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사업부에 대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월 필 스펜서의 뒤를 이어 Xbox 게이밍 CEO에 오른 아샤 샤르마(Asha Sharma)는 7월 6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 'Resetting Xbox'를 통해 2027 회계연도까지 약 3,200개 직무를 감축하며, 이 중 1,600명은 즉시 해고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Xbox 전체 인력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해외 매체들은 일제히 "Xbox 25년 역사상 가장 중대한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리 사업은 지금 건강하지 않다" — 신임 CEO의 직설

샤르마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리는 Xbox를 리셋해야 한다(We must reset Xbox)"고 밝히며 "우리 사업은 지금 건강하지 않다(Our business today is not healthy)"고 직설적으로 진단했다. 이어 "비교 가능한 플랫폼·퍼블리싱 사업 대비 3~10배 낮은 마진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소규모 스튜디오에 투자한 1달러당 64센트를 손실로 처리해야 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솔직한 자기 진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Xbox '리셋'의 3대 축 (Xbox Wire 공식 발표 기준)

· ① 콘텐츠 포트폴리오 리셋 — 스튜디오 4곳 매각·독립, 액티비전·베데스다·블리자드·킹·모장 인력 감축, 발표된 1st-party 게임 취소는 없음
· ② 플랫폼 리셋 — 관리 단계(레이어) 최대 14단계 → 최대 5단계(목표 3단계)로 축소, 외부 벤더 지출 50% 삭감
· ③ 운영 리셋 — 헬렌 챙(Helen Chiang) COO 신설·승진해 손익 총괄, 킹·모장은 샤르마 직속 보고 체계로 전환, 17년 근속 데이브 매카시(Dave McCarthy) 퇴임

· 감원 규모: 약 3,200명 (Xbox 전체 인력의 약 20%)
· 일정: 1,600명 즉시 해고, 나머지는 2027 회계연도(~2027년 6월 30일)까지 순차 진행
· 목표 시점: "2027년 성장세로 복귀하겠다"

샤르마는 또한 Xbox가 "업계 역사상 가장 심각한 하드웨어 위기"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Xbox 하드웨어 매출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 6월에는 8월 1일부로 Xbox Series S·X 전 라인업 가격을 최대 33% 인상한다는 발표가 나온 바 있다(관련 기사 참고). 이번 구조조정이 콘솔 사업 부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스튜디오 4곳 방출 — 닌자 시어리·언데드랩스·컴펄전·더블파인

이번 구조조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4개 스튜디오, 약 350명 규모의 인력이 Xbox 우산 밖으로 나간다는 점이다. 컴펄전 게임즈(Compulsion Games)더블 파인 프로덕션(Double Fine Productions)은 기존 IP와 카탈로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독립 스튜디오로 전환된다. 닌자 시어리(Ninja Theory)언데드 랩스(Undead Labs)는 새로운 소유주에게 매각되며, 진행 중이던 헬블레이드·세누아 프로젝트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를 마무리할 수 있는 자금이 함께 확보됐다고 Xbox 측은 밝혔다. 새 인수 주체의 이름은 이번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헬블레이드 2 — 닌자 시어리 개발작
▲ 닌자 시어리는 새 소유주에게 매각되며, '세누아' 시리즈 후속작 개발을 이어갈 자금을 확보했다. ⓒ Ninja Theory / Xbox Game Studios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 언데드 랩스 개발작
▲ 언데드 랩스 역시 매각 대상에 포함됐지만,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 개발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 Undead Labs / Xbox Game Studios
사이코노츠 2 — 더블 파인 프로덕션 개발작
▲ 더블 파인 프로덕션은 컴펄전 게임즈와 함께 기존 IP를 유지한 채 독립 스튜디오로 전환된다. ⓒ Double Fine Productions

프랑스에 위치한 아케인 리옹(Arkane Lyon)도 거취가 불투명하다. Xbox는 아케인 리옹의 프랑스 현지 경영진이 노사협의회(Works Council)와 전략적 옵션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고만 밝혔으며, 개발 중이던 마블 블레이드(Marvel's Blade)의 향방도 이 협의 결과에 달려 있다. Xbox 측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1st-party 게임의 취소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액티비전·베데스다(제니맥스)·블리자드·킹·모장 전반에 걸쳐 추가 인력 감축이 이뤄진다고 확인했다.

