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는 게임이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을 바꾼 작품으로 꼽힌다. 그 게임을 만든 프랑스 스튜디오 돈노드가 위태롭다. 회사는 2027년 1월 31일 이후 운영을 이어가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텐센트는 돈을 더 넣지 않기로 했다.

숫자가 말하는 것

돈노드의 재무 상황과 구조조정 검토 내용 정리
▲ 시한과 규모를 회사가 직접 공개했다. 그래픽: GamTrend

영상: DomTheBomb 유튜브 채널

돈노드는 9월 4일 2026년 상반기 실적과 조직 개편 계획을 함께 공개했다.

매출은 610만 유로, 손실은 430만 유로다.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56% 줄었다.

적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5년 상반기 200만 유로, 하반기에는 1,030만 유로 적자를 냈다.

가장 직접적인 숫자는 보유 현금이다. 2025년 말 약 1,540만 유로였던 것이 7월 말 800만 유로로 줄었다.

일곱 달 만에 거의 절반이 빠진 셈이다.

회사는 재무 보고에 "중대한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회계에서 이 문구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에 의문이 있다는 신호다.

구체적인 시점도 명시됐다. 2027년 1월 31일 이후의 존속은 더 이상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돈노드는 90개 직위 감축을 포함한 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남은 인력의 절반 수준이다. 2022년 약 320명이던 인원은 이미 크게 줄어든 상태다.

개발 방식도 바꾼다.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굴리던 구조에서 한 번에 하나로 좁힌다.

어디서부터 어긋났나

돈노드의 최근 두 작품과 결과 정리
▲ 평가와 판매가 따로 놀았다. 그래픽: GamTrend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두 작품의 부진이다.

2024년 '배니셔: 고스트 오브 뉴 에덴'은 액션 RPG로 방향을 틀어 본 시도였다. 판매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2025년 '로스트 레코드: 블룸 & 레이지'는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를 만든 사람들이 다시 뭉친 작품이었다.

돌아가는 선택이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두 작품 모두 혹평을 받은 게임은 아니다. 문제는 평가가 아니라 규모였다.

내러티브 어드벤처는 팬층이 단단하지만 시장 자체가 넓지 않다. 제작비가 오르는 속도를 판매가 따라가지 못하면 구조가 무너진다.

돈노드는 그 장르를 10년 넘게 지켜 온 스튜디오다. 정체성이 곧 위험이 된 셈이다.

텐센트가 손을 뗀다는 것

텐센트의 돈노드 지분과 자금 지원 거절 내용 정리
▲ 두 가지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 그래픽: GamTrend

이번 사안에서 가장 무게가 큰 것은 텐센트의 태도다.

텐센트는 2023년 돈노드의 최대주주가 됐다. 2025 회계연도 말 기준 지분 41.9%, 의결권 33.5%를 갖고 있다.

돈노드는 두 가지를 요청했다. 단기 유상증자 참여개발 중인 게임의 공동제작 자금이다.

텐센트는 둘 다 거절했다.

텐센트는 전 세계 게임사 지분을 폭넓게 사들여 온 회사다. 대체로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그런 투자자가 추가 자금 투입을 모두 거부했다는 것은, 회수 가능성을 낮게 봤다는 신호로 읽힌다.

텐센트는 최근 라이브서비스와 에버그린 타이틀에 무게를 싣는 전략을 밝혀 왔는데, 한 번 팔고 끝나는 싱글 플레이 내러티브 게임은 그 전략에서 우선순위가 낮다.

돈노드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선택지는 매각, 대폭 축소, 청산으로 좁아진다.

업계 전체의 신호로 보면

배니셔: 고스트 오브 뉴 에덴의 전투 장면
▲ 장르를 넓혀 본 시도도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사진: DON'T NOD

돈노드의 사정은 최근 업계 흐름과 겹친다.

같은 날 세가가 10억 달러 규모의 라이브서비스 구상 '슈퍼 게임' 취소를 설명했다.

방향은 정반대인데 결론은 비슷하다. 대형 베팅은 접히고, 중견 스튜디오는 자금이 마른다.

중간이 사라지는 구조다. 아주 크거나 아주 작은 쪽만 살아남고, 200~300명 규모의 내러티브 스튜디오가 설 자리가 좁아진다.

돈노드가 어떻게 되든,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시리즈 자체는 스퀘어 에닉스가 IP를 갖고 있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그 게임을 만들던 사람들이 흩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결론이 나오려면 시간이 남았다. 2027년 1월까지, 그리고 그 사이 새 투자자가 나타나느냐가 관건이다.

돈노드 상황 요약
공시: 2026년 9월 4일 상반기 실적 및 조직 개편 계획
실적: 매출 610만 유로 · 손실 430만 유로 · 영업수익 전년 대비 −56%
현금: 2025년 말 1,540만 → 7월 말 800만 유로
시한: 2027년 1월 31일 이후 존속 불확실
최대주주: 텐센트(지분 41.9%) — 증자·공동제작 자금 모두 거절
조직: 90개 직위 감축 검토 (남은 인력의 약 절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