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더블 파인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독립했다. IP를 모두 들고 나왔다. 다들 다음 대작을 기다렸다. 그런데 나온 것은 버스 운전 게임이다. 그것도 6주 만에 만든. 제목은 '땡큐 버스 드라이버(Thank You Bus Driver)'다.

규칙을 어기면 때린다

버스 안 노선도 옆에 'No Stinky', 'No Toenail Clipping', 'No Sleeping' 규칙이 붙어 있다
▲ 차내 규칙 — 냄새 금지, 발톱 깎기 금지, 취침 금지. 사진: Double Fine Productions

영상: Double Fine 유튜브 채널

플레이어는 작은 마을의 버스 기사다.

할 일은 세 가지다. 규칙 위반을 막고, 노선을 벗어나지 않고, 시간표를 지킨다.

차내 규칙이 꽤 구체적이다. 냄새 금지, 발톱 깎기 금지, 취침 금지 같은 항목이 버스 벽에 붙어 있다.

규칙을 어긴 승객에게는 뺨을 때려 경고할 수 있다.

그래도 계속 어기면 승차 자격을 박탈하고 뒷문으로 내보낸다.

설명만 들으면 황당하지만, 더블 파인이 오래 해 온 방식이기도 하다. 일상적인 상황을 한 칸씩 비틀어 웃음을 만드는 쪽이다.

시간표가 진짜 적이다

버스 운전석에서 앞차와 건물 사이를 지나며 승객들이 뒤엉켜 있는 장면
▲ 노선을 지키면서 시간까지 맞춰야 한다. 사진: Double Fine Productions

구조의 중심에는 타이머가 있다.

다음 체크포인트까지 남은 시간이 계기판에 계속 표시되고, 이 시간이 떨어지면 운행이 끝난다.

시간을 벌려면 무리해야 한다. 운전 중에 지도를 확인하고, 옥수수밭을 가로지르는 지름길로 뛰어드는 식이다.

게임은 보행자와 마주 오는 차량, 하얀 울타리를 피하는 것이 "전적으로 선택 사항"이라고 안내한다. 농담이지만 설계 의도를 정확히 드러낸다.

시간을 얻는 정식 수단도 있다. 만족한 승객이 내리면서 '땡큐'를 남기는데, 이것이 곧 추가 시간이 된다.

제목이 왜 '땡큐 버스 드라이버'인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승객의 인사가 게임의 화폐인 셈이다.

'액션 랩스'라는 새 레이블

버스 안에서 승객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
▲ 6주 만에 만든 작품이 새 레이블의 첫 타자가 됐다. 사진: Double Fine Productions

이 게임은 그냥 신작이 아니라 '더블 파인 액션 랩스'라는 새 레이블의 첫 작품이다.

레이블의 성격은 이름에서 드러난다. 사내에서 나온 개성 있는 소규모 프로젝트를 그대로 내보내는 창구다.

'땡큐 버스 드라이버'가 6주 만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그 방향을 뒷받침한다.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는 짐작할 만하다. 대형 퍼블리셔 아래에 있으면 작고 실험적인 기획은 좀처럼 출시까지 가지 못한다.

더블 파인은 원래 이런 방식에 익숙한 스튜디오다. 오래 운영해 온 사내 게임 잼 '암네지아 포트나이트(Amnesia Fortnight)'에서 나온 시제품들이 실제 작품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독립 두 달 만에 대작이 아니라 6주짜리 게임을 먼저 낸 것은, 앞으로 어떻게 굴러갈지에 대한 선언에 가깝다.

어디서 살 수 있나

출시 플랫폼은 PC다.

유통 창구가 넓다. 스팀뿐 아니라 GOG, 험블 스토어, itch.io에서도 판매한다.

특히 itch.io가 눈에 띈다. 인디 개발자들이 주로 쓰는 플랫폼으로, 대형 퍼블리셔 소속 스튜디오가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독립 이후 달라진 운신의 폭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DRM 없는 GOG 판매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출시일과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더블 파인의 다음 대형 프로젝트가 무엇인지도 여전히 미공개다. 다만 이번 작품으로 스튜디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확인됐다.

땡큐 버스 드라이버 요약
개발: 더블 파인 프로덕션 · 배급: 더블 파인 액션 랩스 (신설 레이블)
플랫폼: PC — 스팀 · GOG · 험블 스토어 · itch.io
특징: 흑백 손그림 · 개발 기간 6주 · 규칙 위반 승객 제재
의미: 마이크로소프트 독립 두 달 만의 첫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