2023년부터 이어진 4연속 감원 — 확인된 것만 6,000명 육박

이번 발표로 Xbox는 2023년 이후 네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이밍 부문의 누적 감원 규모를 단 한 번도 공식 집계해 발표한 적이 없어 정확한 총합은 알 수 없지만, 각 라운드에서 공식 확인된 수치만 더해도 상당한 규모다.

시점 규모 주요 내용
2023년 1월343i 약 95명
(MS 전체 1만 명 감원의 일부)
343 인더스트리(헤일로) 구조조정, 베데스다·더 코얼리션도 일부 영향
2024년 1월 25일1,900명
(게이밍 부문의 8.6%)
Xbox·액티비전 블리자드·제니맥스 전반, 블리자드 사장 이바라·공동창업자 애덤 퇴사, '프로젝트 오디세이' 취소
2024년 5월 7일스튜디오 3곳 폐쇄탱고 게임웍스(하이파이 러시)·아케인 오스틴(레드폴)·알파독 게임즈 폐쇄, 라운드하우스 스튜디오는 제니맥스 온라인에 흡수
2024년 9월 12일약 650명주로 액티비전 블리자드·킹의 지원·행정 인력 중심 감원
2025년 7월 2일MS 전체 약 9,000명
(Xbox 부문 세부 수치 비공개)
더 이니셔티브 스튜디오 폐쇄, '퍼펙트 다크'·'에버와일드'·블랙버드(제니맥스 온라인 MMO) 취소, 턴10 약 50% 감원
2026년 7월 6일3,200명이번 구조조정 — 스튜디오 4곳 매각·독립, 조직 개편

* 각 라운드는 여러 해외 매체(Variety, Game Informer, Windows Central, GameSpot, Forbes 등)의 보도를 종합한 수치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이밍 부문의 누적 감원 총량을 공식 발표한 적이 없다.

공식 확인된 수치(1,900명+650명+3,200명)만 단순 합산해도 5,750명에 달하며, 여기에 부문별 세부가 공개되지 않은 2025년 7월의 약 9,000명 중 Xbox 몫과 2023년 1월 343 인더스트리 인원까지 더하면 실질적인 누적 규모는 6,000명을 훌쩍 넘어 1만 명에 근접하거나 이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단일 총계를 확인해준 적이 없는 만큼, 이는 어디까지나 공개된 라운드별 수치를 더한 추정치임을 밝혀둔다.

필 스펜서의 퇴장과 "너무 많은 곳에 손을 댔다"는 후임의 진단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필 스펜서(Phil Spencer)는 38년간 몸담았던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며 2월 20일 Xbox 게이밍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펜서의 뒤를 이을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지던 세라 본드(Sarah Bond) 역시 같은 시기 회사를 떠났고, 대신 마이크로소프트 CoreAI 부문 사장을 지낸 아샤 샤르마가 신임 CEO로 임명됐다. 게임 업계 경력이 전무한 인사라는 점에서 당시부터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지만, Xbox의 콘솔 판매 부진 속에서 그가 인스타카트(Instacart) COO 시절 쌓은 사용자 확보(user acquisition) 전문성이 발탁 배경으로 꼽혔다.

샤르마는 이번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전임 체제의 확장 전략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그저 너무 많은 곳에 손을 댔다(We simply spread ourselves too thin)"고 말하며, 필 스펜서 시절의 다방면 투자 전략이 지금의 저마진 구조로 이어졌다는 취지로 진단했다. 특히 소규모 스튜디오 투자에서 "1달러당 64센트를 손실 처리했다"는 발언은 이 진단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수치로 언급된다.

