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분석업체 Alinea Analytics가 낸 추정 리포트에 따르면, 스팀에서 판매된 게임들이 2026년 상반기(1~6월)에 111억 달러(약 15조 4천억 원)의 총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스팀 역사상 가장 높은 반기 매출로, 전년 동기(2025년 상반기) 대비 14.5% 증가했을 뿐 아니라 연말 할인 시즌이 낀 2025년 하반기보다도 8% 더 높은 수치다. 참고로 해당 수치는 밸브가 공식 발표한 것이 아니라 외부 분석업체의 추정치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8개 반기 연속 우상향 — 2020년 전체보다 많다

스팀 반기별 매출 추이 그래프 (2022년 하반기~2026년 상반기)
▲ 스팀 반기별 매출 추이. 2022년 하반기 58억 달러에서 2026년 상반기 111억 달러까지 8개 반기 연속 상승했다. ⓒ Alinea Analytics

Alinea Analytics가 집계한 반기별 매출은 2022년 하반기 58억 달러 → 2023년 상반기 64억 달러 → 2023년 하반기 67억 달러 → 2024년 상반기 80억 달러 → 2024년 하반기 92억 달러 → 2025년 상반기 97억 달러 → 2025년 하반기 103억 달러 → 2026년 상반기 111억 달러로, 8개 반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 추세로 보면 더 뚜렷하다. 스팀의 연간 매출은 2017년 약 55억 달러에서 2025년 약 200억 달러로 커졌고, 2026년 상반기 한 반기 매출만으로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2020년 한 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026년 상반기는 4.7배 규모다.

📌 2026년 상반기 스팀 매출 한눈에 보기

· 총매출: 111억 달러, 역대 최고 반기 기록
· 증가율: 전년 동기(2025년 상반기) 대비 +14.5%
· vs 직전 반기: 연말 할인이 낀 2025년 하반기보다도 +8%
· 구작 비중: 매출의 79%가 2026년 이전 출시작에서 발생
· 출처: Alinea Analytics 추정치 (밸브 공식 발표 아님)

성장 배경 — 중국 이용자 급증과 되돌아온 서드파티

Alinea Analytics는 이번 성장의 배경으로 몇 가지 요인을 짚었다. 먼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이용자의 급증이다. 여기에 신작 가격 인상, 입소문을 탄 협동 플레이(co-op) 흥행작의 등장, 대형 퍼블리셔들이 구사하는 정교해진 구작 카탈로그 전략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자체 런처·독점 유통을 시도했다가 별다른 성과를 못 거둔 일부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이 다시 스팀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팀 바깥에서 별도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보다, 이미 방대한 이용자 기반과 구매 습관이 형성된 스팀 안에서 경쟁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매출의 79%는 '옛날 게임' — 신작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멧챠 카멜레온 게임플레이 화면
▲ 6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2026년 스팀 판매량 1위에 오른 '멧챠 카멜레온'. 낮은 가격대 캐주얼 게임의 흥행도 매출 구조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 lemorion_1224 / Haganeiro

역설적으로 이번 기록적인 매출에서 2026년에 출시된 신작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해당 연도 출시작이 그해 상반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29% → 2025년 27% → 2026년 21%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뒤집어 말하면 구작(백 카탈로그) 매출 비중이 71%에서 79%까지 늘었다는 뜻이다. Alinea Analytics는 최근 수년간 신작들의 그래픽 발전 폭이 눈에 띄게 둔화된 데다, 고사양 신작을 구동할 수 없는 하드웨어를 가진 이용자가 많다는 점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이미 검증되고 할인 폭도 큰 구작 쪽으로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새로운 AA·AAA급 지식재산권(IP)일수록 수십 년 치 구작 카탈로그와 경쟁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신작은 신작 — 2026년 매출 상위 타이틀은

신작 비중이 줄었다고는 해도, 2026년에 나온 개별 타이틀 중에는 여전히 큰 매출을 낸 작품들이 있다. Alinea Analytics가 집계한 2026년 매출 상위 신작은 다음과 같다.

2026년 스팀 매출 상위 신작
타이틀 매출 비고
포르자 호라이즌 6 1억 9,770만 달러 판매 350만 장, 출시 약 2개월 만에 전작(2021) 대비 3배 빠른 매출 페이스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 1억 9,450만 달러 판매 340만 장, 위시리스트 전환율 8.9%, 코스메틱 DLC만 130만 달러
크림슨 데저트 1억 9,000만 달러+ 신규 IP, 최근 월 매출은 920만 달러로 둔화 추세
슬레이 더 스파이어 2 1억 4,170만 달러 판매 710만 장, 얼리 액세스 25달러, 위시리스트 전환율 40%
서브노티카 2 1억 3,360만 달러 판매 560만 장, 얼리 액세스, 출시 월에만 1억 2천만 달러
멧챠 카멜레온 7,130만 달러 가격 6달러, 매출액과 별개로 2026년 판매 장수 1위

* Alinea Analytics 추정치 기준.

정리하면, 스팀 전체 매출의 성장 엔진은 이제 화제성 있는 몇몇 신작보다 방대한 구작 카탈로그와 재구매· 재유입 이용자 쪽으로 확실히 옮겨갔다는 것이 Alinea Analytics 리포트의 핵심 메시지다. 다만 이 수치는 공개 판매 데이터가 아닌 제3자 분석업체의 추정치이므로, 밸브의 공식 실적 발표와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