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순위가 바뀌었다. 크래프톤이 2026년 2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넥슨을 앞질렀다. 두 지표를 동시에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랫동안 '국내 1위'는 넥슨의 자리였다. 그 자리를 바꾼 것은 배틀로얄이 아니라 바다 밑을 탐험하는 생존 게임이었다.
매출 1조2,902억, 영업이익 4,109억 —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크래프톤의 2026년 2분기 실적부터 보자.
매출 1조2,902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94.9% 증가했다.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영업이익은 4,109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7.0%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상반기 누계로 보면 규모가 더 뚜렷해진다. 매출 2조6,616억 원, 영업이익 9,725억 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3.3%, 38.3%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률은 약 32%다.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뛰는 동안 수익성도 함께 유지됐다는 뜻이다.
처음으로 넥슨을 넘었다 — 3사 성적표 비교
같은 분기 다른 회사 숫자와 나란히 놓으면 변화가 분명해진다.
넥슨은 2분기 매출 1,211억 엔(약 1조1,390억 원), 영업이익 313억 엔(약 2,94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 줄었다. 마케팅비와 플랫폼 수수료 같은 연동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즉 크래프톤이 매출에서 약 1,500억 원, 영업이익에서 약 1,200억 원 앞섰다.
크래프톤이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넥슨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7,492억 원, 영업이익 801억 원이다. 매출은 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8% 줄었다.
세 회사를 나란히 놓으면 흐름이 읽힌다. 매출은 모두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크래프톤뿐이다.
업계에서는 이 차이를 '글로벌 신작 유무'로 설명한다. 기존 IP 운영만으로는 비용 상승을 상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무엇이 바꿨나 — 서브노티카 2와 PUBG IP
성장의 축은 두 개다.
첫째는 '서브노티카 2'다. 크래프톤 산하 언노운 월드가 개발한 작품으로, 5월 14일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뒤 22일 만에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했다.
얼리액세스 단계에서 나온 수치라는 점이 중요하다. 정식 출시 전에 이미 대형 신작급 판매고를 올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작 '서브노티카'가 인디 규모에서 출발해 장기 흥행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후속작의 초반 성적으로는 기대를 크게 넘었다.
둘째는 PUBG IP다.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2017년 3월 얼리액세스로 나온 뒤 9년이 지난 IP가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실적의 밑바탕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오래된 IP가 바닥을 받치고, 새 IP가 위로 밀어 올린 구조다.
크래프톤이 그동안 '배틀그라운드 한 개 회사'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는 점에서, 이번 분기는 그 꼬리표가 흔들린 시점으로 볼 수 있다.
다음 관문은 하반기 — 순위가 굳어질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이번 결과를 두고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이유는 실적 구조에 있다. 크래프톤의 2분기는 신작 출시 효과가 집중된 분기다.
얼리액세스 출시 직후는 판매가 몰리는 시기이므로, 다음 분기에도 같은 규모가 유지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넥슨 쪽도 단순한 하락으로 보기 어렵다. 메이플스토리 IP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늘며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 체력 자체는 유지되고 있고, 영업이익 감소분은 비용 증가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결국 관건은 하반기다. 크래프톤은 게임스컴 2026에서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며 다음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서브노티카 2의 정식 출시 시점과 PUBG IP의 성장세 유지 여부가 순위 고착의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