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23일, 플레이스테이션 2로 한 게임이 나왔다. '데빌 메이 크라이'다. 오늘로 정확히 25년이 됐다. 이 작품은 이후 '스타일리시 액션'이라는 표현을 만들어 냈고, 액션 게임의 문법 하나를 바꿔 놓았다. 그런데 시작은 전혀 다른 게임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원래 '바이오하자드 4'였다.
바이오하자드에서 갈라져 나온 게임
개발을 이끈 사람은 카미야 히데키다. 당시 캡콤 소속이었고, 지금은 회사를 옮겨 활동하고 있다.
이 팀이 처음 받은 과제는 바이오하자드의 다음 작품이었다.
그런데 만들다 보니 결과물이 시리즈의 방향과 어긋났다. 공포보다 액션의 쾌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바이오하자드에서 분리됐다. 그리고 별도의 신작으로 다시 세워졌다.
그 결과물이 데빌 메이 크라이다.
이 출발점은 게임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고딕풍 성을 무대로 한 구성, 문을 열고 방을 옮겨 다니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즉 이 작품은 호러 게임의 몸에 액션 게임의 심장을 얹은 형태로 태어났다.
덧붙이면, 이후 실제로 나온 '바이오하자드 4'는 또 한 번 방향을 틀어 시리즈의 대표작이 됐다. 한 기획에서 두 갈래의 명작이 나온 셈이다.
무엇을 바꿨나 — '점수가 매겨지는 액션'
당시 액션 게임의 목표는 대체로 하나였다.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여기에 조건을 하나 더 붙였다. 어떻게 쓰러뜨렸는가.
같은 적을 잡아도 단조롭게 때리면 낮은 등급이 나온다. 공격을 섞고, 맞지 않고, 연결을 끊기지 않게 이어 가면 등급이 올라간다.
화면 구석에 알파벳 등급이 뜨고, 잘하면 문구가 바뀐다. 이 장치가 플레이어의 목표 자체를 바꿔 놓았다.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멋있게 이기는 방법"을 연구하게 만든 것이다.
검과 총을 끊김 없이 오가는 구성도 이때 자리 잡았다. 근접 무기로 띄우고 공중에서 총으로 붙잡아 두는 식이다.
이 조합이 이후 수많은 액션 게임에 영향을 남겼다. 베요네타, 니어: 오토마타, 최근작들까지 계보가 이어진다.
'스타일리시 액션'이라는 표현이 장르 이름처럼 쓰이게 된 것도 이 작품에서 비롯됐다.
위 영상은 캡콤 공식 채널의 '데빌 메이 크라이 5' 메인 트레일러다. 25년 전 원작이 세운 문법이 어디까지 확장됐는지를 한 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숫자로 보는 시리즈
원작은 초회 기준 약 216만 장을 팔았다. 북미에서 100만 장 이상, 일본에서 65만 장가량이었다.
지금 기준으로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신규 IP가 첫 작품으로 낸 성적으로는 충분한 수치였다.
시리즈가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편은 지금도 시리즈 내에서 평가가 가장 박하다.
3편이 그 흐름을 되돌렸고, 이후 시리즈의 기준점으로 자리 잡았다.
2013년 DmC는 서구 스튜디오 닌자 시어리가 만든 리부트였다. 캐릭터 디자인 변경을 두고 논쟁이 컸다.
가장 큰 성과는 5편이다. 캡콤 공식 집계 기준 누적 1,230만 장이다(2026년 6월 30일 기준).
시리즈 첫 작품의 다섯 배가 넘는 수치다. 25년 사이 이 IP가 어디까지 커졌는지를 보여준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진다. 캡콤 공식 표는 PS4·엑스박스 원·PC 기준이며, 이후 나온 스위치 2 이식판 등은 별도로 계산된다. 매체마다 다른 수치가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 작품 | 발매 | 플랫폼 | 비고 |
|---|---|---|---|
| 데빌 메이 크라이 | 2001년 8월 23일 | PS2 | 시리즈의 출발점 · 약 216만 장 |
| 데빌 메이 크라이 2 | 2003년 | PS2 | 시리즈 내 평가가 가장 낮은 편 |
| 데빌 메이 크라이 3 | 2005년 | PS2 | 난이도와 완성도로 평가 반전 |
| 데빌 메이 크라이 4 | 2008년 | PS3·Xbox 360·PC | 네로 첫 등장 |
| DmC: 데빌 메이 크라이 | 2013년 | 닌자 시어리 개발 | 리부트 · 호불호 크게 갈림 |
| 데빌 메이 크라이 5 | 2019년 3월 | PS4·Xbox One·PC | 1,230만 장 (캡콤 공식 집계) |
▲ 넘버링 기준 주요 작품. 판매량은 캡콤 공식 'Platinum Titles' 집계(2026년 6월 30일 기준)
25주년, 무엇이 나올까
시점이 묘하다. 25주년인 오늘로부터 사흘 뒤가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다.
그래서 무언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원작 리메이크다. 캡콤이 RE 엔진으로 1편을 다시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업계 관계자를 통해 나왔다.
캡콤이 최근 몇 년간 해 온 방식과도 맞아떨어진다. 바이오하자드 2·3·4를 차례로 RE 엔진 리메이크로 내놓아 모두 성공시켰다.
다만 반복해서 짚어 둘 점이 있다. 캡콤은 이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한 적이 없다.
한편 확정된 소식도 있다. 데빌 메이 크라이 애니메이션 시즌 2가 2026년 공개를 예고하고 새 영상을 내놓았다.
정리하면 이렇다. 25주년이라는 시점, 게임스컴이라는 무대, 캡콤의 리메이크 전례가 겹쳐 있다. 근거는 정황뿐이지만 정황치고는 촘촘하다.
확인은 한국 시간 8월 26일 새벽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