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부품 가격이 정상 궤도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8월 들어 기록을 새로 썼다. 64GB DDR5 키트 평균가가 1,118달러다. 1년 전에는 191달러였다. 485% 상승이다. 그리고 이 흐름은 램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64GB 키트 1,118달러 — 1년 만에 485% 올랐다

DDR5 메모리 반도체 칩을 확대해 촬영한 이미지
▲ 8월 17일 기준 64GB DDR5-5600 키트 평균가는 1,118달러다. 사진: GamTrend

숫자부터 보자.

8월 17일 기준 64GB DDR5-5600 키트 평균가는 1,118달러다.

1년 전인 2025년 8월에는 같은 구성이 191달러였다.

12개월 만에 약 485% 오른 셈이다. 대여섯 배 가까이 뛴 것이다.

구형 규격도 예외가 아니다. 주력 제품인 DDR4 1Gx8 3200 칩의 현물가는 8월 7일 42.45달러를 기록했다.

해당 부품 기준 사상 최고가다.

보통 신규 규격이 나오면 구형 규격 가격은 내려간다. 그 상식이 깨진 상황이다.

국내 체감도 비슷하다. 조립 PC 견적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원인은 하나 — AI가 같은 원자재를 사 간다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AI 인프라와 소비자용 PC가 같은 원자재를 두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서버는 고대역폭 메모리를 대량으로 소비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마진이 높은 쪽으로 생산 능력을 돌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 결과 소비자용 D램에 배정되는 물량이 줄었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른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정확히 그 구조다.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 품귀가 아니라는 점이다. AI 투자 자체가 축소될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즉 단기 조정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 당분간 이어질 구조적 변화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래픽카드도 함께 올랐다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카드의 제품 이미지
▲ 그래픽카드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사진: NVIDIA

메모리 가격은 그래픽카드로 곧장 번졌다.

그래픽카드는 GPU 칩 외에 대량의 메모리를 함께 싣는 제품이다. 메모리 단가가 오르면 원가 구조가 직접 흔들린다.

제조사들의 대응은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ASUS가 1월 5일부로 가격 인상을 확정했다.

AMD도 같은 달 라데온 RX 9000 시리즈 가격을 조정했다.

엔비디아는 2월에 RTX 50 시리즈 가격을 올렸다.

그 결과 최상위 모델인 RTX 5090은 시장에서 5,000달러를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집계가 나왔다.

다만 이 수치는 정가가 아니라 유통 가격 기준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핸드헬드는 1,799달러 — 가장 비싼 카테고리가 됐다

여러 종류의 휴대용 게이밍 기기가 나란히 놓인 비교 이미지
▲ 핸드헬드는 현재 게이밍 하드웨어 중 가장 비싼 카테고리가 됐다. 사진: GamTrend

가장 타격이 큰 쪽은 게이밍 핸드헬드다.

이 기기들은 대용량 메모리를 기판에 직접 붙이는 구조라, 메모리 단가 상승을 그대로 떠안는다.

현재 MSI 클로1,799달러, ROG 앨리 X202,000달러에 근접한 가격이 매겨져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핸드헬드를 두고 "가장 비싼 카테고리"라고 정리했다.

예를 들어 MSI 클로 8 EX AI+는 14코어 CPU에 32GB LPDDR5X-8533 메모리, 최대 2TB NVMe 저장장치를 싣는다. 메모리와 저장장치만으로도 원가 부담이 상당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택지도 남아 있다. ROG 엑스박스 앨리 X는 999.99달러로, 톰스하드웨어는 이 제품을 현재 최고의 윈도우 게이밍 핸드헬드로 꼽았다.

밸브의 스팀 머신도 1,049달러에 출시됐다. 밸브가 애초 잡았던 목표가보다 수백 달러 높게 책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메모리 가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은 PC와 콘솔, 핸드헬드가 모두 같은 이유로 비싸지고 있다.

당장 구매가 급하지 않다면 시기를 미루는 편이 낫고, 반드시 사야 한다면 메모리 용량을 필요 이상으로 올리지 않는 구성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다만 이 글에 인용된 가격 수치 상당수는 2차 집계 매체를 출처로 하고 있다. 실제 구매 시점에는 국내 유통가와 환율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