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화 ‘라파엘’이 11월 25일 전국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한다. 제작사는 이 영화를 100% 생성형 AI 도구로 만든 80분짜리 장편이라고 소개한다. 개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질문은 ‘AI로 영화를 만들 수 있나’에서 ‘어떻게, 얼마나 사람이 손댔나’로 옮겨 갔다. 감독은 같은 영화를 실사로 찍었다면 스태프 약 300명과 7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은 공개된 자료로 확인되는 제작 방식과, 매체마다 다르게 적힌 제작 기간, 그리고 근거가 공개되지 않은 비교 수치를 구분해 정리한다. 작품을 아직 볼 수 없으므로 완성도나 흥행은 평가하지 않는다. 관객 반응에 대한 대목은 모두 추정으로 표시했다.

먼저 확인된 것 — 기본 정보와 출처

유리 외벽의 MBC 옛 여의도 사옥과 간판
▲ 2006년 여름 촬영된 MBC 옛 여의도 사옥. 지금은 상암동으로 옮겼으며, ‘라파엘’의 제작 현장이나 작품 장면이 아닌 MBC 일반 사진이다. 사진: BRKnayuta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라파엘’에 대해 여러 보도가 공통으로 전하는 사실부터 표로 모았다.

개봉일과 등급, 제작사, 감독은 프레임리스와 싱글리스트 보도가 일치한다.

러닝타임과 제작 일정은 씨네21 양익준 감독 인터뷰(1559호, 2026년 6월 5일자)에만 나온다.

단일 출처 항목은 표에 그렇게 적었다.

배급은 MBC C&I가 맡는다는 내용도 씨네21 인터뷰에 나온다. 씨네21은 해외 배급사를 찾고 있다고도 전했다.

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 개막작이라는 대목은 프레임리스와 싱글리스트 보도에 근거한다. 영화제 공식 자료나 다른 매체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개봉 후 상영관 수나 예매 개시 여부는 10월 26일 기준으로 확인되는 자료가 없다.

항목내용근거
개봉 2026년 11월 25일, 전국 롯데시네마 프레임리스·싱글리스트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프레임리스·싱글리스트
제작 마테오AI스튜디오, MBC C&I AI Contents Lab 프레임리스·싱글리스트
연출 양익준·문신우·정주원 공동 연출(각본 포함) 보도 및 제작사 유튜브 크레딧
배급 MBC C&I(국내) 씨네21
러닝타임 80분 씨네21(단일 출처)
배경 기후 재난과 전쟁으로 무너진 2050년, 독재자의 젊은 시절을 본뜬 전투용 안드로이드 ‘라파엘’의 이야기 프레임리스·씨네21
지원 문화체육관광부 주관·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 ‘2025 AI 영상제작지원사업’ 선정 싱글리스트
영화제·행사 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 개막작, 5월 칸 마르셰 뒤 필름 클링 AI 콘퍼런스 초청 프레임리스·싱글리스트

▲ ‘라파엘’ 확인된 정보(2026년 10월 26일 기준)

‘100% AI’는 누구의 표현인가

영상: Mateo AI Studio 유튜브 채널

‘100% 생성형 AI’라는 표현은 제작사 쪽에서 나왔다.

마테오AI스튜디오 공식 유튜브의 예고편 2 설명란에는 ‘본 영화는 100%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같은 설명란의 크레딧에는 감독 3인을 포함한 ‘AI 아티스트’ 9명이 올라 있다.

총괄 프로듀서는 이상욱·정주원으로 표기돼 있다.

제작사는 영화 제작을 마테오AI스튜디오와 MBC C&I의 AI 콘텐츠 랩이 함께 맡았다고 적었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생성형 AI 도구로 영상을 만들었다’는 제작사의 설명과, 기획·연출·AI 작업을 맡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시나리오와 후반 작업을 어디까지 AI가 맡았는지는 공개된 자료에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기사에서는 ‘100% AI’를 검증된 사실이 아니라 제작사의 주장으로 표기한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어서도 안 된다. 감독 본인이 인터뷰에서 포토샵 보정을 직접 언급했다.

