%만 긍정적, "복합적" 등급으로 재추락
· 원인 — 환불 정책 비판 발언에 대한 보복성 리뷰 폭탄으로 추정

이는 코빅이 앞서 지적했던 문제, 즉 "완주 후 자랑하듯 남기는 환불 리뷰"와는 결이 다른 현상이다. 이번에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개발자의 발언에 대한 반감이 고스란히 별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다시 보는 원래 논란 — 왜 5만 5천 번 환불됐나

애초 발단이 된 것은 스팀의 '2주 이내, 플레이타임 2시간 이하'면 사유 불문 환불해주는 정책이었다. '패들 패들 패들'은 원래 3.5시간 분량으로 설계됐지만, 숙련된 플레이어들이 1~2시간 만에 완주하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완주 후 "재밌었다"고 평가하며 환불하는 사례가 반복되자, 코빅은 X(구 트위터)에 스팀 공식 계정을 태그해 "이런 일이 가능해선 안 된다"고 공개 비판했다(관련 기사: "5만 5천 번 환불됐다" — 스팀 환불 정책 허점 노출시킨 인디게임 '패들 패들 패들').

패들 패들 패들 - 용암 협곡을 통과하는 뗏목
▲ '패들 패들 패들'은 27만 장이 팔렸지만 그중 5만 5천 건(약 21%)이 환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 Zoroarts

"나는 100% 환불 찬성이다" — 개발자의 재반박

거센 역풍에도 코빅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나는 100% 환불 제도에 찬성한다. 다만 '구매 2주 이내, 플레이타임 2시간 미만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해주는' 현재 정책이 이 규정을 악용하기 너무 쉽게 만든다는 것이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소비자 권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사각지대를 지적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스팀이 스스로 명시한 정책 문구까지 인용하며 논지를 뒷받침했다. "스팀은 환불이 '게임을 공짜로 플레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X 게시글에 달린 반응에 대해서도 그는 "왜 사람들이 굳이 환불했다고 자랑하듯 리뷰를 남기는지 모르겠다... 이상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개발자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씁쓸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논란이 남긴 것 — 반응과 인디 개발자의 딜레마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환불 정책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였을 뿐인데, 그 대가로 죄 없는 게임 자체가 피해를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동정론이 나온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개발자가 환불한 이용자들을 공개 저격한 방식 자체가 불필요한 반감을 샀다는 지적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이 소규모 개발사가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위험 부담이 큰 일인지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27만 장을 팔며 포브스 '30세 이하 리더 30인' 유럽 부문에 선정될 만큼 주목받았던 개발자조차, 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문제 제기 한 번으로 자신의 대표작 평점을 스스로 깎아 먹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인 셈이다. 밸브가 환불 정책을 실제로 손볼지, 그리고 이번 리뷰 폭탄이 시간이 지나며 잦아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