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가 나온다. 시리즈 본편으로는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그 사이 게임을 시작한 사람에게 '귀무자'는 이름만 들어본 IP다. 25년을 한 번에 정리했다.
2001년 — PS2와 함께 시작했다
'귀무자'는 2001년 1월 25일 PS2로 나왔다.
당시 캡콤의 상황을 알면 이 게임의 성격이 보인다. '바이오하자드'로 확립한 고정 카메라 + 프리렌더 배경 구조를 그대로 가져와 무대만 일본 전국시대로 옮긴 작품이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이오하자드가 도망치는 게임이라면, 귀무자는 베는 게임이었다.
핵심 시스템은 일섬(一閃)이다. 적의 공격이 닿기 직전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한 번에 베어낸다. 지금 기준으로는 패링에 가까운 개념인데, 2001년에 이걸 액션의 축으로 삼은 게임은 드물었다.
또 하나의 상징은 혼 흡수다. 쓰러뜨린 겐마에서 붉은·푸른·노란 혼이 흘러나오고, 이걸 오니 건틀릿으로 빨아들여 무기와 마법을 키운다. 전투가 끝날 때마다 화면 가득 혼이 빨려 들어가는 연출은 시리즈의 시그니처가 됐다.
주인공 아케치 사마노스케는 배우 가네시로 다케시의 얼굴과 몸을 그대로 썼다. 모션캡처와 음성까지 본인이 맡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전 세계 200만 장 이상이 팔렸고, 일본에서만 104만 장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PS4·엑스박스 원·스위치·PC로 HD 리마스터가 나왔다. 스팀 한국 가격은 9,900원이며 한국어를 지원한다.
2002년 — 2편이 정점이었다
1편이 나온 지 1년 2개월 만인 2002년 3월, '귀무자 2: 사무라이의 운명'이 나왔다.
판매량은 210만 장. 시리즈 역대 최고 기록이고,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깨지지 않았다.
주인공이 바뀌었다. 야규 주베이다. 그리고 이 캐릭터의 얼굴에는 사연이 있다.
모델이 된 배우는 마츠다 유사쿠다. '유령'과 '블랙 레인'으로 알려진 일본 배우인데, 1989년에 세상을 떠났다. 게임 출시 13년 전이다.
고인의 얼굴을 게임 주인공으로 되살린 것이다. 시리즈가 '실존 배우의 얼굴을 빌린다'는 전통을 확립한 지점이기도 하다.
게임 구조에서는 동료 시스템이 새로 들어왔다. 여정에서 만나는 네 명의 동료에게 아이템을 선물해 호감도를 쌓으면, 특정 구간에서 이들이 합류하거나 다른 경로가 열린다.
선물의 종류와 타이밍에 따라 이야기 전개가 갈리는 구조라,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히 앞서 있었다.
2편 역시 2025년 5월 HD 리마스터로 돌아왔다. 스팀 한국 가격 17,400원, 한국어 지원이다.
2004년 — 장 르노가 전국시대로 왔다
2004년 4월에 나온 '귀무자 3: 데몬 시즈'는 시리즈에서 가장 이질적인 작품이다.
무대가 전국시대 일본과 현대 프랑스 파리 양쪽이다. 두 시대의 인물이 서로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시간 이동 구조를 썼다.
1편 주인공 사마노스케가 돌아왔고, 여기에 현대 프랑스 경찰 자크 블랑이 새 주인공으로 추가됐다.
자크의 모델은 장 르노다. '레옹'과 '니키타'로 알려진 그 배우가 맞다.
캡콤의 이나후네 케이지는 당시 이 캐스팅을 두고, 1편의 가네시로 다케시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동양과 서양 이용자 모두에게 닿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장 르노는 얼굴만 빌려준 게 아니라 모션캡처와 프랑스어 음성까지 직접 맡았다.
판매량은 152만 장으로 전작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성공작이었다. 2005년 12월에는 PC판도 나왔다.