씨네21은 이 영화를 ‘국내 최초 풀 AI 장편영화’로 소개했다. ‘최초’라는 수식은 매체의 소개이며 이 기사에서 따로 검증하지 않았다.

80분을 어떻게 만들었나 — 클링 AI, 포토샵, 인물 일관성

카메라가 천장 트러스에 가득 설치된 모션캡처 스튜디오 전경
▲ 카메라와 장비가 가득한 모션캡처 스튜디오. 전통적인 촬영 제작의 규모를 짐작하게 하는 일반 사진이며, ‘라파엘’ 제작과는 무관하다. 사진: Gabriela Cybulska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영상: Kling AI 유튜브 채널

씨네21 인터뷰로 확인되는 제작 과정은 이렇다.

세 감독은 2024년 문체부·콘진원 주관, MBC C&I 운영의 ‘뉴미디어 신기술랩’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마테오AI스튜디오를 법인으로 세웠다.

기획은 2025년 2월에 시작했고, 8월부터 약 9개월 동안 제작했다.

양익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것은 “인물의 일관성”이다.

생성형 AI 영상은 장면이 바뀔 때마다 얼굴과 의상이 달라지기 쉬운데, 감독은 장면마다 안정적인 디테일을 얻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AI로 작업한 뒤에는 포토샵으로 톤 앤드 매너를 맞췄다.

이 과정 때문에 하루에 완성할 수 있는 장면이 많지 않았고, 그것이 약 9개월이 걸린 이유라는 설명이다.

클링 AI는 5월 18일 열린 칸 마르셰 뒤 필름의 클링 AI 공식 콘퍼런스에서 이 영화를 소개했다. 씨네21에 따르면 피칭과 함께 5분 분량 푸티지가 공개됐다.

클링 AI 공식 채널은 이 영화를 ‘제작 전반에 클링의 영상 모델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같은 클링 AI 채널 영상의 설명란에는 이 프로젝트를 마테오AI스튜디오와 MBC C&I AI 콘텐츠 랩이 협업하는 100% AI 장편 프로젝트로 소개하는 문장이 있다.

다만 씨네21은 클링을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썼는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고, 싱글리스트·프레임리스 기사에도 구체적인 도구 이름은 제작 방식 설명에 나오지 않는다.

클링 외에 이미지 생성이나 음향·음악에 어떤 도구를 썼는지는 공개된 자료로는 알 수 없다.

9개월인가, 1년 2개월인가 — 기간 표현이 다른 이유

제작 기간은 매체마다 다르게 적혔다.

씨네21은 기획 2025년 2월, 본 제작 8월부터 약 9개월로 적었다.

싱글리스트는 ‘약 1년 2개월 동안 장면별 이미지와 영상을 보정했다’고, 프레임리스는 제작 기간을 1년 2개월로 전했다.

두 숫자는 모순이라기보다 세는 구간이 다를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은 추정이다.

씨네21의 9개월은 감독이 말한 ‘본 제작’ 구간이고, 1년 2개월은 기획과 보정, 후반을 포함한 전체 기간일 수 있다.

다만 어느 쪽이 어떤 구간인지는 제작사가 밝히지 않았다.

참고로 마테오AI스튜디오 채널의 예고편 1은 2025년 5월 29일, 예고편 2는 2025년 12월 7일에 올라왔다. 공식 일정과 대조할 때 쓸 수 있는 단서다.

출처표현비고
씨네21(6월 5일자) 2025년 2월 기획, 8월부터 약 9개월 제작 감독 인터뷰
싱글리스트(10월 22일) 약 1년 2개월 동안 장면별 이미지·영상 보정 개봉 소개 기사
프레임리스(10월 24일 입력) 제작 기간 1년 2개월, 컷 단위 수정·후보정 개봉 소개 기사

▲ 제작 기간 표현 비교

‘실사라면 스태프 300명·700만 달러’ 주장 읽기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본 롯데시네마 간판이 달린 복합 건물
▲ 롯데시네마 신대방 지점 외관. 개봉관의 일반 사진이며 ‘라파엘’의 상영관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사진: Striker9498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씨네21에서 양익준 감독은 같은 내용을 실사 극영화로 찍었다면 스태프 약 300명과 700만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를 택한 이유로는 시간뿐 아니라 인력과 비용의 효율을 꼽았다.

