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가 사우디 국부펀드 PIF·실버레이크·어피니티 파트너스 컨소시엄에 550억 달러(약 76조 원)에 인수돼 8월 4일 상장폐지된 지 불과 사흘 만에, 연간 7억 달러(약 97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채권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기자 제이슨 슈라이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중 1억 7000만 달러는 '조직 효율화'라는 항목으로 명시돼 있어, 사실상 대규모 감원을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A는 이와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발 보도 — "조직 효율화 1억 7000만 달러"의 의미

이번 보도는 EA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블룸버그 소속 게임업계 전문기자 제이슨 슈라이어의 단독 취재에서 나왔다.

슈라이어는 EA가 이번 인수를 금융 지원한 은행과 투자자들에게, 연간 7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 중 1억 7000만 달러가 '조직 효율화(organizational efficiencies)'라는 항목으로 별도 표기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블루스카이 계정에 "다시 말해, 대규모 감원"이라고 직설적으로 평했다.

나머지 5억 3000만 달러의 절감 항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외주 계약, 마케팅 비용, 부동산, 스튜디오 통폐합 등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어, 전액이 인건비 삭감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이 보도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EA 측이 7억 달러라는 수치나 감원 해석에 대해 별도로 반박하거나 해명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18조 원 규모 부채가 만든 압박

'배틀필드 6' 게임 스크린샷
▲ 배틀필드 산하 스튜디오들은 이미 지난 3월 인원 감축을 겪은 바 있다. 사진: EA 스팀 페이지

이번 비용 절감 압박의 배경에는 이번 인수 구조 자체가 있다. EA는 이번 전액현금 인수 과정에서 약 180억 달러(약 25조 원)의 부채를 새로 떠안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자만 연간 약 18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A의 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약 15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자 지급만으로도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새 사주가 된 컨소시엄 측이 비용 구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EA는 이번 인수 완료 이전에도 감원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배틀필드 산하 스튜디오인 DICE, 크라이테리온, 모티브, 리플 이펙트 등에서 약 300명 규모의 인원이 줄어든 것으로 보도됐다.

가장 위험하다고 꼽히는 스튜디오, 바이오웨어

바이오웨어 '드래곤에이지: 베일가드' 게임 스크린샷
▲ 바이오웨어는 전성기 400명이 넘던 인력이 현재 100명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EA 스팀 페이지

이번 감원 우려 속에서 가장 자주 거론되는 곳은 '드래곤에이지'와 '매스이펙트'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바이오웨어다.

게임 매체 인사이더 게이밍의 마이크 스트로 수석 편집장은 향후 1년 안에 바이오웨어에 대규모 감원이 닥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바이오웨어 인력은 한때 400명을 넘겼으나 현재는 100명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이며, 스튜디오의 남은 개발력은 미공개 프로젝트 한 건, 이른바 '매스이펙트5'로 알려진 작품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웨어 소속 개발자들 일부는 EA 인수 발표 직후부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거나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부 매체는 EA가 '드래곤에이지: 베일가드' 흥행 부진 이후 한 차례 무산됐던 바이오웨어 매각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으나, 이 역시 확정된 사실이 아닌 추측 단계에 머물러 있다.

EA 측 반응과 남은 절차

'배틀필드 6' 전투 장면 스크린샷
▲ EA 스포츠 FC, 앱스 레전드 등 주요 흥행 프랜차이즈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 EA 스팀 페이지

EA는 관례적으로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런 종류의 보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건 역시 마찬가지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감원이 실행될지,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매체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여러 부서에서 해고 통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지만, 이 역시 EA의 공식 확인을 거치지 않은 내용이다.

반면 EA 스포츠 FC, 앱스 레전드, 심즈 등 EA의 핵심 흥행 프랜차이즈를 담당하는 부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업계는 이미 올해에만 9000명 넘는 인원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EA발 소식이 현실화될 경우 업계 전반의 감원 흐름에 또 하나의 대형 사례가 추가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