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 진행 중 자연스러운 멈춤 지점을 노려 광고를 내보내는 시스템의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허명은 "상호작용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접근의 맥락 인식 관리"(Contextually Aware Management of Interactive Software Application Access), 출원번호는 US 2026/0260258 A1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테크놀로지 라이선싱 명의로 지난 4월 23일 출원됐고, 9월 3일 공개됐다. 해외 매체들이 이 문서를 조명한 건 9월 20일 전후였다. 출원 문서에는 광고를 끼워 넣을 구체적인 순간까지 예시로 담겨 있었다. 보스전이 끝난 직후, 퀘스트 완료 시점, 컷신이 끝난 뒤, 그리고 로딩 화면이다. 무작위 시점이 아니라 플레이 흐름이 자연스럽게 끊기는 순간을 정밀하게 노리는 구조라는 점이 화제가 됐다.
특허가 설명하는 작동 방식 — '무료 구간'과 '크레딧'
특허 문서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먼저 광고 없는 구간을 부여받는다. 이 구간은 일정 시간(예: 30분) 단위로 설정되거나, 한 레벨 완료 같은 진행도 기준으로 정해질 수 있다.
이 구간이 끝나갈 즈음, 시스템은 곧바로 광고를 띄우지 않는다. 대신 게임 엔진에서 넘어오는 게임 상태 데이터를 참고해 적절한 멈춤 지점을 기다린다. 특허가 예로 든 지점은 보스전 종료, 퀘스트 완료, 컷신 종료, 로딩 화면 네 가지다.
해당 지점에 도달하면 게임은 콘텐츠 관리 시스템에 이벤트를 전송하고,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조작을 일시 정지시킨 뒤 동영상이나 정지 이미지 형태의 광고를 재생한다. 광고가 끝나면 게임은 다시 이어진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은 '크레딧' 개념이다. 광고를 시청하면 플레이어는 또 한 번의 광고 없는 구간을 확보하게 된다. 즉 광고 시청이 다음 중단을 유예해 주는 일종의 대가로 설계돼 있다.
이번 출원은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다. 공개된 출원 문서를 보면 2023년 5월 1일 제출된 선행 출원("Contextually Aware Promoted Content in Interactive Software Application")의 우선권을 승계한 후속 출원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개념을 최소 3년 넘게 다듬어 온 셈이다.
왜 이 특허가 유독 시선을 끌었나
게임업계에는 광고 관련 특허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대부분은 제품화되지 않은 채 서류로만 남는다. 그럼에도 이번 특허가 화제가 된 이유는 삽입 타이밍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무작위 시점에 광고를 끼워 넣는 방식이 아니라, 게임 흐름을 읽고 플레이어가 가장 몰입해 있는 순간을 피해 가는 설계다. 보스전 승리의 여운, 컷신이 끝난 직후의 긴장감, 로딩 화면의 자연스러운 정지 — 이 모두가 특허 문서에 예시로 못 박혀 있다는 점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상당히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뒀다"는 인상을 줬다.
PC와 콘솔 게임 전반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게임 내 광고는 주로 모바일 무료 게임에서 익숙한 방식이었다. 이를 PC·콘솔의 프리미엄 게임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구상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낯설지 않은 그림 — MS는 이미 '광고 보고 무료 플레이'를 시험 중
사실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과 광고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GamTrend가 지난 7월 24일 전했듯,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클라우드 게이밍에서 광고만 시청하면 게임을 무료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테스트를 이미 시작한 바 있다.
당시 테스트는 세션 시간 제한이 걸린 무료 체험용 클라우드 스트리밍에 광고를 붙이는 방식이었다. 이번 특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미 구매하거나 게임패스로 즐기고 있는 게임의 플레이 도중에도 광고를 끼워 넣을 수 있는 구조를 다룬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다시 말해 이번 특허가 그리는 그림은 '무료 체험판에 붙는 광고'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값을 치른 플레이 세션 한복판에 등장하는 광고에 가깝다. 게이머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이머 커뮤니티 반응 — "게임패스 유료 구독자한테까지?"
특허가 알려지자 해외 게임 커뮤니티와 매체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핵심은 이미 돈을 낸 이용자에게까지 광고가 붙을 수 있느냐는 우려다.
특히 Xbox 게임패스를 둘러싼 정서가 좋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이 반발을 키웠다. GamTrend가 지난 7월 10일 전한 대로, 게임패스는 요금 인상 이후 구독자가 400만 명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월 구독료를 내는 서비스에까지 광고가 얹힐 수 있다는 관측이 더해지자, "구독료도 올리고 광고까지 보라는 거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과거 사례를 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2020년 UFC 4가 리플레이 화면에 광고를 넣었다가 이용자 반발로 철회한 전례가 자주 언급됐다. 게임을 일시 정지하면서까지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은 그보다 더 거센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이 특허가 최근 떠도는 저가형 광고 지원 게임패스 요금제 신설설과 맞물려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는다. 지난 9월 14일 커뮤니티 리셋에라(ResetEra)에서 시작된 루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027년 2~4월경 게임패스를 월 13달러의 광고 지원 요금제와 월 20달러의 광고 없는 요금제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루머에 대해 "오늘 발표할 변경 사항이나 확정된 계획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아, 부인도 확정도 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황상의 추정일 뿐, 특허 문서와 해당 루머를 직접 연결 짓는 근거는 아직 없다.
특허 출원 = 실제 도입 확정이 아니다
짚어야 할 대목은 분명하다. 특허 출원은 제품화를 보장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대형 IT 기업들은 매년 수천 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그중 상당수는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로 이어지지 않은 채 서류로만 남는다.
이번 출원 문서에도 구체적인 게임명, 도입 시점, 요금제, 배포 계획은 전혀 담겨 있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 시스템을 Xbox나 게임패스에 실제로 적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요컨대 이번 특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방식의 광고 삽입을 기술적으로 검토했다는 증거일 뿐, 실제 게임에 이 시스템이 들어온다는 확정 소식은 아니다. 다만 게임패스 가격 인상과 구독자 이탈이 겹친 시점에 나온 문서라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익화 고민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서로는 충분히 읽힐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