이 숫자는 감독의 설명이다. 어떤 기준으로 산출했는지, 장면 구성이나 후반 작업이 어디까지 포함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비교의 반대편도 비어 있다. ‘라파엘’의 실제 제작비는 확인한 어떤 보도에도 나오지 않는다.

지원사업 선정작이라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지원 규모나 총 투입액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실사라면 700만 달러’는 ‘AI로 만들어 이만큼 아꼈다’는 증명이 아니라, 제작 방식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는 감독의 어림값으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인력에 대한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싱글리스트는 소수의 국내 제작진이 구현했다고 전했고, 공개된 크레딧상 AI 아티스트는 9명이다.

다만 이 9명이 영화 제작에 참여한 전체 인원인지, 음악·사운드·행정 인력은 별도인지는 알 수 없다.

규모가 작아졌다는 점은 확인되지만, ‘300명이 9명으로 줄었다’는 단순 비교는 근거가 없다.

드러난 한계 — 확인된 것과 아직 모르는 것

유리 외벽에 롯데시네마 간판이 보이는 극장 건물
▲ 롯데시네마 강동 지점 외관. 개봉관의 일반 사진이며 ‘라파엘’과 직접 관련은 없다. 사진: Pectus Solentis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인터뷰에서 직접 확인되는 한계는 하나다. 장면별 일관성을 맞추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하루에 완성되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는 설명은, AI 제작이 곧 ‘빠르고 쉬운 제작’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감독도 초기 목표가 빠르고 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네마 경험을 주는 웰메이드 콘텐츠였다고 말했다.

반대로 아직 모르는 것은 많다.

음성 연기와 음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극장 상영 해상도와 후반 작업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저작권과 학습 데이터 문제를 어떻게 정리했는지는 공개된 자료에서 찾지 못했다.

완성본에 대한 평가는 개봉 이후에야 나올 수 있다.

씨네21에 따르면 장기 목표는 ‘실사 기반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설명은 제작진이 이 영화를 어떤 장르로 자리매김하려는지 보여 준다.

관객 반응은 어떨까 — 추정

이 대목은 공개된 사실이 아니라 추정이다. 흥행 수치나 예매 자료는 아직 없다.

첫째, 관객의 첫 질문은 ‘AI라서 보는가’가 아니라 ‘영화로서 몰입되는가’일 가능성이 크다. 인물 일관성은 제작진이 가장 신경 썼다고 밝힌 부분이기도 하다.

둘째, 80분이라는 길이는 생성형 AI 장면을 오래 견디게 하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제작진이 밝힌 이유는 아니다.

셋째, 15세 이상 관람가의 SF 전쟁물이라는 조건은 영화 팬과 AI 기술에 관심 있는 관객을 모두 겨냥하지만, 후자만으로 극장 흥행이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넷째, 반발도 변수다. AI로 만든 영상에 대한 거부감이 팬덤에서 나타난 사례가 이미 있다. AGF의 AI 티저 영상 논란이 그런 흐름의 하나다.

반면 10월 21일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실낙원’처럼 AI를 이야기 소재로 쓰는 영화는 이미 극장에 걸려 있다. AI를 다루는 것과 AI로 만드는 것은 관객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결국 판단은 개봉 후 관객 평점과 입소문, 예매율이 보여 줄 것이다.

정리 — 기억해 둘 다섯 가지

‘라파엘’은 11월 25일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하는 80분짜리 AI 장편이다.

‘100% 생성형 AI’는 제작사의 표기이며, 감독 인터뷰에는 포토샵 보정과 장면별 일관성 작업이 사람의 몫으로 나온다.

제작 기간은 9개월과 1년 2개월 두 가지로 적혀 있고, 기준 구간이 공개되지 않았다.

‘실사라면 300명·700만 달러’는 근거가 공개되지 않은 감독의 비교다. 실제 제작비는 확인되지 않았다.

작품의 완성도와 관객 반응은 개봉 이후에야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