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주연,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연출의 '디거'가 평단과 관객 사이에서 뚜렷하게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10월 7일 오후 4시경 조회한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점수(토마토미터)는 52%(285명), 인증 관객 점수(팝콘미터)는 72%다. 메타크리틱 평론가 점수는 46점(58건)이다. 북미에서는 첫 주말 약 800만 달러에 그쳤고, 국내에서는 10월 6일까지 4만 5,550명이 봤다.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는 갈린 반응을 숨기는 대신 '직접 판단하라'는 광고로 되받았다. 이 영화가 어디서 호평과 혹평으로 갈렸는지, 크루즈의 필모그래피에서는 어디쯤인지 정리했다.

같은 영화, 두 개의 성적표 — 평론가 52%, 관객 72%

먼저 기준부터 밝힌다. 아래 점수는 2026년 10월 7일 오후 4시 8분경(한국시간) 로튼토마토와 메타크리틱 영화 페이지를 직접 열어 확인한 값이다. 점수는 평론이 쌓이면서 계속 움직인다.

로튼토마토 토마토미터는 평론가 285명 가운데 147명이 긍정, 138명이 부정 평가를 냈다는 뜻이다. 긍정 비율이 52%다. 평점을 매긴 리뷰만 평균하면 10점 만점에 6.1점이다.

로튼토마토가 따로 선별한 '탑 크리틱'은 35%(60명)로 더 낮다. 로튼토마토가 '신선(Certified Fresh)' 인증을 붙이지 않았고, 평론가 쪽 아이콘도 '부정'으로 표시돼 있다.

관객 쪽은 반대다. 티켓 구매가 인증된 관객의 팝콘미터는 72%(1,000건 이상, 별 5개 만점에 평균 3.8)다. 인증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관객을 합친 점수는 75%(2,500건 이상)다.

관객 점수가 평론가보다 20%포인트 높은 셈이다. 다만 팝콘미터는 별 3.5개 이상을 준 비율이어서, 평균이 3.8이라는 말은 '열광'보다는 '대체로 호의적'에 가깝다.

메타크리틱은 더 박하다. 평론가 58건의 가중 평균은 46점으로 '혼재 또는 평균' 구간이다. 긍정 16건(28%), 혼재 27건(47%), 부정 15건(26%)으로, 극단보다 어정쩡한 평가가 가장 많다.

이용자 점수는 6.7점(146건)으로 '대체로 호의적' 구간이다. 이용자 평가 수가 적어 변동 폭이 크다.

참고로 메타크리틱에는 같은 제목의 2020년 그리스 영화 'Digger'도 따로 있다. 이 글의 점수는 모두 2026년 작품 페이지(digger-2026)의 값이다.

집계처평론가관객·이용자
로튼토마토 토마토미터 52% (285명, 긍정 147·부정 138) · 평균 6.1/10 팝콘미터 72% (인증 1,000건 이상) · 전체 관객 75%
로튼토마토 탑 크리틱 35% (60명) -
메타크리틱 46점 (58건, 긍정 16·혼재 27·부정 15) 이용자 6.7/10 (146건)

▲ 디거 평점 집계 · 자료: 로튼토마토·메타크리틱 영화 페이지(2026년 10월 7일 오후 4시 8분경 조회)

평론가는 무엇을 두고 갈렸나 — 크루즈의 연기와 풍자의 방식

턱시도에 보타이를 매고 카메라 앞에서 시선을 비낀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
▲ 2025년 5월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 영화 스틸이 아니라 행사 사진이다. 사진: YantsImages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원본을 16:9로 잘라 썼다.

줄거리는 공식 소개 수준으로만 적는다. 로튼토마토의 시놉시스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남자가, 자신이 일으킨 재앙이 모든 것을 무너뜨리기 전에 자신이 인류의 구원자임을 증명하려 필사적으로 나선다'는 내용이다. 크루즈는 석유 재벌 디거 록웰을 연기한다. 장르는 로튼토마토 기준 코미디·드라마이고, 상영시간은 2시간 9분(129분), 미국 등급은 R이다.

로튼토마토가 평론을 요약한 '크리틱스 컨센서스'는 이렇게 읽힌다. 양식화된 풍자인데 설계가 지나치게 꾸며져 있어 웃음이 매끄럽게 터지지 않는 부분이 있고, 크루즈와 이냐리투의 과감한 한 방이 성공하는 만큼 빗나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호평의 핵심은 '야심과 용기'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믹 라살은 '이 영화를 위대하거나 거의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열망의 거대함'이라고 썼다. 이냐리투가 이 시대에 대한 궁극의 발언을 하려 한다며, 완벽히 성공할 수는 없어도 '크게 휘둘러 제대로 맞혔다'고 평했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100점이다.

컨시퀀스의 리즈 섀넌 밀러는 풍자의 날을 높이 샀다. 산에서 뛰어내리는 것보다 권력자를 이 정도 신랄함으로 풍자하는 쪽이 크루즈 커리어에서 더 큰 모험일 수 있다는 취지로, 91점을 줬다.

