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협곡"이 진짜로 돌아온다. 라이엇 게임즈가 7월 12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 현장에서 복고 게임 모드 '리그 오브 레전드 클래식(League of Legends Classic)'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미 지난 6월 26일 개발진의 장난기 섞인 티저 영상으로 존재만 예고됐던 이 모드는, 이날 결승 무대를 통해 실체를 드러냈다.

시즌3로 돌아간다 — '그 시절 명장면'만 모은 베스트 컬렉션

라이엇 측 설명에 따르면 리그 오브 레전드 클래식은 특정 연도나 패치를 그대로 복원한 타임캡슐이 아니다. 시즌3를 기본 뼈대로 삼되, 그보다 앞선 초창기와 시즌4까지의 요소를 골라 섞은 '베스트 컬렉션'에 가깝다. 즉 "가장 재미있었던 시절의 정수만 응축했다"는 게 라이엇의 설명이다. 옛 소환사의 협곡 지형은 물론, 당시의 투박한 HUD와 미니맵, 라인 표현까지 그대로 되살리되 그래픽 품질만 현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 리그 오브 레전드 클래식 핵심 요약

· 기반 버전 — 시즌3 중심, 초기~시즌4 요소 혼합 구성
· 챔피언 — 리워크·너프로 사라진 옛 버전 챔피언 60종 부활(초기 40종 우선 오픈, 나머지는 순차 해금)
· 아이템 — 죽음불꽃 손아귀(Deathfire Grasp) 등 현재는 없는 과거 아이템 재등장
· 룬·마스터리 — 현재의 룬 시스템 대신 과거 룬·마스터리 체계 적용
· 운영 방식 — 커뮤니티 투표로 향후 업데이트 방향에 팬 의견 반영
· 출시일 — 한국 시간 7월 30일, 26.15 패치와 함께 정식 서비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AP 마스터 이(AP Yi)처럼 지금은 거의 사라진 초창기 메타의 상징들이다. 최신 패치를 따라잡을 필요 없이, 그야말로 "리셋 버튼을 누른" 것 같은 가벼운 진입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게 라이엇의 목표다.

전설 10인이 붙었다 — 팀 바론 vs 팀 드래곤 쇼매치

공개 현장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실제 플레이였다. LoL e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은퇴·베테랑 선수 10명이 팀 바론팀 드래곤으로 나뉘어 클래식 모드 쇼매치를 치렀다.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앰비션(강찬용), 폰(허원석), 캡틴잭(강형우), 옐로스타(김보라)부터 북미·중국을 대표하는 더블리프트, 웨이샤오, 스캐럽(윌리엄 리), 유럽의 소아즈, 렉클레스까지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라인업이 꾸려졌다.

경기 초반에는 알리스타·스카너·카사딘 등을 앞세운 팀 드래곤이 주도권을 쥐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흐름이 뒤집혔다. 더블리프트가 잡은 베인이 화력을 터뜨리고 웨이샤오의 룰루가 이를 뒷받침하면서, 팀 바론이 30분 안팎에 역전승을 완성했다. 은퇴한 지 오래된 선수들이었지만, 경기 감각만큼은 여전하다는 반응이 현장과 중계 채팅창을 채웠다.

베인 — 더블리프트가 쇼매치 후반 역전을 이끈 챔피언
▲ 더블리프트가 잡은 베인은 쇼매치 후반 팀 바론의 역전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 Riot Games

돌아온 얼굴들 — 사라졌던 챔피언과 아이템

쇼매치 픽·밴 창에서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옛 버전 챔피언들이 줄줄이 소환됐다. 팀 바론은 리 신, 아무무, 리워크 이전 카서스, 베인, 룰루로 라인업을 꾸렸고, 팀 드래곤은 알리스타·스카너·카사딘·코르키·잔나로 맞섰다. 특히 리워크 전 카서스처럼 현재 서버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 챔피언의 '원형'이 그대로 재현됐다는 점에서 올드 팬들 사이의 화제성이 컸다.

아무무 — 리그 오브 레전드 클래식에 부활한 챔피언
▲ 팀 바론의 앰비션이 잡은 아무무. 클래식 모드에는 이런 초기 챔피언 60종이 부활한다. ⓒ Riot Games
카서스 — 리워크 이전 버전으로 재현된 챔피언
▲ 리워크로 스킬셋이 완전히 바뀌기 전, '원조' 카서스도 클래식 모드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 Riot Games

챔피언뿐 아니라 아이템과 룬 체계도 함께 시간을 되돌린다. 지금은 사라진 죽음불꽃 손아귀(Deathfire Grasp) 같은 과거형 아이템이 재등장하며, 현재의 룬 시스템 대신 옛 룬·마스터리 체계가 그대로 적용된다. 라이엇은 이를 통해 "지금 메타를 억지로 따라잡지 않아도 되는, 완전히 새로운 시작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언제부터 즐길 수 있나 — 7월 30일, 26.15 패치와 함께

정식 서비스 일정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 클래식은 한국 시간 기준 7월 30일, 정규 패치 26.15와 함께 라이브 서버에 적용된다. 북미 등 일부 해외 매체가 "7월 29일"로 표기한 것은 태평양 표준시(PDT) 기준 날짜로, 한국 시간으로 환산하면 동일하게 7월 30일에 해당한다.

출시 이후 챔피언 60종이 한꺼번에 열리는 것은 아니다. 초기 40종이 먼저 오픈되고, 나머지는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해금될 예정이다. 또한 라이엇은 클래식 모드를 단순한 이벤트성 콘텐츠로 소모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이후 업데이트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팬들이 직접 클래식 모드의 운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다.

💡 공개 전 이미 예고됐던 소식: 라이엇은 지난 6월 26일 리그 오브 레전드 총괄 프로듀서 파블로 벨레자(Pabro)와 스튜디오 총괄 안드레이 반 룬(Meddler)이 "그 시절이 좋았지"라며 주고받는 코믹한 티저 영상으로 클래식 모드의 존재를 먼저 예고한 바 있다. 데이터마이너들의 챔피언 아트 유출이 이어지던 시점이라, 이번 MSI 결승 공개는 사실상 '공식 확인 사살'에 가까웠다.

팬들 반응은 — "돌아온 낭만"과 남은 물음표

해외 커뮤니티와 국내 팬 반응은 대체로 뜨겁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15년 넘게 이어지며 수없이 손질된 챔피언과 시스템을 "그 시절 그대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오래된 팬들에게는 향수를, 신규 유저들에게는 게임의 뿌리를 체험할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평가다. 더블리프트의 베인처럼 은퇴한 선수들이 그 시절 챔피언으로 다시 활약하는 모습 자체도 훌륭한 마케팅 포인트였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클래식 모드가 상시 서비스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단기 이벤트성 콘텐츠로 그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라이엇이 약속한 커뮤니티 투표 방식이 실제로 얼마나 유의미하게 반영될지, 그리고 밸런스 관리가 사실상 없는 옛 버전 그대로의 환경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매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정식 출시일인 7월 30일이 다가오면서, 그 답은 머지않아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