다만 3편의 실험적인 구조는 호불호가 갈렸다. 시리즈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이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 작품 | 캐릭터 | 모델이 된 배우 | 비고 |
|---|---|---|---|
| 귀무자 (2001) | 아케치 사마노스케 | 가네시로 다케시 | 모션캡처·음성까지 참여 |
| 귀무자 2 (2002) | 야규 주베이 | 마츠다 유사쿠 | 출시 13년 전 작고한 배우 |
| 귀무자 3 (2004) | 자크 블랑 | 장 르노 | 모션캡처와 프랑스어 음성 담당 |
| 넷플릭스 애니 (2023) | 미야모토 무사시 | 미후네 도시로 | 1997년 작고 |
▲ 귀무자 시리즈가 얼굴을 빌린 배우들
2006년 — '신 귀무자'는 왜 마지막이 됐나
시리즈 마지막 본편은 2006년 1월에 나온 '신 귀무자: 던 오브 드림즈'다. 북미와 유럽에는 그해 3월 출시됐다.
제목에 '신(新)'이 붙은 이유가 있다. 시리즈를 여기서 한 번 갈아엎으려 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카메라다. 1편부터 이어온 고정 카메라와 프리렌더 배경을 버리고 자유 시점 3D로 옮겼다.
구조도 바뀌었다. 한 명을 조작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섯 명의 캐릭터를 전환하며 진행한다. 두 명이 한 팀을 이루고 상황에 따라 교체하는 방식이다.
이야기도 시리즈에서 떨어져 나왔다. 주인공은 소키이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겐마의 힘으로 폭주한 세계에 맞선다. 기존 주인공들과 직접 이어지지 않는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일본 출하량이 32만 6천 장 수준에 그쳤다. 210만 장을 팔았던 2편의 6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그해 일본 판매 순위 41위였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PS2 세대의 끝자락이었고, 이듬해에는 PS3와 엑스박스 360이 본격화됐다.
그리고 시리즈의 정체성이던 고정 카메라 연출을 버리면서 기존 팬층이 이탈했다. 3편에서 이미 제기됐던 '시리즈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여기서 결론을 맞은 셈이다.
캡콤은 이후 본편을 만들지 않았다. 2012년 브라우저 게임 '귀무자 소울'을 마지막으로 IP는 사실상 잠들었다.
그동안 회사의 자원은 '몬스터 헌터'와 '바이오하자드'로 갔다. 귀무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린 IP였다.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2025년 12월 31일 기준 900만 장이다. 캡콤 프랜차이즈 중 10위에 해당한다.
'던 오브 드림즈'와 3편은 지금까지 리마스터가 나오지 않았다. 이 두 편만 현행 기기에서 정식으로 즐길 방법이 없다.
| 작품 | 출시 | 기종 | 비고 |
|---|---|---|---|
| 귀무자 (Onimusha: Warlords) | 2001년 1월 | PS2 | 시리즈 1편 · 200만 장 이상 |
| 겐마 귀무자 (Genma Onimusha) | 2002년 | Xbox | 1편 확장 이식 |
| 귀무자 2: 사무라이의 운명 | 2002년 3월 | PS2 | 시리즈 최다 판매 210만 장 |
| 귀무자 택틱스 | 2003년 | GBA | 턴제 전략 스핀오프 |
| 귀무자 블레이드 워리어스 | 2003년 | PS2 | 대전 액션 스핀오프 |
| 귀무자 3: 데몬 시즈 | 2004년 4월 | PS2 · PC(2005) | 장 르노 출연 · 152만 장 |
| 신 귀무자: 던 오브 드림즈 | 2006년 1월 | PS2 | 마지막 본편 · 20년 공백의 시작 |
| 귀무자 소울 | 2012년 | 브라우저 | 온라인 스핀오프 |
| 귀무자 (리마스터) | 2019년 1월 | PS4 · XB1 · 스위치 · PC | 1편 HD 리마스터 |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귀무자' | 2023년 11월 | 넷플릭스 | 미이케 다카시 총감독 |
| 귀무자 2 (리마스터) | 2025년 5월 | PS4 · XB1 · 스위치 · PC | 2편 HD 리마스터 |
|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 | 2026년 9월 4일 | PS5 · XSX · 스위치 2 · PC | 20년 만의 신작 본편 |
▲ 귀무자 시리즈 전체 목록 (본편·스핀오프·리마스터)
부활의 신호는 리마스터와 넷플릭스였다
20년 공백이 갑자기 끝난 것은 아니다. 신호가 단계적으로 있었다.
