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 커맨더 3: 하트 오브 더 타이거' 리마스터가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PC Gamer와 Kotaku에 따르면 EA 프로듀서 짐 베셀라(Jim Vessella)가 포틀랜드 레트로 게이밍 엑스포 발표 자리에서 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1994년작의 원본 FMV 소스 테이프를 EA 보관소에서 찾았다는 내용이다. 다만 EA가 보도자료 등으로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PC Gamer는 발표 슬라이드 사진을, Kotaku는 현장 참석자의 SNS 글을 바탕으로 전했고, 출시일과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포틀랜드 레트로 게이밍 엑스포에서 나온 발표

영상: Portland Retro Gaming Expo 유튜브 채널

PC Gamer는 베셀라 프로듀서가 포틀랜드 레트로 게이밍 엑스포 발표에서 리마스터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Kotaku 보도에는 발표자가 베셀라라는 점과 리마스터의 개요가 담겼다. 슬라이드 항목 목록은 PC Gamer와 WC CIC 쪽 설명을 따랐다.

현장 슬라이드 사진을 올린 사람은 비디오게임 히스토리 재단(Video Game History Foundation) 이사회 구성원 스티브 린(Steve Lin)이다. PC Gamer에 따르면 린이 슬라이드 사진을 블루스카이에 올렸고, 이후 추가 내용도 공유했다.

Kotaku는 이번 자리를 베셀라가 이끈 회고 성격의 패널로 전했다. 베셀라는 EA에서 오래 일한 프로듀서이며, 윙 커맨더 시리즈 제작에 직접 참여한 사람은 아니라고 Kotaku는 덧붙였다.

커뮤니티 사이트 WC CIC가 소개한 행사 일정표에는 이 패널이 '로스트 테이프스 — EA 보관소 보존과 FMV 클래식 복원(The Lost Tapes - Preserving the EA Vault and Restoring an FMV Classic)'이라는 제목으로 올라 있었다.

WC CIC에 따르면 공식 패널 설명에는 윙 커맨더라는 이름이 없었고, '잃어버린 보물'과 복원된 게임이 곧 나온다는 정도로만 적혀 있었다.

WC CIC가 소개한 일정표에는 이 패널이 토요일 오후 4시부터 45분간 잡혀 있었다.

Kotaku가 인용한 현장 참석자의 블루스카이 글은 2026년 10월 10일(UTC 기준 23시 18분)에 올라왔다. 이를 토대로 보면 패널은 현지 시각 10월 10일 토요일에 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행사 공식 사이트에서는 패널 일정과 개최일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WC CIC는 베셀라가 20년 넘게 일한 프로듀서이며 2020년 '커맨드 앤 컨커 리마스터 컬렉션'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슬라이드에 적힌 항목들

PC Gamer가 전한 슬라이드 제목은 'Wing Commander 3: Heart of the Tiger—30th anniversary edition'이다.

WC CIC는 슬라이드 사진에 달린 설명을 바탕으로 항목을 아래처럼 정리했다. 슬라이드 원본을 직접 옮겨 적은 것은 아니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PC Gamer는 FMV의 원본판과 업스케일판, 60fps 구동, 컨트롤러 지원, 스팀·GOG·EA 앱을 언급했다. 모두 WC CIC의 목록과 일치한다.

Kotaku는 영상 압축 문제를 걷어내고, 출시 이후 나온 커뮤니티 개선 내용을 반영한다는 취지로 전했다.

항목슬라이드 표기
에디션명 30th Anniversary Edition
영상 Master FMVs Source / Master FMVs Upscaled
시리즈 연계 Kilrathi Saga Integration
커뮤니티 패치 Community Enhancement Patch
성능 Gameplay up to 60fps
입력 Controller support
유통처 Steam native, GOG, EA app

▲ WC CIC가 슬라이드 사진 설명을 바탕으로 정리한 항목 (출처: WC CIC, 2026년 10월 11일)

600여 개 소스 테이프 — 원본 영상이 살아 있었다

소니 비디오카세트 레코더 위에 놓인 비디오테이프
▲ 방송용 비디오테이프 레코더와 테이프. 이번에 발견된 테이프의 포맷이나 모습과는 무관한 일반 참고 사진이다.

이번 소식의 핵심은 원본 소스 테이프다.

PC Gamer에 따르면 베셀라는 EA의 영상 보관소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소스 테이프 600개를 발견했다.

Kotaku는 600개라는 수치를 현장 참석자의 블루스카이 글에서 가져왔고, 자체적으로 확인한 숫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WC CIC가 인용한 현장 참석자 글에는 '원본 테이프에서 가져온 영상으로 윙 커맨더 3를 다시 낸다'는 내용이 있다. 다른 참석자는 비압축 원본 영상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600개라는 숫자는 보관소를 디지털화하며 찾은 테이프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 가운데 몇 개가 윙 커맨더 3 영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WC CIC는 원작 영상이 1994년 테이프로 촬영돼 320x240 해상도의 자체 영상 포맷으로 담겼고, DVD 판은 나온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리진 시스템즈가 문을 닫은 뒤로는 소스 테이프가 사라졌다고 여겨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업스케일판은 새로 찾은 마스터 영상과는 별도로 보관돼 있다는 것이 WC CIC의 전언이다.

현장 참석자 중에는 업스케일이 원본 소스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평한 사람도 있다.

