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발매된 '마리오카트64'가 30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새 기록을 써내고 있다. 스피드러너 벡 애브니(Beck Abney)가 7월 27일 '올 컵(스킵)' 부문에서 22분 24초 640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4년 자신이 세운 종전 기록 22분 57초 240보다 32.6초나 빠른 기록이다. 스피드런닷컴(Speedrun.com) 공식 리더보드에도 즉시 반영됐다.

요시밸리 벽을 세 번 연속으로 뚫다

'올 컵(스킵)' 부문은 정해진 코스만 달리는 '노 스킵' 부문과 달리, 게임의 허점을 이용한 지름길을 모두 허용하는 규칙이다.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요시밸리' 트랙에서 나온다. 코스를 벗어나 특정 벽의 한 지점에 부딪히면, 게임이 이를 '한 바퀴를 완주한 것'으로 착각하고 순위를 인정해주는 버그다.

이 기술은 성공 확률이 낮은 고난도 조작으로 꼽힌다. 애브니는 이번 기록에서 이 요시밸리 벽 뚫기를 세 차례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22분대 초반까지 기록을 끌어내렸다.

24초 뒤처지다 역전 — 종전 기록도 극적이었다

마리오카트64 게임 화면, 레인보우 로드에서 22:52 기록 타이머가 표시된 장면
▲ 애브니는 이 부문 세계기록을 여러 차례에 걸쳐 스스로 경신해왔다. 사진: Beck Abney 유튜브 채널

이번 기록의 주인공 애브니는 2015년부터 이 부문 세계기록을 사실상 독식해온 이 게임 최고의 스피드러너로 꼽힌다.

그의 종전 기록(22분 57초 240) 역시 화제성이 상당했다. 2024년 7월 28일, 그는 스트리밍 도중 중반 트랙에서 잇달아 실수하며 최대 24초까지 뒤처졌다. 보통이라면 그대로 기록 갱신을 포기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스페셜컵에서 요시밸리 벽 뚫기를 위험을 무릅쓰고 세 번 연속 성공시키며 역전에 성공했다. 유명 스피드런 다큐멘터리 제작자 서머닝솔트(SummoningSalt)는 당시 이 장면을 두고 "내가 본 것 중 가장 미친 세계기록 중 하나"라고 평한 바 있다.

30년 가까이 된 게임인데 아직도 기록이 깨진다

마리오카트64 게임 화면, 동굴 트랙에서 파이널 랩 표시와 함께 순위표가 나타난 장면
▲ '마리오카트64'는 1996년 발매 이후 지금까지도 스피드런 커뮤니티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사진: Beck Abney 유튜브 채널

'마리오카트64'는 일본에서 1996년, 북미·유럽에서는 1997년 발매됐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스피드런 커뮤니티는 지금도 활발하다.

애브니 개인만 놓고 봐도 트랙·모드별 조합까지 합쳐 통산 278개의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것으로 집계된다. 이번 기록 역시 스피드런닷컴에 즉시 검증·등록됐다.

새로운 지름길이나 조작 기법이 계속 발견되면서, 이미 완주 공략이 끝났다고 여겨지던 오래된 게임에서도 여전히 기록 단축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 이 커뮤니티의 매력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