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게임업계 정리해고 전망치가 1만4,259명까지 치솟았다. 게임업계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적해온 텐센트 게임즈 사업개발 담당 아미르 사트바트의 집계에 따르면, 이는 연초(1월 6일) 전망치였던 8,025명보다 78% 늘어난 수치다. 2025년 한 해 진정되는 듯했던 구조조정 흐름이 다시 뒤집힌 셈이다.
확정 인원만 9,781명 — 이미 작년 한 해 전체를 넘어섰다
사트바트가 운영하는 'ASGC(Always Supporting the Games Community)' 추적기에 따르면, 이 전망치는 지난 7월 10일 기준 1만3,878명에서 다시 소폭 오른 수치다. 7월 26일까지 실제로 확정된 정리해고 인원은 105건의 개별 사례에 걸쳐 9,781명으로, 이는 이미 2025년 한 해 전체 규모를 넘어선 숫자다.
사트바트는 이 추적을 2022년 구조조정 물결이 시작된 이후 자원봉사 형태로 계속해오고 있다. 그는 다른 공개 추적기보다 자신의 집계가 더 높게 나오는 이유에 대해 "뉴스로 다뤄지지 않은 정리해고도 포함하고, 공개되지 않은 인원수는 추정치를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정리해고 속도가 우리 모델이 처음 예측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별도로 추적하는 지표도 있다. 바로 업계 전체에서 사라진 '경력 연차'의 총합인데, 이 흐름이 시작된 이후 누적 10만 년어치의 전문 경력이 증발했다는 것이다. 단순 인원수만으로는 숙련된 시니어 인력이 불균형하게 잘려나가는 피해의 실상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2024년이 최악, 2025년 잠시 진정 — 그리고 다시 급증한 2026년
연도별로 보면 2026년이 역대 최악은 아니다. 사트바트 집계 기준 2024년이 1만5,631명으로 가장 많았고, 2025년에는 9,053~9,197명 수준으로 뚜렷하게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런데 2026년 전망치(1만4,259명)는 이 진정세를 완전히 뒤집으며 2024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업계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기대가 무색해진 셈이다.
올해 상위 5건의 정리해고가 전체의 약 56%를 차지할 만큼 소수 대형 사례에 쏠려 있다. 가장 큰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엑스박스로, 약 1,600명 규모의 게임 부문 인력을 감축했고 스튜디오 5곳이 문을 닫거나 폐쇄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아케인 리옹은 개발 중이던 '마블 블레이드'가 취소되는 상황까지 맞았다. 유비소프트도 바르셀로나 스튜디오(51명)를 비롯해 위니펙·베오그라드 스튜디오 폐쇄가 겹쳤고, ZA/UM(32명)·레드 로버 인터랙티브(22명)·11비트 스튜디오(20명) 등도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유럽이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원인으로는 팬데믹 시기 과도했던 채용 확대에 대한 조정, 빡빡해진 투자 환경 등이 꼽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가 단순한 경기 순환적 요인을 넘어선 구조적 변수로 지목되는 빈도가 늘고 있다. GDC의 '2026 게임업계 현황' 설문에서는 개발자의 52% 이상이 AI에 부정적 정서를 보였고, 최근 2년 사이 미국 개발자의 3명 중 1명이 정리해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 국내는 아직 뚜렷한 대량해고 없어
이번 집계는 대부분 북미·유럽 중심 통계로, 국내 대형 게임사에서는 아직 이에 준하는 뚜렷한 대량 정리해고 사례가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넥슨·크래프톤은 올해 매출·자산 기준으로 성장세를 보였고,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컴투스는 신작 부재와 핵심 IP 부진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거론될 뿐, 구체적인 감원 발표로 이어진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글로벌 구조조정 흐름이 한국으로도 번지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전까지 '모바일 성장의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한국 역시, 해외 퍼블리셔들의 투자 위축으로 인디·중견 스튜디오의 자금난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국내외 게임사들이 캐릭터 디자인 등 아트 제작 비용을 AI로 약 40% 절감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정부와 대형 게임사가 인디 생태계 보호와 유출된 인력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