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의 1,000달러짜리 거실용 PC, 스팀머신(Steam Machine)이 출시된 이후, 해외 매체 Kotaku의 기자 잭 즈위젠(Zack Zwiezen)이 2주간 자신의 라이브러리에 있는 게임 25개 이상을 스팀머신에 설치해 테스트했다. 모든 테스트는 스팀머신의 기본 설정을 그대로 둔 채 진행됐다 — 즉 별도로 그래픽 옵션을 건드리지 않고 1080p로 실행한 뒤 4K TV로 업스케일한 상태였다. "스팀머신을 사서 콘솔처럼 그냥 꽂아 쓰는 사람"을 가정한 테스트였던 셈이다.

PS5 프로와 나란히 비교된 5개 게임 — 슬라이더로 직접 확인

다섯 개 타이틀은 같은 TV에서 PS5 프로 버전과 나란히 놓고 비교됐다. 아래 이미지의 가운데 선을 좌우로 드래그하면 왼쪽은 스팀머신, 오른쪽은 PS5 프로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마블 스파이더맨 2

▲ 드래그해서 비교해보세요. 정지 화면은 꽤 비슷하지만, 실제 움직일 때는 스팀머신 쪽이 열세라는 평가다. ⓒ Kotaku

기본 설정에서도 충분히 즐길 만했지만, 더 선명하게 보려고 해상도를 1440p로 올리고 프레임 생성 기능까지 켰다. 그 결과 정지 화면 스크린샷에서는 PS5와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왔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화면에서는 스팀머신 쪽이 확연히 뒤처졌다는 평가다.

GTA V

▲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PS5 프로 쪽이 직접 비교에서는 더 낫다는 평가다. ⓒ Kotaku

로그스타 런처와 스팀머신 내장 디지털 키보드가 얽히는 초반 설정 과정은 다소 번거로웠지만, 일단 기본 설정으로도 잘 돌아갔다. 그래픽을 더 올려도 안정적으로 구동됐지만, 60fps에서도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PS5 프로 쪽이 직접 비교에서는 더 낫다고 평가했다. 다만 PC판은 모드 지원이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는 점도 짚었다.

컨트롤 얼티밋 에디션

▲ 정적인 화면에서는 꽤 근접했지만, 움직이는 화면에서는 소니 쪽이 확실히 앞섰다는 평가다. ⓒ Kotaku

스팀덱의 작은 화면에서는 멀쩡해 보였던 이 3인칭 슈터가, 큰 4K TV로 옮기자 고전했다. 안정적인 60fps를 위해서는 그래픽 설정을 낮추고 레이 트레이싱 옵션을 꺼야 했다. PS5 프로와 직접 비교했을 때 정적인 장면에서는 꽤 근접했지만, 움직이는 화면에서는 소니 쪽 하드웨어가 확실히 더 나았다는 평가다.

사일런트 힐 2

▲ 가장 박한 평가를 받은 비교. PS5 프로에서도 다소 지저분해 보이는 그래픽이 스팀머신에서는 한층 더 아쉬웠다. ⓒ Kotaku

이 게임은 PS5 프로에서도 화면이 다소 지저분해 보이는 편이라, 스팀머신에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눈을 가늘게 뜨면 봐줄 만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번 테스트에서 나온 가장 박한 평가였다.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

▲ PS5 프로와 나란히 놓고 보면 스팀머신의 열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 Kotaku

캡콤의 신작 공포 게임은 단독으로 플레이할 때는 충분히 몰입감 있고 부드럽게 잘 돌아갔다. 다만 PS5 프로와 나란히 놓고 직접 비교하면 스팀머신의 열세가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였다. 홀로 플레이할 땐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라는 단서도 덧붙였다.

📌 PS5 프로 직접 비교, 한눈에 보기

· 테스트 방식: 스팀머신 기본 설정, 1080p → 4K TV 업스케일
· 비교 대상 5종: 스파이더맨 2·GTA V·컨트롤·사일런트 힐 2·레지던트 이블 레퀴엠
· 공통 결론: 정지 화면은 근접, 움직이는 화면에서는 PS5 프로가 대체로 우세
· 예외: GTA V는 모드 지원, 사일런트 힐 2는 양쪽 다 아쉬움

기대 이상으로 잘 돌아간 게임들

아래 게임들은 대부분 기본 설정만으로, 혹은 약간의 설정 조정만으로 만족스럽게 구동됐다.

사이버펑크 2077

사이버펑크 2077 — 설정을 올려도 60fps로 쌩쌩 돌아갔고, 가벼운 레이 트레이싱까지 켤 수 있었다.

마우스: P.I. 포 하이어

마우스: P.I. 포 하이어 — 스틱 감도만 조정하면 60fps로 선명하게 돌아가는 흑백 FPS.

레프트 4 데드 2

레프트 4 데드 2 — 2026년 기준으로도 뭐든 잘 돌리는 이 게임답게 무난히 통과.

