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P가 놀이공원으로 나가는 일은 이제 드물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는 디아블로다. 블리자드의 대표 IP를 소재로 한 공포 미로 '디아블로: 인퍼널 패스(Diablo: The Infernal Path)'가 올가을 미국 놀이공원 두 곳에 문을 연다. 그리고 이 기획에는 시점상의 이유가 있다. 시리즈 30주년이다.

어디에, 무엇이 열리나

디아블로 4에서 어두운 지하 공간에 거대한 악마 형상의 적이 서 있고 모험가가 맞서는 장면
▲ 미로 안에는 시리즈를 대표하는 악마들이 배치된다. 사진: Blizzard Entertainment
디아블로 4에서 붉은 기운이 감도는 폐허를 배경으로 캐릭터가 전투를 벌이는 장면
▲ 무대는 시리즈의 세계관 '성역'이다. 사진: Blizzard Entertainment

장소는 두 곳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샌더스키의 시더 포인트, 그리고 버지니아주 도스웰의 킹스 도미니언이다.

두 곳 모두 식스 플래그스 계열 놀이공원이다.

운영 기간은 각 공원의 가을 할로윈 행사인 할로윈즈(HalloWeekends) 시즌이다. 시더 포인트 기준으로는 9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다.

설정은 시리즈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왔다. 무대는 성역(Sanctuary)이며, 고대의 의식이 세계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린 뒤의 상황이다.

관람객은 부패한 통로와 불타는 공간을 지나며 시리즈의 악마들과 마주치게 된다.

공개된 등장 명단이 제법 화려하다. 부처(The Butcher), 두리엘, 바알, 메피스토, 릴리트, 그리고 디아블로 본인이다.

시리즈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름만으로 어떤 구성인지 대략 짐작이 가는 배치다.

위 영상은 디아블로 공식 채널의 '디아블로 IV' 트레일러다. 미로가 재현하려는 성역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30주년을 왜 이렇게 기념하나

블리자드 쪽 코멘트에 이번 기획의 성격이 드러난다.

디아블로 IV의 부사장 겸 총괄 프로듀서 개비언 위쇼는 이렇게 밝혔다.

"그 이정표를 기념하며 성역을 식스 플래그스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것은 어울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한 이정표가 시리즈 30주년이다. 초대 디아블로는 1990년대 중후반에 나왔다.

게임 안에서 기념 이벤트를 여는 대신 물리적 공간을 택했다는 점이 이번 결정의 특징이다.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디아블로는 애초에 어두운 통로를 걸어 들어가는 게임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 탓에 게임 안에서는 그 감각이 간접적으로만 전달된다. 공포 미로는 그것을 1인칭으로 바꿔 놓는다.

소재와 형식이 맞아떨어지는 사례에 가깝다.

게임 IP가 놀이공원으로 가는 흐름

이번 사례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미국 놀이공원 업계는 지난 10여 년간 게임 IP를 꾸준히 끌어왔다.

유니버설의 할로윈 호러 나이츠가 대표적이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폴아웃', '파이브 나이츠 앳 프레디스'가 차례로 미로로 만들어졌다.

이번 디아블로는 그 흐름이 식스 플래그스 계열까지 확산됐다는 신호다. 같은 IP가 두 개 공원에서 동시에 운영되는 형태이기도 하다.

이용에는 별도 비용이 든다. 공포 어트랙션 패스가 필요하며 19달러부터 시작한다.

같은 시즌에 '컨저링' 기반 어트랙션도 별도 티켓(15달러 이상)으로 운영된다.

국내 이용자에게 직접적인 이용 기회는 없다. 다만 IP가 게임 밖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는 참고할 만하다.

게임 회사 입장에서는 개발 비용 없이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30주년 같은 시점에 특히 어울리는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