폴리곤의 제이크 클라인먼은 '웃기지만 꼭 재미있지는 않은' 영화라고 했다. 이 평가는 81점이다. 웃음이 편한 종류가 아니라는 말이다.

혹평은 정반대 지점을 겨냥한다. 슬레이트의 데이나 스티븐스는 이 영화가 가장 기본적인 과제, 곧 크루즈가 지난 10년간 스스로 들어가 있던 액션 영웅의 틀을 벗어날 배역을 주는 일조차 해내지 못한다고 평했다.

옵서버(영국)의 웬디 아이드는 크게 소리치는 영화라 중요한 할 말이 있으리라 짐작하게 되지만, 이 영화는 자기 중요성까지 포함해 모든 것을 과장한다고 썼다.

흥미로운 것은 점수와 문장이 엇갈리는 평도 있다는 점이다. BBC의 니컬러스 바버는 이 영화를 '사랑하거나 혐오하거나 둘 중 하나인 무모한 시도'라고 부르며 '혐오' 쪽이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메타크리틱에는 80점이 올라 있다.

사이트 앤드 사운드의 필립 콘캐넌은 이 영화를 '크고 노골적인' 작품으로 보면서 웃음은 부족하지만 크루즈의 열연이 강력한 무기라고 평했다. 호평이든 혹평이든 크루즈의 몸을 던진 연기 자체를 깎아내리는 평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정리하면 평단은 '시도한 것'에는 후한 편이고 '이룬 것'에서 갈린다. 인용한 평은 모두 로튼토마토·메타크리틱 페이지에 실린 발췌문이므로, 전체 맥락은 각 매체 원문에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직접 판단하라' — 호불호를 광고 소재로 삼은 워너

영상: Warner Bros. Korea 유튜브 채널

워너 브러더스는 갈리는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더랩(TheWrap)에 따르면 워너는 9월 29일경 공식 X 계정에 영상 광고를 올렸다.

광고는 상반된 반응 문구를 짝지어 보여 준다. 흰 글씨의 호평('Masterpiece', 'Brilliant')과 주황 글씨의 혹평('Unpleasant', 'Insufferable')이 상하로 뒤집히며 번갈아 나온다.

마지막에 붙는 문구는 'Same film, different truth'(같은 영화, 다른 진실)와 'Decide for yourself'(직접 판단하세요)다.

반응의 출처는 보도마다 표현이 다르다. 더랩은 초기 관람자의 X 게시글이라고 전했고, AV 클럽은 시사 초기에 영화를 본 영화 인플루언서들의 발언이라고 적었다.

AV 클럽은 이 광고를 두고 전문 평론가의 평가를 흐리려는 시도라는 시각도 내놨다. 광고 자체는 호평과 혹평을 동수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논란과 호기심을 함께 노린 선택으로 읽힌다.

이 광고가 흥행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개봉 성적은 뒤에서 본다.

북미 첫 주말 약 800만 달러 — 제작비 숫자는 보도마다 다르다

성적은 평점보다 훨씬 냉정하다. 컨시퀀스와 국내 매체는 북미 개봉 첫 주말 수입을 약 800만 달러로 전했고, 순위는 5위라는 보도가 나왔다.

컨시퀀스는 해외 개봉분 약 1,200만 달러를 더한 전 세계 개봉 성적을 약 2,000만 달러로 정리했다. 같은 매체는 크루즈 주연작 가운데 북미 개봉 수입이 1,000만 달러 아래였던 마지막 작품이 2007년 '로스트 라이언스'였다고 덧붙였다.

제작비는 합의된 숫자가 없다. 더랩은 워너가 1억 2,500만 달러를 책정했다고 적었고, 국내 보도도 같은 수치를 인용했다. 컨시퀀스는 1억 6,000만~1억 8,000만 달러로 보도했다.

공식 확정치가 아니므로 '1억 2,500만~1억 8,000만 달러 사이'로 읽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첫 주말 성적과는 큰 간극이 있다.

개봉 전 예측도 낮았다. 더랩은 워너 내부 예상이 1,200만~1,500만 달러였다고 보도했는데, 실제 수입은 그보다 낮은 800만 달러 안팎이었다.

미국 관객이 매기는 시네마스코어(CinemaScore) 등급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항목수치출처·비고
북미 개봉 첫 주말 약 800만 달러 (5위) 컨시퀀스·헤럴드 등 국내 매체
전 세계 개봉 성적 약 2,000만 달러 (북미 약 800만 + 해외 약 1,200만) 컨시퀀스
제작비(보도 1) 1억 2,500만 달러 더랩, 국내 매체
제작비(보도 2) 1억 6,000만~1억 8,000만 달러 컨시퀀스
시네마스코어 미확인 -

▲ 디거 북미·글로벌 개봉 성적 · 자료: 컨시퀀스, 더랩, 헤럴드 등 보도(10월 7일 확인). 버라이어티 원문은 열람하지 못했다

크루즈 필모그래피에서의 위치 — 최저는 아니지만 '미이라' 이후 가장 낮다

크루즈의 로튼토마토 필모그래피 페이지를 보면 최고점은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2018)의 98%, 최저점은 '칵테일'(1988)의 11%다. 디거의 52%는 그 사이 중간쯤이다.

