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와 번지(Bungie)가 공동 제출한 WARN(Worker Adjustment and Retraining Notification Act) 해고 신고서에 따르면, 워싱턴주 벨뷰(Bellevue) 소재 번지 본사 소속 직원 약 292명이 2026년 7월 9일부로 퇴사가 확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WARN법은 100명 이상 규모 집단 해고 시 고용주가 최소 60일 전 사전 서면 통보를 의무화하는 미국 연방법으로, 공개 신고를 통해 이번 해고 규모가 공식 확인됐다.
WARN 신고서 세부 내용 — 292명, 7월 9일, 벨뷰 사옥
이번에 공개된 WARN 신고서는 소니와 번지가 공동 제출자로 이름을 올린 점이 특징이다. 통상 자회사 구조조정은 모회사가 법적 공동 책임자로 포함된다는 점에서, 이번 해고가 소니 경영진의 판단 아래 이루어진 것임을 시사한다.
대상 인원: 약 292명
퇴사 확정일: 2026년 7월 9일
사업장: 워싱턴주 벨뷰 번지 본사
신고 주체: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 번지 (공동)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가 영향을 받았는지는 WARN 서류에 명시되지 않는다. 다만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구조조정은 특정 팀에 국한되지 않고 스튜디오 전반에 걸친 것으로 알려졌다. 번지와 소니 측은 별도의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WARN 신고는 해고 사실 자체를 뒤늦게 공개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수 주 전부터 사내에 통보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퇴사일이 7월 9일이라는 점에서 신고서는 늦어도 5월 초 제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니 인수 이후 세 번째 — 번지 구조조정의 역사
번지는 2022년 소니에 36억 달러($3.6B)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소니는 번지의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를 PlayStation 생태계 전반에 적용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를 밝혔다. 그러나 인수 이후 번지는 오히려 반복적인 구조조정에 시달려 왔다.
2023년 10월: 전체 인력의 약 8%인 100명 해고. 성과 저조 및 Destiny 2 수익 목표 미달이 이유.
2024년 7월: 전체 인력의 약 17%인 220명 해고. 이 중 100명은 소니 산하 타 스튜디오로 재배치, 나머지 120명은 퇴직. 피트 파슨스(Pete Parsons) CEO가 공동 CEO 체제로 교체됨.
2026년 7월 9일: WARN 신고서 기준 292명 퇴사 확정. (이번 건)
3차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번지의 인력은 2022년 인수 시점 약 1,200명에서 현재 추정 600명 이하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수 후 4년 만에 스튜디오 규모가 사실상 반 토막이 된 셈이다.
Destiny 2와 번지의 향후 — 라이브 서비스 지속 여부에 의문
번지의 주력 타이틀 Destiny 2는 현재 에피소드(Episode) 방식의 시즌 콘텐츠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구조조정은 개발 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생명선인 꾸준한 콘텐츠 공급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해고를 계기로 Destiny 2의 서비스 종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2024년 구조조정 이후 Destiny 2의 동시 접속자 수는 Steam 기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신규 확장팩에 대한 커뮤니티의 반응도 이전보다 차갑다.
소니는 번지 인수 당시 "PS 독점 전환 강요 없이 멀티플랫폼 운영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연이은 구조조정과 인력 이탈로 인해 그 약속이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소니가 번지를 사실상 Destiny 프랜차이즈 IP 관리 조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임 업계 해고 도미노 — 번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번지의 이번 해고는 최근 2~3년간 게임 업계 전반을 휩쓸고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팬데믹 기간 급격히 확장된 게임사들이 코로나 특수 종료 후 수익성 압박을 받으면서, 마이크로소프트(Xbox), EA, 2K, 유비소프트, 소니 등 주요 퍼블리셔 산하 스튜디오에서 잇따라 대규모 해고가 발생했다.
Xbox / 액티비전 블리자드 (Microsoft): 수차례에 걸쳐 총 2,500명 이상 해고
EA: 670명 해고 (2024), 추가 삭감 진행 중
유비소프트: 스튜디오 2곳 폐쇄, 6개 게임 취소 (2026)
번지: 2023·2024·2026 3차례 구조조정으로 총 600명 이상 감소(추정)
업계 전문가들은 라이브 서비스 모델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AAA 개발 비용 급증이 구조조정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 번의 실패가 수천 명의 고용에 직접 영향을 주는 현재의 구조는 창작 생태계 전체에 위협 요소가 되고 있으며, 이번 번지 사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