하데스 2

하데스 2 — 기본 설정으로 완벽하게 구동. 1편도 함께 테스트했는데 마찬가지로 훌륭했다.

둠: 더 다크 에이지스

둠: 더 다크 에이지스 — id 테크 엔진답게 어떤 기기에서도 잘 돌아간다. 기본값은 다소 흐릿하지만 조정하면 해결.

메가봉크

메가봉크 — 스팀덱보다도 더 좋은 그래픽으로 완벽 구동. 예상보다 훨씬 오래 플레이했다는 후기.

오버워치

오버워치 — 가장 놀랐던 결과. 기본 설정부터 환상적이었고, 그래픽·해상도를 더 올려도 잘 버텼다. PS5와 나란히 놔도 차이가 거의 안 느껴질 정도.

기어스 오브 워: 리로디드

기어스 오브 워: 리로디드 — 기본값은 살짝 흐릿하지만 매우 플레이 가능한 수준. 설정을 조금 올려도 성능 저하 없이 선명해졌다.

폴아웃 4

폴아웃 4 — 별다른 조정 없이도 이 대형 오픈월드 RPG가 훌륭하게 돌아가 놀랐다는 반응.

엘든 링

엘든 링 — 기본 설정부터 훌륭했고, 몇 가지만 손보면 성능 저하 없이 더 좋아진다. 스팀덱보다 한 단계 위의 경험.

뱀파이어 크롤러스

뱀파이어 크롤러스 — 2D·2.5D 게임 특유의 강점을 그대로 보여주며 TV 화면에서도 선명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II 리마스터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II 리마스터드 — 버터처럼 부드럽게 구동. 스팀머신을 가장 '콘솔답게' 느끼게 해준 순간으로 꼽혔다.

피크

피크 — 설정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도 완벽 구동. 고사양 PC로 플레이한 배우자도 화질 차이를 못 느꼈을 정도.

타이니 테리스 터보 트립

타이니 테리스 터보 트립 — 레트로풍 인디 게임이 최고 설정 60fps로 완벽하게 돌아간, 이번 테스트 중 손꼽히는 경험.

레이지

레이지 — 스팀에서 "호환 안 됨" 경고가 떴지만 실제로는 잘 돌아갔다. 컨트롤러 설정에 약간의 수고가 필요했다.

손이 좀 가거나 아쉬웠던 게임들

다음 게임들은 설정을 만져야 겨우 봐줄 만했거나, 애초에 기대에 못 미쳤다.

본더랜드 4

본더랜드 4 — 기본 설정은 "가장 못생긴 출발" 중 하나였다는 혹평. 설정을 올리고 FSR을 손봐야 겨우 봐줄 만해졌다.

윈드로즈

윈드로즈 — 기본 설정도 별로였고, 프레임 생성을 켜면 입력 지연이 심해졌다. 중간 설정까지 낮춰야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크 레이더스

아크 레이더스 — 그럭저럭 플레이 가능하지만 화면이 다소 흐릿했다. 어차피 콘솔로도 나온 게임이라 더 나은 대안이 있다는 평.

레지던트 이블 4 리메이크

레지던트 이블 4 리메이크 — 기본값은 플레이할 만했지만 예상보다 흐릿함이 눈에 띄었다. 설정을 만지면 이번엔 성능이 흔들렸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 기본 설정은 매우 저조. 레이 트레이싱을 끄고 업스케일링을 최대로 써야 안정적인 60을 겨우 확보했다.

헬다이버즈 2

헬다이버즈 2 — 기본 설정으로 잘 돌아가긴 했지만, 같은 TV의 PS5 프로 버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덜 선명했다.

워해머 40K: 다크타이드

워해머 40K: 다크타이드 — 기본 설정에선 40fps대에 머물렀다. FSR을 켜고 설정을 중간까지 낮춰야 안정적인 60fps 근처에 도달했다.

헤일로: 마스터 치프 컬렉션

헤일로: 마스터 치프 컬렉션 — 엑스박스 계정 로그인 창이 스팀머신 내장 키보드를 인식하지 못해, 박스를 뜯자마자 실행조차 안 됐다.

총평 — "돈 쓸 곳 많은 사람들을 위한 기기"

2주간의 테스트를 마친 뒤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스팀머신은 정말 멋진 하드웨어지만, 가장 열성적인 얼리어답터나 거실 TV로 스팀 게임을 조용하고 간편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추천하기엔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오래되거나 2D·2.5D 위주인 대형 스팀 라이브러리를 갖고 있고 이를 TV로 편하게 즐기고 싶다면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이 가격대라면 차라리 더 저렴하고 성능 좋은 조립 PC를 사는 편이 낫다는 게 솔직한 평가다.

비(非) PC 게이머에게는 특히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는 11월 GTA 6가 출시되면 스팀머신에서는 플레이할 수 없는 반면, 중고 Xbox Series S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혔다. "이 가격에, 이 시점에 나왔다면 돈을 태울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딱히 누구를 위한 기기인지 모르겠다"면서도, "1~2년 전에 700달러 정도로 나왔다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