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반조카주이'로 이어진 레어(Rare)의 미발매 SNES RPG '프로젝트 드림'의 플레이 가능한 알파 빌드가 인터넷 아카이브에 유출됐다. 1990년대 중반 개발되다 SNES의 성능 한계로 무산된 이 작품이 플레이 가능한 형태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2015년 '레어 리플레이' 특전 영상에서 짧게 소개된 클립이 전부였다. 전 레어 작곡가 그랜트 커크호프와 데이비드 와이즈 모두 이 유출 빌드에 대해 "진짜처럼 보인다"고 공개적으로 반응했다.
소년 에드슨에서 곰돌이 뱅조까지 — 프로젝트 드림의 30년 역사
'프로젝트 드림'(원제 '드림: 랜드 오브 자이언츠')은 1990년대 중반 레어가 SNES용으로 개발하던 야심작이었다. 해적 선장 블랙아이 일당에게 휘말리는 소년 에드슨이 주인공이며, '동키콩 컨트리'식 프리렌더링 그래픽과 일본식 RPG·루카스아츠식 어드벤처 게임에서 영향을 받은 비주얼을 표방했다.
그러나 SNES의 하드웨어 성능이 구상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개발은 닌텐도64로 옮겨갔고,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소년 → 토끼 → 곰으로 거듭 바뀌었다. 결국 RPG 구조 자체를 걷어내고 플랫포머로 재구성한 끝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1998년작 '반조카주이'다.
유출자 "레어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 익명으로 아카이브 업로드
이번 유출은 "FVCKAsha&Phil"이라는 익명 계정이 9월 9일경 인터넷 아카이브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계정명은 엑스박스의 아샤 샤르마·필 스펜서를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업로드된 파일에는 원본 롬 덤프(.bin)와 에뮬레이터용으로 변환된 사본(.sfc), 공개 노트가 함께 포함됐다.
유출자는 "현재 업계 상황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레어 및 산하 스튜디오에 대한 무자비한 축소·부실 관리를 보면서, 이 자료를 제대로 보존하고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이들이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자신은 "이 자료가 레어 밖으로 유출된 경위와는 몇 단계 떨어진 사람"이라며, 그동안 "누군가 곤란해질 것을 우려해" 공개를 미뤄왔다고 덧붙였다. 유출자는 같은 글에서 미공개 '콘커64' 프로토타입 역시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 레어 작곡가들의 반응 — "진짜처럼 보인다"
'골든아이 007', '반조카주이' 등을 작업한 전 레어 작곡가 그랜트 커크호프는 자신의 X(트위터) 계정에 이번 유출을 두고 "진짜처럼 보인다"고 게시하며, 실제로 SNES 프로토타입의 음악을 맡았던 동료 작곡가 데이비드 와이즈를 태그했다. 와이즈 역시 "내가 봐도 진짜 같다"고 답했다.
전 레어 개발자 마이크 채프먼도 X를 통해 "놀라운 데모다. 동키콩 컨트리에서 어드벤처 게임으로 이어지는 창작적 발전 과정이 명확히 보인다"고 반응을 보탰다.
다만 레어나 마이크로소프트 양측 모두 아직 이 파일이 진품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은 상태다. 유출된 빌드에는 미완성 장면들과 기본적인 이동·전투 동작, 초기 개발 단계의 아트워크와 음악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