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게임사들은 비슷한 제안을 받았다. "원스토어에 게임을 내지 않으면 구글플레이 첫 화면에 띄워 주겠다." 해외 진출과 마케팅 지원도 함께 붙었다. 서울고법이 이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인정했다. 다만 과징금 421억 원은 전액 취소됐다.
무엇이 문제가 됐나
사건의 뿌리는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다.
공정위는 구글이 2016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게임사들과 이른바 '최혜대우 계약'을 맺었다고 봤다.
내용은 이렇다. 게임을 원스토어에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구글플레이 첫 화면 노출, 즉 피처링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 진출 지원과 마케팅 지원이 더해졌다.
게임사 입장에서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이다. 국내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구글플레이의 노출은 곧 매출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를 경쟁 제한 행위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21억 원을 부과했다. 구글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법원은 둘로 갈라 봤다
영상: KBS News 유튜브 채널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윤강열)는 9월 3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먼저 인정된 부분이다. 법원은 구글의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게임사에 전략적 혜택을 제공해 구글플레이 독점 또는 우선 출시를 유도했고, 그 결과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의 경쟁이 제한됐다는 판단이다.
시정명령도 유지됐다.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한 개발사를 차별하지 말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문제는 과징금이었다. 법원은 421억 원을 전액 취소했다.
이유는 산정 기준이다. 공정위가 과징금의 기초가 되는 관련 매출액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잡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게임이 아닌 앱의 매출까지 포함했고, 모든 게임 개발사를 피해 당사자로 취급했다는 지적이다.
법원은 집중 지원을 받은 5개 게임사의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했어야 한다고 봤다.
이 판결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겉보기에는 구글이 이긴 것처럼 보인다. 421억 원을 내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판단은 공정위 쪽이다. 법원이 뒤집은 것은 금액 산정 방법이지 행위의 위법성이 아니다.
시정명령이 유지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앞으로 구글은 경쟁 앱마켓에 출시한 개발사를 불리하게 대할 수 없다.
다만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문제가 된 행위는 8년 전의 일이고, 그사이 국내 앱마켓 지형은 이미 굳어졌다.
원스토어는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함께 만든 국내 앱마켓이지만, 점유율에서 구글플레이와 격차가 크다.
규제가 경쟁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게 작동한다는 오래된 지적이 다시 나오는 대목이다.
공정위는 과징금을 다시 산정해 부과할 수 있다. 금액은 줄겠지만 절차는 이어진다.
국내 게임 규제의 다른 흐름과 함께 보면
최근 국내에서는 게임 관련 규제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넥슨의 확률형 아이템 과징금 소송도 진행 중이다. 그쪽 역시 제재의 근거와 산정 방식이 쟁점이다.
소니가 법원에 낸 디지털 게임 소유권 답변서처럼, 플랫폼 사업자의 권한을 두고 다투는 사건도 늘었다.
공통점이 있다. 플랫폼이 정한 규칙을 법이 어디까지 손댈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번 판결은 그 질문에 절반의 답을 줬다. 행위는 제재할 수 있지만, 금액은 엄격하게 따진다는 것이다.
게임사 입장에서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앱마켓과의 계약에서 배타적 조건이 법적 위험을 안는다는 선례가 하나 더 쌓였다.
법원: 서울고법 행정3부 (재판장 윤강열) · 2026년 9월 3일 선고
대상 행위: 2016년 6월~2018년 4월 게임사와의 최혜대우 계약
인정: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 시정명령 유지
취소: 과징금 421억 원 전액 — 관련 매출액 범위를 과도하게 산정
법원 판단: 집중 지원을 받은 5개 게임사 매출만 기준으로 삼았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