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포켓몬스터 레드' 프로토타입 게임보이 카트리지가 경매에서 낙찰가 10만 1,000달러, 수수료 포함 12만 3,220달러에 팔렸다. 경매사 골딘(Goldin)에서 20회 입찰이 오간 끝에 마감됐다. 골딘 낙찰 페이지에는 한국시간 10월 26일 오후 1시 45분으로 표시되며, 미국에서는 25일 밤에서 26일 새벽 사이에 해당한다. 시작가는 2만 5,000달러였다. 같은 주에는 영국에서 한 은퇴 도장공의 포켓몬 카드 컬렉션이 156만 파운드(약 200만 달러)에 낙찰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쪽은 게임 카트리지가 아니라 트레이딩 카드이고 경매사도 다른, 별개의 사건이다.
골딘 경매에 나온 '미기록' 레드 카트리지
이번에 팔린 물건은 카트리지가 일반 게임보이 팩보다 길쭉한 형태이고, 부품 번호가 DMG-(F)KGDB-01인 개발용 보드가 들어 있다.
경매 설명에 따르면 이 보드는 '이전에 기록되지 않은(previously undocumented)' 개발 보드다. 골딘은 이를 1998년 게임보이용 '포켓몬스터 레드 버전'의 플래시 메모리 개발 카트리지로 소개했다.
카트리지 보호 케이스 앞면에는 'DMB-MBC-16M-FLASH' 스티커가 붙어 있다. Game Rant는 공식 브랜딩이나 외부 포장 없이 내부 부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PSA는 이 카트리지를 'PRO' 등급으로 감정해 봉입했다(인증번호 614689-001). 장비 한계 때문에 데이터 전부를 읽지는 못했고, 앞쪽 32KB만 확보했다.
읽어낸 32KB는 미국 정식 발매판과 같았고, 헤더에서 두 군데만 달랐다. 마스크 ROM 버전을 나타내는 값이 00이어야 하는데 55로 잘못 설정돼 있고, 그 영향으로 헤더 체크섬도 20이 아니라 CB로 계산돼 있었다.
PSA는 나머지 데이터도 정식판과 같을 것이라고 보지만, 이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추정이다.
즉 '게임 내용이 달라서 값이 나간' 물건이 아니다. 개발 단계 하드웨어라는 희소성이 가격의 근거다.
Retro Dodo는 이 카트리지가 정식 발매 전 어느 시점에 만들어졌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짚었다. 수집가들이 초기 버전으로 볼지, 첫 생산분으로 볼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참고로 포켓몬 레드·블루는 1998년 9월 28일 북미에서 발매됐다. 골딘 설명에 따르면 두 버전은 발매 첫 2주에 20만 장, 1998년 말까지 400만 장이 팔렸고 누적 3,100만 장을 기록했다.
20회 입찰 끝에 낙찰 — 시작가의 4배
영상: Daily Tech 유튜브 채널
입찰은 2만 5,000달러에서 시작해 20회 이어졌고, 낙찰가는 10만 1,000달러로 시작가의 4배를 넘겼다.
여기에 골딘의 구매자 수수료가 붙어 지불 총액은 12만 3,220달러가 됐다. 골딘은 구매자 수수료를 최종 입찰가의 22%(최소 19달러)로 안내하며, 10만 1,000달러의 22%는 2만 2,220달러다.
배송비와 보험료는 별도다. 미국 내 배송은 건당 19달러에 보험료 0.9%가 붙는다.
낙찰가와 총액, 입찰 횟수는 골딘 낙찰 페이지와 Game Rant·Dexerto가 일치하게 전했다. 판매자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마감일은 매체마다 표기가 갈린다. 사전 보도는 현지 26일 오전 2시(영국 시간) 마감 예정이라 전했고, 골딘 낙찰 페이지는 한국시간 26일 오후 1시 45분으로 표시한다. Game Rant는 미국 날짜로 10월 25일이라 적었다.
참고로 2025년 5월 23일 헤리티지 옥션에서는 CGC 9.9 A++ 등급의 미개봉 '포켓몬 레드'(초기 생산분)가 9만 3,750달러에 팔린 것으로 경매사 lot 목록에 올라 있다.
이번 프로토타입은 그보다 높은 값에 거래된 셈이다. 다만 헤리티지 수치는 경매사 페이지 접속이 막혀 검색 결과로만 확인했으며, 수수료 포함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별개 사건 — 영국 '다락방 카드' 컬렉션 약 200만 달러
영상: CBS Detroit 유튜브 채널
두 번째 소식은 게임이 아니라 포켓몬 카드다. 영국 서리주 워킹에 사는 은퇴한 도장공이 모아둔 컬렉션이 이웍스(Ewbank's) 경매에서 10월 21일 팔렸다.
경매 이름은 '포켓몬: 십 년의 마스터들(1999~2009)'이다. 이웍스 공식 발표에 따르면 낙찰 총액은 156만 파운드로, 미화로는 약 200만~210만 달러다.
판매자는 익명이다. 1990년대 후반 아들이 학교에서 카드를 교환하기 시작하자 투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베이에서 카드를 사 모았다.
말레이시아의 판매자가 완전한 세트를 팔았고, 그쪽에서 마스터 세트 구매를 권했다고 한다. 처음 산 세트는 약 300파운드였다.
카드는 맞춤 바인더에 담긴 채 다락방에 15년가량 있었다. 아들은 이 카드를 만져 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가치를 알게 된 계기는 지역 신문이다. 이웍스가 카드 한 장에 6,000파운드 넘게 받았다는 기사를 읽고 감정을 의뢰했다.
세트는 모두 42개였고, 이웍스는 41개를 팔았다. 판매자가 하나는 남겼다. 일부 외신이 41개 또는 42개로 엇갈리게 적은 이유다.
최고가는 거의 새것 상태의 리자몽이 포함된 '레전더리 컬렉션 컴플리트 마스터 세트'로, 예상가 1만 5,000~2만 파운드에서 해머 프라이스 10만 파운드(약 13만 4,000달러)까지 올랐다.
처음 산 세트인 '스카이리지 리자몽' 세트도 예상가 2만~4만 파운드를 넘어 7만 5,000파운드에 낙찰됐다.
이웍스는 경매 전날 이미 82만 5,000파운드의 위임 입찰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내부 예상은 27만 파운드 안팎이었다.
이웍스는 이번 경매가 창립 30여 년 만에 가장 성공적인 경매이며 영국 트레이딩 카드 경매 사상 최고 금액이라고 밝혔다. 유럽 기록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직전 영국 기록은 올해 3월 런던 스탠리 기번스 경매의 약 98만 6,000파운드(구매자 수수료 포함)였다.
혼동하기 쉬운 거래 구분하기
포켓몬 관련 고액 거래가 연달아 나오면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있다.
이번 12만 3,220달러는 개발용 카트리지 한 점의 값이다. 156만 파운드(약 200만 달러)는 카드 41개 세트를 합친 경매 총액이다.
두 건은 경매사도, 날짜도, 거래 대상도 다르다.
프로토타입 건은 골딘 낙찰 페이지, PSA 감정 내용, 여러 매체 보도가 일치한다. 다만 PSA가 데이터 일부만 읽었다는 한계는 그대로 남는다.
카드 건은 이웍스 공식 발표로 총액(156만 파운드)과 세트 수(41개 판매)가 확인된다. 달러 환산액은 매체마다 200만~210만 달러로 조금씩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