3DO판과 플레이스테이션판은 압축 방식과 색 표현을 다소 손봤지만, 낮은 해상도는 끝내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 WC CIC의 설명이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먼저 공식성이다. PC Gamer는 제목에 'It looks like'라는 표현을 쓰며 확정이 아님을 분명히 했고, 기사에서 EA의 공식 발표를 인용하지 않았다.

출시일과 가격도 공개되지 않았다. 슬라이드에는 스팀, GOG, EA 앱이 적혀 있지만 이것이 최종 출시 계획인지는 알 수 없다.

'킬라티 사가 통합'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불분명하다. PC Gamer는 윙 커맨더 1·2와 확장팩이 함께 들어갈 가능성을 점쳤지만 이는 필자의 추정이다.

Kotaku도 킬라티 사가가 첫 세 작품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썼을 뿐 확정하지는 않았다.

'30주년'이라는 이름도 눈에 띈다. 이 게임은 1994년 12월 발매돼 올해로 32년이 됐다.

PC Gamer 역시 발매 후 32년이 지났다는 점을 짚으며 이름이 다소 아쉽다고 평했다. 이 표기가 최종 제품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작은 어떤 게임이었나

연단에서 이야기하는 마크 해밀
▲ 마크 해밀은 원작에서 주인공 블레어 대령을 연기했다. 2025년 행사 사진이며 게임 스틸이 아니다.
패널 행사에서 마이크 앞에 앉은 말콤 맥도웰
▲ 말콤 맥도웰은 톨윈 제독 역을 맡았다. 행사장 사진이며 게임 스틸이 아니다.
검은색 3DO 인터랙티브 멀티플레이어 본체
▲ 원작은 1995년 3DO로도 이식됐다. 사진은 산요가 만든 3DO 호환기(TRY)이며 게임 화면이 아니다.

영상: GOG 유튜브 채널

'윙 커맨더 3: 하트 오브 더 타이거'는 오리진 시스템즈가 개발해 1994년 12월 12일 북미에서 DOS·맥 OS용으로 출시했다. 유럽 출시는 12월 16일이다.

이후 1995년 7월 북미에서 3DO판이, 1996년 3월 플레이스테이션판이 나왔다.

영상은 크로마키로 촬영한 배우 연기에 디지털 배경을 합성한 방식이다. 2시간 넘는 영상이 들어가 CD-ROM 4장으로 나왔다.

주인공 크리스토퍼 '메이버릭' 블레어 대령은 마크 해밀이 맡았다. 말콤 맥도웰은 톨윈 제독을 연기했다.

존 라이스데이비스는 제임스 '팔라딘' 테거트와 킬라티 황족 서랙스의 목소리를 맡았고, 팀 커리도 킬라티 역으로 목소리 출연했다.

개발비는 400만~500만 달러로 알려져 있고, 판매량은 70만 장 이상이다.

GOG에서는 2011년 9월 13일부터 디지털판이 판매됐다.

윙 커맨더 시리즈와 크리스 로버츠

GDC 유럽 2014 무대에서 인터뷰하는 크리스 로버츠
▲ 2014년 GDC 유럽에서 진행된 크리스 로버츠 인터뷰. 윙 커맨더 시리즈를 만든 뒤 '스타 시티즌'을 개발했다.
행사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는 존 라이스데이비스
▲ 존 라이스데이비스는 원작에서 팔라딘과 서랙스의 목소리를 맡았고 '스쿼드론 42'에도 출연한다. 2023년 갤럭시콘 리치먼드 행사 사진이며 게임 스틸이 아니다.

윙 커맨더는 1990년 오리진 시스템즈가 내놓은 우주전 시뮬레이션에서 시작됐다. 크리스 로버츠가 만들었다.

인류와 고양이를 닮은 외계 종족 킬라티의 전쟁을 그린 시리즈로, 영화 같은 연출로 유명했다.

3편과 4편은 실사 컷신을 앞세웠다. 로버츠는 3편에서 게임 제작자이자 컷신 연출을 맡은 것으로 소개된다.

위키백과는 EA가 오리진을 인수한 뒤 로버츠가 시리즈 권리를 잃었다고 서술한다. 로버츠는 EA가 그 세계관에 관심이 없다고 보고 2012년 정신적 후계작 '스타 시티즌'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PC Gamer는 이번 소식이 클라우드 임페리움 게임즈가 '스타 시티즌'의 싱글 플레이 스핀오프 '스쿼드론 42' 트레일러를 공개한 지 24시간도 안 돼 나왔다고 짚었다.

원작 출연진인 마크 해밀과 존 라이스데이비스가 '스쿼드론 42'에도 나온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다만 PC Gamer는 시점이 겹쳤다는 점을 지적한 수준이며, 두 프로젝트가 연결돼 있다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크리스 로버츠의 최근 작품 소식은 스쿼드론 42 스팀 위시리스트 기사에서 다뤘다.

앞으로 볼 대목

관건은 EA의 공식 확인이다.

PC Gamer는 이 프로젝트가 베셀라가 승인을 받아낸 열정 프로젝트인지, 아니면 EA가 고전 IP 정리에 나서는 첫걸음인지 의문을 던졌다.

출시 시기와 가격, 킬라티 사가 통합의 범위가 공개되면 그림이 뚜렷해질 것이다.

지금 확정된 것은 '원본 FMV 소스 테이프가 발견됐다'는 보도와 '슬라이드에 이런 항목이 적혔다'는 사실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