눈여겨볼 만한 비교는 최근 작품이다. 페이지에 로딩된 2006년 이후 작품 가운데 2017년 '미이라'(15%) 이후 개봉작으로는 디거가 가장 낮은 평론가 점수다. 같은 기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2025)이 80%, '탑건: 매버릭'(2022)이 96%였다.

반대로 관객 점수는 다르다. 디거의 72%는 '오블리비언'(61%), '잭 리처: 네버 고 백'(42%), '미이라'(35%)보다 높고, '아메리칸 메이드'(79%)와 '파이널 레코닝'(88%)보다는 낮다.

즉 이 영화의 반응은 '관객도 외면했다'기보다 '평론가 쪽이 유독 깐깐했다'는 쪽에 가깝다. 단, 팝콘미터는 개봉 초기 열성 관객이 많이 참여하는 지표라 시간이 지나며 내려가는 경우가 흔하다.

한편 크루즈가 이번에 맡은 역은 그가 오래 쌓아 온 액션 영웅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특수분장과 삭발로 모습을 바꾸고 석유 재벌을 연기했다. 감독의 준비 기간은 약 9년이라고 전해진다.

작품(개봉 연도)평론가관객
디거 (2026) 52% 72%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2025) 80% 88%
탑건: 매버릭 (2022) 96% 99%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2018) 98% 89%
아메리칸 메이드 (2017) 85% 79%
미이라 (2017) 15% 35%
잭 리처: 네버 고 백 (2016) 37% 42%
오블리비언 (2013) 53% 61%
나이트 앤 데이 (2010) 51% 49%

▲ 톰 크루즈 주연작 로튼토마토 점수 비교(일부 발췌) · 자료: 로튼토마토 톰 크루즈 필모그래피 페이지(2026년 10월 7일 조회)

국내 반응 — 내한은 13번째, 극장 성적은 개봉 4일 누적 4만 5천 명

크루즈는 개봉을 앞둔 10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헤럴드는 이번 방한이 그의 13번째 내한이며 할리우드 배우 가운데 가장 많다고 전했다.

이냐리투 감독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크루즈는 간담회에서 자신은 관객을 위해 영화를 만든다는 취지로 말했고, 상이나 오스카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 개봉일은 10월 3일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KOBIS) 일별 집계(10월 7일 오후 조회)로 보면 개봉일 1만 3,541명, 4일 1만 3,113명, 5일 1만 1,848명이다.

평일로 돌아온 10월 6일(화)은 5,151명이다. 누적은 4만 5,550명이고 순위는 6위, 상영관은 436개다. 같은 날 7위 '인턴'(4,718명)과 차이는 400명대에 불과하다.

전날 대체공휴일에서 평일로 넘어가면서 모든 영화의 관객이 줄었다. 디거의 감소율은 56.5%로 '암살자(들)'(69.7%), '부활남: 더 레드'(72.8%), '극장판 치이카와'(74.8%)보다 작았다. 다만 기준이 되는 관객 규모 자체가 작아서 선전으로 읽기는 이르다.

연휴 사흘의 일별 흐름과 신작 비교는 개천절 연휴 박스오피스 정리에 있다. 이 글에서는 이후 값만 더했다.

국내 관객 평점은 확인하지 못했다. 네이버 영화와 CGV 골든에그지수는 이번 조사에서 값을 직접 열어 보지 못해 '미확인'으로 둔다.

날짜일 관객누적순위비고
10/2(금) 926명 926명 - 시사
10/3(토) 13,541명 - 7위 개봉일, 개천절
10/4(일) 13,113명 - - -
10/5(월) 11,848명 40,399명 6위 대체공휴일, 누적에 시사 포함
10/6(화) 5,151명 45,550명 6위 상영관 436개

▲ 디거 국내 일별 성적 ·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일별 박스오피스(10월 7일 오후 조회). 10월 7일 값은 아직 집계되지 않아 제외

앞으로 볼 지표

첫째는 점수 이동이다. 로튼토마토 토마토미터는 평론이 더 쌓이면 달라질 수 있고, 팝콘미터는 개봉 첫 주를 지나며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국내 입소문이다. 평일 관객이 어느 수준에서 버티는지, 이번 주말(10월 10~11일)에 얼마나 반등하는지가 관건이다. 14일에는 '스트리트 파이터'와 '전자오락수호대' 등 신작이 개봉하므로 상영관 배정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셋째는 호불호를 내세운 광고의 효과다. 평점이 갈린 영화는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는 관객을 끌어들이기도 하지만, 북미 첫 주말 수치만으로는 광고가 효과를 냈다고 볼 근거가 아직 없다.

이 글의 모든 수치는 10월 7일 오후 조회 기준이다. 이후 값은 로튼토마토·메타크리틱·KOBIS 페이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