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가까이 함구했던 숫자가 드디어 나왔다. 컴퓨텍스 2026에서 처음 공개된 ROG Xbox Ally X20은 화면과 조작계까지 싹 갈아엎은 ROG 20주년 한정판이면서도, 정작 가장 궁금한 가격과 출시일은 줄곧 비밀에 부쳐왔다. 그 침묵이 9월 25일 깨졌다. ASUS와 베스트바이는 이날 ROG Xbox Ally X20의 예약판매를 공식 개시하며 단품 $1,299.99, AR 글래스 번들 $2,499.99라는 최종 가격표를 내걸었다. 출시일은 10월 15일로 확정됐다.
$1,299.99 — 예상보다는 낮았다
컴퓨텍스 당시 현장 반응과 외신 추정치는 번들 가격을 1800~2500달러 선으로 점쳤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단품 가격은 $1,299.99로, 추정 하단보다도 낮게 책정됐다.
번들 구성은 좀 더 화끈하다. ROG XREAL R1 Edition 20 AR 글래스, dbrand 킬스위치 커스텀 케이스, 68W 어댑터, 펠리칸 보호 케이스까지 묶은 풀 패키지가 $2,499.99에 판매된다. 컴퓨텍스에서 나왔던 추정치 상단과 거의 맞아떨어지는 수준이다.
예약판매는 ASUS 공식 스토어와 베스트바이 두 곳에서 진행 중이다. 사실 예약 접수 자체는 8월 25일 Xbox Wire를 통해 먼저 열렸는데, 그때는 가격표 없이 '관심 등록'에 가까운 형태였다. 9월 25일 발표는 그 예약에 실제 결제 가능한 정가를 붙인, 사실상의 '진짜' 예약판매 개시인 셈이다.
칩은 그대로, 대신 화면·조작계에 다 쏟아부었다
최종 확정 스펙은 컴퓨텍스 당시 공개됐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AMD 라이젠 AI Z2 익스트림(8코어 16스레드, 최대 5.0GHz)에 24GB LPDDR5X 메모리, 1TB PCIe 4.0 NVMe SSD를 기본으로 얹었다. 별도 용량 옵션 없이 이 구성 하나로만 판매된다.
화면은 7.4형 ROG 네뷸라 HDR OLED로, 1920×1080 해상도에 120Hz 주사율, 최대 1400니트 밝기를 지원한다. 배터리는 80Wh로 기존 Ally X와 동일하다.
다만 눈에 띄는 변화 하나는 무게다. 기존 Ally X가 715g이었던 데 비해 X20은 756g으로 41g 늘었다. OLED 패널과 새 조이스틱·D패드 구조 등 조작계 전면 교체가 무게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즉 이번 X20의 정체성은 '더 빠른 기기'가 아니라 '더 다듬어진 기기'다. 연산 성능은 기존 Ally X 소유자에게 굳이 갈아탈 이유가 되지 못하지만, 드리프트 없는 TMR 조이스틱과 OLED 화면, 트랜스포밍 D패드까지 조작 경험 전반을 새로 짠 게 이번 모델의 핵심이다.
AR 글래스 번들, 실제 사용 장면이 처음 공개됐다
컴퓨텍스 당시에는 스펙 수치로만 소개됐던 ROG XREAL R1 Edition 20 AR 글래스도, 이번 발표에서는 실제 사용 장면이 공개 이미지로 함께 나왔다. 소파에 기대 누운 채 안경 하나로 게임 화면을 대형 스크린처럼 눈앞에 띄우는 구도다.
글래스 자체 스펙은 그대로다. 171형 화면에 맞먹는 가상 디스플레이를 240Hz 주사율로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번들 가격이 $2,499.99인 만큼, 단품 대비 약 $1,200을 더 내야 얻는 구성이라는 점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번들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었나
$2,499.99 번들의 실제 구성품이 이미지로 확인됐다. 본체와 AR 글래스 외에 dbrand 킬스위치 커스텀 케이스, 나무 무늬가 들어간 그립형 보호 케이스, 68W 어댑터, 그리고 이 모든 걸 담는 하드셸 펠리칸 보호 케이스까지 포함된다.
단품만 구매해도 20주년 기념 패키징과 기본 구성은 동일하게 받는다. 번들은 어디까지나 AR 글래스와 보관·수납 액세서리를 한 번에 묶어 파는 프리미엄 옵션에 가깝다.
$1,299.99는 비싼가 — 경쟁 기기와 나란히 놓아보면
가격만 놓고 보면 이 숫자가 합리적인지 판단이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경쟁 기기들과 나란히 놓아볼 필요가 있다.
가장 저렴한 축인 스팀덱 OLED 1TB는 올해 5월 가격 인상 이후 $949다. X20보다 350달러가량 싸지만, 화면 해상도(1280×800)와 주사율(90Hz)에서 X20의 1920×1080·120Hz OLED에 뒤처진다.
레노버 리전 고 2 쪽은 조금 더 복잡하다. 스팀OS 모델은 $1,199로 X20보다 저렴하지만, 윈도우 모델(라이젠 Z2 익스트림, 32GB 램, 1920×1200·144Hz OLED, 74Wh)은 $1,349.99로 X20보다 오히려 비싸다. 램 용량에서는 리전 고 2가 앞서지만, X20은 새 TMR 조이스틱과 트랜스포밍 D패드라는 차별점을 내세운다.
결국 X20의 $1,299.99는 '스팀덱보다는 비싸지만 리전 고 2 윈도우 모델보다는 싼' 애매한 중간 지점에 자리 잡았다. 순수 스펙 경쟁보다는 20주년 한정판이라는 희소성과 조작계 완성도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배송은 10월 15일부터 — 예약은 지금부터
출시일은 10월 15일(미국 기준)로 확정됐다. 예약 주문은 지금 즉시 ASUS 공식 스토어 또는 베스트바이에서 넣을 수 있으며, 결제와 배송지 등록까지 가능한 정식 예약판매 단계다.
8월 25일 열렸던 1차 예약은 관심 고객을 미리 확보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9월 25일 발표는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단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초도 물량이 한정판 성격상 넉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제 구매를 고려한다면 공식 판매처를 통한 예약을 서두르는 편이 안전하다.
가격과 출시일이 확정되면서 남은 변수는 실물 성능과 초기 배송 물량 정도다. 실제 배송이 시작되는 10월 중순 이후 실사용 리뷰와 초반 출고 상황도 이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