첫 신호는 2019년 1월의 1편 HD 리마스터다. PS4·엑스박스 원·스위치·PC로 나왔고, 이때 처음으로 한국어가 공식 지원됐다.
두 번째는 2023년 11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귀무자'다.
총감독은 미이케 다카시다. 감독은 스가이 신야, 제작은 서블리메이션이 맡았다.
주인공은 미야모토 무사시이고, 그 얼굴에는 미후네 도시로의 모습이 쓰였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와 '요짐보'로 알려진 그 배우다. 1997년에 세상을 떠났다.
여기서 시리즈의 전통이 다시 확인된다. 가네시로 다케시(1편), 마츠다 유사쿠(2편), 장 르노(3편), 그리고 미후네 도시로(애니). 넷 중 둘은 이미 고인이었다.
세 번째 신호는 2024년 12월 게임 어워드였다.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가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그리고 2025년 5월, 2편 HD 리마스터가 나왔다. 신작 출시 1년여를 앞두고 원작을 다시 깔아놓는 배치였다.
그래서 신작은 무엇이 다른가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는 9월 4일 나온다. 본편으로는 20년 만이다.
주인공은 미야모토 무사시다. 넷플릭스 애니와 같은 인물을 다시 세운 셈이다.
무대는 '악의(Malice)'라 불리는 구름에 뒤틀린 에도 시대 교토다. 전국시대를 벗어난 것은 시리즈에서 처음이다.
시스템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일섬과 혼 흡수가 그대로 살아 있다. '던 오브 드림즈'가 시도했던 대대적 개편이 아니라, 1·2편의 문법을 현대적으로 다시 만드는 방향이다.
플랫폼은 PS5, 엑스박스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 2, PC 네 곳이다. 시리즈가 닌텐도 거치형 기기에 본편으로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은 스팀 한국 기준 79,800원이며 에디션은 셋이다. 한국어는 자막까지만 지원되고 음성은 없다.
원래 출시일은 9월 25일이었는데, 지난 7월 캡콤이 3주 앞당겼다. 출시가 미뤄지는 사례가 흔한 업계에서 드문 방향이다.
현재 스팀에는 확장 데모와 벤치마크 도구가 올라와 있다.
전작을 안 해도 되나 — 결론은 '된다'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에 답하면, 전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유는 셋이다.
첫째, 주인공이 매번 바뀐다. 1편 사마노스케, 2편 주베이, 3편 사마노스케와 자크, 던 오브 드림즈는 히데야스, 이번엔 무사시다. 시리즈가 한 인물의 성장기를 이어온 구조가 아니다.
둘째, 시대가 다르다. 기존 작품이 전국시대를 다뤘다면 신작은 에도 시대다. 등장인물도 사건도 겹치지 않는다.
셋째, 시리즈를 관통하는 설정은 '겐마'와 '오니 건틀릿' 두 가지뿐이다. 요괴 집단이 있고, 그들의 혼을 흡수하는 장갑이 있다. 이 정도만 알면 충분하다.
그럼에도 전작을 해보고 싶다면 순서는 명확하다. 1편 리마스터(9,900원) → 2편 리마스터(17,400원) 순이다. 둘 다 한국어를 지원하고 합쳐서 27,300원이다.
3편과 던 오브 드림즈는 리마스터가 없다. 현행 기기에서 정식으로 즐길 방법이 마땅치 않다.
넷플릭스 애니는 신작과 주인공이 같아서 예습으로는 가장 가깝다. 다만 게임과 직접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정리하면 이렇다. 신작만 해도 문제없고, 여유가 있다면 1·2편 리마스터를, 분위기만 맛보려면 넷플릭스 애니를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