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9월 21일,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와 손잡은 '듀얼센스 무선 컨트롤러 - 리사 한정판(Lisa Limited Edition)'을 공식 발표했다. 가격은 84.99달러, 출시일은 10월 30일이며 사전주문은 10월 2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시작된다. 표면적으로는 셀럽 협업 컨트롤러 한 종이 추가된 것뿐이다. 하지만 발표 시점과 디자인, 그리고 뒤따른 반응을 겹쳐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이 컨트롤러는 2025년 7월 PS5 광고 캠페인의 후속편이고, 출시일은 리사의 새 EP 발매 직후로 맞춰졌으며, 소니가 수년간 운영해 온 셀럽 협업 프로그램의 연장선이다. 그리고 공개 직후 일부 매체는 디자인이 생각보다 평범하다는 뼈 있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2025년 PS5 광고의 후속편 — 1년 만에 컨트롤러로
영상: PlayStation 유튜브 채널
리사와 플레이스테이션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소니는 2025년 7월 1일 리사를 앞세운 PS5 광고 캠페인 'No Play Limits'를 공개했다. 1분짜리 영상에서 리사는 아스트로 봇, 철권8, 헬다이버즈2, 그리고 당시 출시 전이었던 번지의 마라톤을 차례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배경 음악은 리사가 같은 해 2월 발매한 솔로 정규앨범 'Alter Ego'의 수록곡 'Lifestyle'이었다.
이 캠페인은 리사가 2023년 YG엔터테인먼트·인터스코프 레코드와 결별한 뒤 독립 레이블 LLOUD를 통해 솔로 활동을 본격화하던 시기에 나왔다. 광고 자체는 소니의 여러 셀럽 협업 중 하나로 소비되고 끝날 수도 있었지만, 약 1년 2개월 뒤 실제 제품(컨트롤러·머천다이즈)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달라진다.
즉 이번 듀얼센스는 새로운 협업이 아니라, 2025년 광고 → 2026년 실물 굿즈로 이어지는 2단계 마케팅 로드맵의 후반부에 해당한다. 광고로 리사와 PS5 사이의 연결고리를 먼저 만들어두고, 1년이 지난 뒤 그 연결고리를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상품으로 완성한 셈이다.
소니는 발표문에서도 이 배경을 직접 언급했다. "작년 글로벌 PS5 캠페인에서 처음 리사와 협업했고, 이제 리사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한정판 듀얼센스 무선 컨트롤러와 새로운 머천다이즈 컬렉션으로 그 협업을 한 단계 더 끌고 간다"는 설명이다.
터치패드 위의 눈매 — 디자인 뜯어보기
영상: PlayStation 유튜브 채널
컨트롤러의 바탕색은 크로마 펄(Chroma Pearl)이다. 소니에 따르면 이 색상은 리사가 평소 가장 좋아하는 듀얼센스 컬러웨이라고 한다. 여기에 터치패드 전면에는 리사의 시그니처 앞머리와 눈매를 그린 일러스트가 크게 배치됐고, 오른쪽 눈 아래에는 동그라미·세모·엑스·네모 플레이스테이션 버튼 아이콘이 작게 새겨져 있다.
오른쪽 손잡이에는 대문자 'LL' 레터링이 필기체로 새겨졌고, 컨트롤러 표면 곳곳에는 옅은 별 모티프가 은은한 명암으로 깔려 있다. 뒷면에는 리사의 사인과 플레이스테이션 버튼 아이콘을 나란히 배치한 'Lisa x PlayStation' 각인도 들어갔다.
구성 자체는 소니가 그동안 내놓은 셀럽 협업 컨트롤러들과 비슷한 틀을 따른다. 터치패드에 상징적인 그래픽을 넣고, 손잡이에 이니셜이나 문구를 새기고, 전체 컬러웨이를 해당 인물의 선호색으로 맞추는 방식이다. 다만 이번에는 문구나 어록 대신 얼굴 일러스트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다르다.
출시일은 우연이 아니다 — EP 'Press Play'와의 시점 조율
듀얼센스 리사 한정판의 출시일 10월 30일은 그냥 정해진 날짜가 아니다. 리사는 이보다 일주일 앞선 10월 23일, 본인의 첫 솔로 EP 'Press Play'를 LLOUD·RCA 레코드를 통해 발매한다. 총 6곡이 수록되며, 리사가 태국에서 나고 자라 글로벌 스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개인적인 앨범이라고 소개됐다.
