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자회사 넥스페이스가 '메이플스토리 바이브 캠프' 시즌 2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메이플스토리의 세계관과 공식 리소스를 활용해 직접 게임을 만들어 겨루는 창작 공모전이다. 기간은 8월 18일부터 9월 15일까지 약 한 달이다. 지난 시즌이 3주 만에 693개의 출품작을 모은 데 이어, 이번에는 '숏폼 게임'이라는 조건을 걸고 완성도를 겨루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시즌1이 남긴 숫자 — 3주에 693개

이번 시즌의 성격을 이해하려면 지난 시즌의 결과부터 볼 필요가 있다.

시즌 1에서는 3주라는 짧은 기간에 693개의 게임이 출품됐다.

공식 에셋의 사용 횟수도 집계됐다. 약 34만 회다.

참가자들이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와 배경, 아이콘 같은 공식 리소스를 실제로 끌어다 썼다는 뜻이다.

황선영 넥스페이스 대표는 이 결과를 두고 "시즌 1은 누구나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정리했다.

이어 시즌 2의 목표를 밝혔다. "게임의 완성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시즌 1의 과제가 '얼마나 많이'였다면, 시즌 2의 과제는 '얼마나 잘'이다.

이번 주제는 숏폼 — 세 가지 설계 기준

메이플스토리의 나무 위 마을에 캐릭터들과 NPC가 모여 있는 게임 화면
▲ 시즌 2는 짧고 직관적인 숏폼 게임을 주제로 삼았다. 사진: NEXON Korea

시즌 2가 내건 주제는 숏폼 게임이다.

여기에 세 가지 설계 기준이 붙었다.

첫째는 짧은 플레이 세션이다. 한 판을 짧게 끊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둘째는 직관적인 메커니즘이다.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조작 방식이 바로 이해되는 구조를 요구한다.

셋째는 아케이드식 실시간 플레이다. 턴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즉각적인 반응이 오가는 형태를 뜻한다.

세 조건을 합치면 방향이 분명해진다. 짧고 즉시 이해되며 손이 계속 움직이는 게임이다.

제작 난도를 낮추는 동시에 완성도를 판단하기 쉬운 기준이기도 하다. 분량이 짧을수록 기획의 밀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AI와 대화하며 콘셉트를 잡는다 — 신규 도구

메이플스토리의 고대 유적 던전에서 캐릭터가 전투를 벌이는 게임 화면
▲ 제작 환경은 AI 기반 게임 제작 플랫폼 '버스에잇'과의 협업으로 구축된 'MSU 스페이스'에서 제공된다. 사진: NEXON Korea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화는 제작 도구 쪽에 있다.

새로 들어간 것은 'AI 브레인스토밍 페르소나'다. 제작자가 AI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게임 콘셉트를 다듬어 가는 도구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던져 주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대화 과정에서 메이플스토리의 세계관 요소를 자연스럽게 끌어오도록 설계됐다.

기획 경험이 없는 참가자가 가장 크게 막히는 지점이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단계'라는 점을 노린 장치다.

제작 환경 자체는 AI 기반 게임 제작 플랫폼 '버스에잇(verse8)'과의 협업으로 마련됐다.

전용 공간의 이름은 'MSU 스페이스'다.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제작과 출품을 진행한다.

이런 접근은 최근 국내 업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크래프톤도 오버데어에서 대화만으로 게임을 만드는 AI 도구를 공개한 바 있다.

총상금 1만 5,000달러와 '골든 쟁크 어워드'

메이플스토리에서 캐릭터가 용암 지대의 거대한 사자 형태 보스와 싸우는 게임 화면
▲ 시상은 종합상과 카테고리별 우수상, 특별상으로 나뉜다. 사진: NEXON Korea

총상금 규모는 1만 5,000달러다. 원화로 약 2,100만 원에 해당한다.

지급 형태는 현금이 아니라 NXPC 토큰이다. 넥스페이스가 운영하는 생태계 안에서 쓰이는 자산이다.

시상 구조는 세 갈래로 나뉜다.

먼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어지는 종합상이 있다.

다음으로 카테고리별 우수상이 마련돼 있다. 장르나 성격에 따라 나눠 평가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이 특별상인 '골든 쟁크 어워드'다. 'jank'는 어설프거나 삐걱거리는 완성도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그 자체를 하나의 매력으로 인정하겠다는 취지의 상이다.

완성도를 겨루는 대회에 이런 상을 함께 둔 점이 눈에 띈다.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발상이 독특한 작품을 걸러 내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용자 창작을 IP 전략으로 끌어들이는 흐름

메이플스토리의 벚꽃이 핀 일본풍 마을 거리에 캐릭터들이 서 있는 게임 화면
▲ 메이플스토리는 20년 넘게 이어져 온 IP로, 활용 가능한 리소스의 폭이 넓다. 사진: NEXON Korea

이런 공모전은 단발성 이벤트로 보이지만, 넥슨 입장에서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메이플스토리는 20년 넘게 이어져 온 IP다. 그동안 쌓인 캐릭터와 배경 리소스의 양이 상당하다.

이용자가 그 리소스로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 내면, 본편 업데이트와 별개로 IP가 소비되는 통로가 하나 더 생긴다.

시즌 1에서 공식 에셋이 34만 회 사용됐다는 수치는 그 통로가 실제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넥슨은 최근 실적에서도 메이플스토리 계열의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방치형 파생작인 '메이플 키우기'는 국내 양대 마켓 매출 상위권을 장기간 지키고 있다.

본편과 파생작, 그리고 이용자 창작까지 IP를 여러 층으로 굴리는 구조인 셈이다.

시즌 2 접수는 9월 15일까지다. 참가는 MSU 스페이스를 통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