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사내식당 메뉴판과 회사 내부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컴투스 직원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제우스: 오만의 신' 이용자들을 비방했다. 글은 지워졌지만 캡처가 이미 퍼진 뒤였다. 그런데 회사가 CCTV를 확인하면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무슨 일이 있었나
게시물이 올라온 것은 9월 4일이다.
작성자는 스스로를 컴투스 임직원이라고 주장했다. 신빙성을 뒷받침한 것은 함께 올린 사내식당 메뉴판과 내부 사진이었다.
내용은 자사 게임인 '제우스: 오만의 신' 이용자들을 향한 비방이었다.
게임사 직원이 자기 게임 이용자를 욕한 글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글은 곧 삭제됐다. 그러나 이미 이미지로 캡처돼 여러 게시판으로 옮겨진 뒤였다.
CCTV가 확인한 것
영상: 제우스: 오만의 신 유튜브 채널
컴투스는 공지사항을 통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시간대의 사내 CCTV를 확인한 결과, 사진을 찍은 인물은 마스크를 쓰고 가방을 멘 채 사내식당 외부에서 들어와 사진을 찍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회사는 이 정황과 내부 조사를 종합해 해당 인물이 컴투스 임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근거 하나가 더 제시됐다. 컴투스 사내식당은 배식 과정에서 임직원 여부를 확인하는 구조다. 실제 직원이라면 식사를 하고 나갔을 텐데, 이 인물은 촬영만 하고 이탈했다.
즉 직원인 척하기 위해 사진만 확보한 것으로 본 셈이다.
'사칭'은 어디까지 처벌되나
회사가 검토한다고 밝힌 혐의는 세 갈래이고, 각각 다투는 지점이 다르다.
건조물침입은 성립 여부가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관리자의 의사에 반해 건물에 들어갔는지가 기준이다.
사내식당처럼 출입이 관리되는 공간에 촬영 목적으로 들어갔다면 다툼의 여지가 줄어든다.
명예훼손은 조금 다르다. 대상이 회사인지 이용자인지, 적시된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
다만 이번 건에는 직원 사칭이라는 요소가 더해진다. 없는 신분을 만들어 신빙성을 얹은 부분이 무게를 더할 수 있다.
업무방해는 위계가 쟁점이 된다. 거짓 정보로 상대의 판단을 흐려 업무를 방해했는지를 본다.
직원인 척한 행위 자체가 위계에 해당하는지, 그로 인해 실제로 업무에 지장이 생겼는지가 함께 검토될 부분이다.
다만 어느 쪽이든 작성자를 특정하는 것이 먼저다. 익명 게시글의 경우 이 단계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회사가 취하는 조치
컴투스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확인된 사실관계와 자료를 토대로 게시글 작성자 및 관련 행위자에 대해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검토 중인 혐의는 세 가지다. 불법 건조물침입, 명예훼손, 업무방해다.
혐의 구성이 사건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허가 없이 회사 건물에 들어간 것이 건조물침입, 직원을 사칭해 비방한 것이 명예훼손, 그로 인해 회사 운영에 지장을 준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회사는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도 했다.
왜 이런 글이 잘 퍼지는가
이 사건이 시사하는 지점이 있다.
'내부자'라는 표식은 온라인에서 대단히 강한 신뢰 장치로 작동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직원이 썼다고 하면 무게가 달라진다.
그리고 그 표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 사진 한 장이었다는 점이 문제다.
사내식당 메뉴판은 회사 안에서 흔한 풍경이지만, 밖에서는 출입 권한의 증거처럼 읽힌다.
게임사는 특히 이런 사칭에 취약하다. 이용자와 회사 사이의 온도차가 늘 존재하고, "사실 내부에서는 이렇게 본다"는 식의 글이 언제나 수요를 갖기 때문이다.
이번 건에서 회사가 CCTV까지 확인해 반박한 것도 그래서다. 해명이 늦으면 사칭 내용이 회사의 입장으로 굳어진다.
한편 '제우스: 오만의 신'은 8월 26일 정식 출시된 컴투스의 신작 MMORPG다. 서비스 초기 시점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회사가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도 짐작할 수 있다.
9월 4일 — 커뮤니티에 사내식당·내부 사진과 함께 '제우스: 오만의 신' 이용자 비방 글 게시
CCTV 확인 — 마스크·가방 착용, 식당 외부에서 진입해 촬영 후 즉시 이탈
회사 판단 — 컴투스 임직원 아님 (배식 시 임직원 확인 구조)
조치 — 건조물침입·명예훼손·업무방해 등 수사기관에 정식 수사 의뢰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