타이틀곡 'SaWaDiKa'는 9월 4일 먼저 공개됐고, 공개 24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7,000만 회를 넘기며 반응을 이끌어냈다. 프로듀서는 Thom Bridges와 작곡 듀오 Ojivolta가 맡았다. 리사는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이 EP는 내 뿌리부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여정에 관한 이야기"라며 "트랙 하나하나에 고유한 캐릭터와 분위기가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리하면 9월 4일 싱글 공개 → 9월 21일 컨트롤러 발표 → 10월 2일 컨트롤러 사전주문 → 10월 23일 EP 발매 → 10월 30일 컨트롤러 정식 출시 순으로 일정이 촘촘하게 이어진다. 음악 활동과 게임 하드웨어 협업이 겹치는 시점을 의도적으로 맞췄다고 볼 수밖에 없는 배열이다.
이런 방식은 리사 개인에게도, 소니에게도 이득이 되는 구조다. EP 발매로 달아오른 화제성이 곧바로 컨트롤러 구매 수요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컨트롤러·머천다이즈 마케팅이 EP 홍보 채널 역할도 겸하게 된다. 실제로 머천다이즈 컬렉션 중 일부는 리사의 공식 아마존 스토어를 통해서도 별도로 공개되는데, 이는 순수하게 게임 굿즈 판매만을 노린 설계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르브론 제임스부터 리사까지 — 플레이스테이션 플레이메이커스라는 틀
리사와의 협업은 소니가 2023년부터 운영해 온 '플레이스테이션 플레이메이커스(PlayStation Playmakers)' 프로그램의 연장선에 있다. 크리에이터·운동선수·배우·아티스트 등과 손잡고 한정판 하드웨어와 머천다이즈를 내놓는 기획으로, 그동안 NBA의 르브론 제임스, NFL의 자마 체이스·CeeDee 램, 축구선수 로멜루 루카쿠, WNBA의 NaLyssa Smith, 코미디언 킹 백 등이 참여했다.
대표 사례가 2023년 3월 나온 르브론 제임스 한정판 듀얼센스다. 터치패드에는 그의 좌우명 "Nothing is given. Everything is earned(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얻어내는 것이다)"가 손글씨체로 새겨졌고, 손잡이에는 'Chosen Ones', 'Build', 'Uplift', 'Empower' 같은 단어와 함께 그가 설립한 학교 'I Promise'를 오마주한 문구도 담겼다. 가격은 79.99달러로 이번 리사 한정판(84.99달러)보다 5달러 낮았다.
플레이메이커스 참여자들의 컨트롤러는 대체로 그 인물을 상징하는 문구나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을 택해왔다. 르브론 제임스의 경우 '노력과 성취'라는 개인 스토리를, 다른 선수들의 경우 각자의 유니폼 번호나 로고를 활용하는 식이었다.
이 틀에 비추어 보면 리사 한정판의 접근은 결이 조금 다르다. 문구나 서사 대신 얼굴 일러스트와 이니셜을 전면에 내세우는 쪽을 택했는데, 이는 리사가 스포츠 선수들과 달리 '어록'보다는 '비주얼 아이덴티티'로 소비되는 아티스트라는 점을 반영한 선택으로 보인다.
"라이브 러프 러브" — 다소 냉소적이었던 미디어 반응
공개 직후 모든 반응이 우호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게임스팟은 "소니가 리사의 새 PS5 컨트롤러를 '라이브, 러프, 러브'로 만들어버렸다(Sony Turned The DualSense Into Live, Laugh, Love For Lisa's New PS5 Controller)"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라이브 러프 러브'는 미국에서 진부하고 뻔한 인테리어 문구를 풍자할 때 흔히 쓰이는 표현으로, 디자인이 기대만큼 개성 있지 않다는 뉘앙스를 담은 제목이다.