💡 1년 전과는 정반대 톤: 필 스펜서는 2025년 7월 대규모 감원을 발표하면서 "우리 플랫폼과 하드웨어, 게임 로드맵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 보인다"고 언급해 해외 매체로부터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분기 순이익이 250억 달러를 넘겼던 상황과 맞물려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1년 만에 후임 CEO가 "사업이 건강하지 않다"고 정반대로 진단한 셈이다.

배경 — 게임패스 목표 미달과 하드웨어 위기, AI 투자의 그늘

Xbox Series X 콘솔
▲ Xbox 하드웨어 매출은 3년 연속 감소했고, 8월 1일부로 콘솔 가격이 최대 33% 인상된다. ⓒ Microsoft

해외 매체들이 짚은 구조적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게임패스(Game Pass) 목표 미달이다. Xbox는 2026 회계연도까지 게임패스 구독자 7,700만 명을 목표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약 3,000만 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도됐다. 대형 신작을 출시 첫날부터 게임패스에 올리는 전략이 오히려 패키지 판매를 잠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6는 게임패스 동시 출시로 약 3억 달러의 패키지 판매 손실을 냈고, 해당 타이틀 판매의 82%를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이 가져갔다는 분석까지 제기된 바 있다.

둘째는 하드웨어 사업의 위기다. Xbox 콘솔은 한때 대당 100~200달러의 손실을 감수하며 팔렸고, 최근에는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32% 급감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 6월 발표된 8월 콘솔 가격 인상은 이런 흐름 속에서 나온 세 번째 인상이며, 차세대 콘솔 '프로젝트 헬릭스(Project Helix)'는 부품·관세 비용 상승 여파로 출시 시점이 2028년 무렵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가격대는 999~1,200달러 수준이 거론되지만 어디까지나 미확인 추정치다).

셋째는 AI 투자와의 대비다. 블룸버그 분석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연도 기준 AI·클라우드 인프라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전년 887억 달러에서 더 늘어난 규모다. 같은 날 구조조정 메모를 발표한 최고인사책임자 에이미 콜먼(Amy Coleman)이 "AI가 업무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감축된 직무가 AI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게이밍 부문 감원과 AI 대규모 투자가 같은 시기에 겹치면서 해외 매체들 사이에서 "아이러니"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시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31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알려졌음에도, 주가는 한 달 새 약 19% 하락해 52주 최저치에 근접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업계 반응 — "전환점"이라는 평가 속 엇갈리는 시선

업계 분석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웨드부시(Wedbush)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패쳐(Michael Pachter)는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스튜디오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온건한(benevolent)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엔더스 분석(Enders Analysis)의 가레스 서트클리프(Gareth Sutcliffe)는 향후 방향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하며, 7년간 개발되다 취소된 '더 이니셔티브'의 사례를 과거 비효율의 상징으로 꼽았다. 보라우스 어드바이저스(Vorhaus Advisors)의 마이크 보라우스(Mike Vorhaus)는 "몸집을 줄이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라며 Xbox의 전면적인 "재시작"을 주문했다.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노동조합은 반복되는 감원 라운드를 비판하며 "경영진이 이전 구조조정을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셈"이라는 성명을 냈다. 2024년 1월부터 북미 지역 피해 노동자를 위한 기금을 운영해온 United Videogames Union(CWA)도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퇴사하는 직원들에게는 급여 2개월분 지속 지급 + 근속 6개월당 2주치 기본급(최대 39주 상한) + 코브라(COBRA) 의료보험 3개월 연장 등의 퇴직 조건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Xbox는 2023년 이후 사실상 매년 대규모 감원을 반복해왔다. 이번 발표가 "2027년 성장 복귀"라는 목표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임시방편에 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