해당 기사는 소니 측이 "터치패드 일러스트와 'LL' 레터링이 리사 개인에게 의미 있는 요소들을 담고 있다"고 설명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결과물 자체는 비교적 단순한 그래픽에 그쳤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더 나아가 이 기사는 소니가 2026년 한 해 동안 겪은 여러 논란까지 함께 짚었다. PS5 가격 인상, 실물 디스크 생산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방침, 블루포인트 게임즈 스튜디오 폐쇄, 코지마 히데오의 'Physint'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철회 등이다. 기사는 "이런 협업성 신제품이 2026년 내내 쌓인 팬들의 불만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로 마무리됐다.
다만 이런 시각이 유일한 반응은 아니라는 점도 짚을 필요가 있다. 리사의 팬덤과 컨트롤러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화이트·펄 톤의 깔끔한 컬러웨이와 정교한 라인 일러스트를 긍정적으로 보는 반응도 상당수 나왔다. 결국 평가는 '셀럽 협업 굿즈에 무엇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모양새다.
컨트롤러만이 아니다 — 두 갈래로 나뉜 머천다이즈 컬렉션
컨트롤러와 별도로 소니는 의류·잡화 머천다이즈 컬렉션도 함께 선보인다. 후드티, 반팔 티셔츠, 트러커 캡과 볼캡, 토트백, 키체인, 스티커, 그리고 컨트롤러 전용 휴대 케이스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의 제품에는 터치패드와 동일한 눈매 일러스트가 프린트돼 있어, 컨트롤러와 세트로 갖췄을 때 통일감이 느껴지도록 설계됐다.
이 컬렉션은 두 가지 구성으로 나뉘어 출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구성은 컨트롤러 사전주문이 시작되는 10월 2일에 맞춰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되고, 다른 구성은 10월 23일 리사의 공식 아마존 스토어를 통해 별도로 나온다. 게임 하드웨어사와 아티스트 개인 스토어가 유통 채널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게임 팬과 리사의 음악 팬덤 양쪽을 동시에 겨냥한 구조로 볼 수 있다.
컨트롤러 휴대 케이스에도 같은 눈매 일러스트와 별 모티프, 'LL' 서명이 새겨져 있어 별매 액세서리 중에서는 가장 완성도 높은 구성으로 꼽힌다. 컨트롤러 하나만 사는 것과 컬렉션 전체를 갖추는 것 사이에는 체감상 꽤 다른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리 — 이 컨트롤러가 말해주는 것
이번 듀얼센스 리사 한정판을 한 줄로 요약하면, 1년짜리 마케팅 로드맵의 마지막 조각이다. 2025년 광고로 접점을 만들고, 2026년 음반 활동과 겹치는 시점에 실물 상품을 내놓는 방식은 셀럽 협업치고는 꽤 정교하게 설계된 편이다.
동시에 이번 사례는 소니의 플레이메이커스 프로그램이 스포츠 스타 위주에서 케이팝 아티스트로 영역을 넓히는 신호이기도 하다. 다만 르브론 제임스처럼 '어록'을 앞세우던 기존 방식과 달리, 리사 한정판은 '얼굴 일러스트'를 택했고 이 차이가 일부 매체로부터 다소 평범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결국 이 협업을 어떻게 볼지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달려 있다. 마케팅 설계의 정교함만 놓고 보면 꽤 영리한 기획이지만, 팬들이 소니에 대해 쌓아온 여러 불만—가격 인상이나 실물 디스크 생산 축소 같은—을 이 컨트롤러 한 종이 해소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사전주문은 10월 2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정식 출시는 10월 30일이다.
| 날짜 | 내용 |
|---|---|
| 2025년 7월 1일 | PS5 광고 캠페인 'No Play Limits' 공개 (아스트로 봇·철권8·헬다이버즈2·마라톤) |
| 2026년 9월 4일 | 리사 EP 타이틀곡 'SaWaDiKa' 선공개 |
| 2026년 9월 21일 | 듀얼센스 리사 한정판·머천다이즈 컬렉션 공식 발표 |
| 2026년 10월 2일 | 컨트롤러 사전주문 시작(오전 10시, 현지시간) · 머천다이즈 1차 구성 공개 |
| 2026년 10월 23일 | EP 'Press Play' 발매 · 머천다이즈 2차 구성(리사 공식 아마존 스토어) 공개 |
| 2026년 10월 30일 | 듀얼센스 리사 한정판 정식 출시 (84.99달러) |
▲ 리사 x 플레이스테이션 협업 일정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