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바르샤바의 신생 스튜디오 레벨 울브즈(Rebel Wolves)가 만드는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The Blood of Dawnwalker)'9월 3일 PC·PS5·Xbox Series X|S 동시 출시를 앞두고 첫 대규모 프리뷰 물결을 맞았다. 지난 7월 초 진행된 시연을 다녀온 해외 매체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호의적이며, 특히 이 게임 특유의 '시간 자원화' 시스템과 반응형 스토리텔링이 집중 조명받고 있다.

어떤 게임인가 — 낮엔 인간, 밤엔 뱀파이어

레벨 울브즈는 '위쳐 3: 와일드 헌트' 게임 디렉터였던 콘라드 토마시키에비치를 중심으로, '위쳐 3'와 '사이버펑크 2077' 개발에 참여했던 베테랑들이 모여 세운 스튜디오다. 무대는 14세기 카르파티아 산맥의 고립된 계곡 '베일 산고라(Vale Sangora)'. 역병과 기근, 사회 혼란이 만연한 이곳에서, 농민 가족의 맏아들 코엔(Coen)은 뱀파이어 영주 브렌시스(Brencis)에게 습격당해 불완전한 뱀파이어, 즉 '던워커'가 된다. 낮에는 인간, 밤에는 뱀파이어로 살아가야 하는 그는 30일 안에 가족을 구해야 하는 임무를 떠안는다.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주인공 코엔의 뱀파이어 형태
▲ 불완전한 뱀파이어가 된 코엔은 낮과 밤에 전혀 다른 존재로 살아간다. ⓒ Rebel Wolves / Bandai Namco

시간이 곧 자원이다 — '내러티브 샌드박스'의 핵심 메커닉

프리뷰어들이 가장 흥미로워한 지점은 시간 관리 시스템이다. 하루의 낮과 밤이 각각 8단위로 나뉘고, 퀘스트를 진행할 때마다 이 시간이 소모된다.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매번 의도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개발자 파트리크 피얄코프스키(Patryk Fijalkowski)"플레이어가 시간을 자원처럼 여기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연에서 프리뷰어는 어머니의 진정제를 구하러 갈지, 동생들과 낚시를 갈지, 이웃의 돼지 도살을 도울지 중 하나만 선택해야 했다. 개발진은 이 구조를 '내러티브 샌드박스'라 부르는데, 브렌시스의 부하 셋을 상대하는 순서조차 정해진 루트가 없이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 있다. 환경 아티스트 애덤 파예(Adam Payet)"특정 인물을 죽이면 수년치 분량의 콘텐츠를 영영 보지 못하게 된다"고 말할 정도로 반응성이 깊다. 심지어 프롤로그 단계에서도 브렌시스에게 직접 도전할 수 있으며, 실제로 QA 테스터가 그를 완파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 프리뷰가 짚은 핵심 특징

· 시간 자원화 — 낮·밤 각 8단위, 모든 퀘스트를 동시에 진행 불가
· 내러티브 샌드박스 — 주요 퀘스트 진행 순서가 고정되지 않음
· 깊은 반응성 — 특정 선택은 수년치 콘텐츠 접근 자체를 영구히 바꿈
· 스킬 포인트마저 시간 소모 — 성장조차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의 문제
· 비교 대상 — 드워프 포트리스·심즈식 "절차적 내러티브 시뮬레이션"에 영향받은 설계

방향을 읽는 전투 — 위쳐3보다 진지해진 손맛

전투는 방향 기반 패리 시스템이 핵심이다. 적의 공격이 상·하·좌·우 중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가 표시되고, 그 방향에 맞춰 막으면 스태미나를 소모하지 않는다. 같은 방향으로만 공격을 반복하면 상대가 오히려 쉽게 막아내기 때문에 전술적 다양성이 요구되고, 적에게 포위당하면 '위쳐 3'에서처럼 생존이 급격히 어려워진다. 프리뷰어는 이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어렵다"며 숙련 과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전투 스크린샷
▲ 방향을 읽고 대응해야 하는 패리 시스템이 전투의 핵심 축이다. ⓒ Rebel Wolves / Bandai Namco

밤이 되면 벽 타기로 새로운 이동 경로를 개척하거나 늑대로 변신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발톱을 이용한 근접 전투도 가능하다. 낮의 인간 형태에서는 혈액 마법(조사·이동 강화·직접 피해)과 검술을 함께 활용한다. 다만 회복 수단에도 대가가 따른다 — 프리뷰어는 작은 포유류를 잡아 체력을 회복하려다, 그 틈을 노린 브렌시스 병사의 공격을 피하지 못해 사망한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선택이 만드는 세계 — 프리뷰어들이 가장 칭찬한 지점

가장 큰 호평을 받은 부분은 역시 선택의 유기적 파급력이다. 비 오는 날 약초를 채집하러 나서면 라틴어 수업 장면과 창고 지붕이 무너지는 사건이 함께 벌어지고, 동생들과 강에 낚시를 나가면 브렌시스의 인간 병사들과 '우리아시(uriash)'라는 오우거 같은 생물을 마주친다. 이 우리아시는 뱀파이어 통치 아래 그늘에서 벗어나 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반응까지 보인다.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마을 스크린샷
▲ 마을 주민 한 명 한 명의 반응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 Rebel Wolves / Bandai Namco

정보의 전파 방식도 유기적이다. 코엔이 우리아시로부터 아버지가 반란 계획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를 아버지에게 전할지 말지에 따라 이후 벌어지는 자정 미사 사건까지 달라진다. 돼지를 도살하고 돌아온 코엔에게서 술 냄새를 맡은 아버지가 핀잔을 주는 장면처럼, 사소해 보이는 디테일까지 반응한다. 한 프리뷰어는 '위쳐 3' 엔딩에서 시리와의 작은 선택들이 게롤트를 "쿨한 아버지"로 규정짓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 게임은 그런 서사적 반응성을 게임 전체로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9월 3일 출시, 그리고 그 너머 — 시리즈의 청사진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 밤 장면 스크린샷
▲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는 수백 년에 걸친 시리즈의 첫 장에 불과하다. ⓒ Rebel Wolves / Bandai Namco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는 Xbox Play Anywhere와 클라우드도 지원하며, 언리얼 엔진 5로 개발돼 PC·PS5·Xbox Series X|S로 9월 3일 동시 출시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머 게임 페스트 2026에서 공개된 CGI 티저는 코엔이 21세기 현대 도시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리즈가 앞으로 수백 년에 걸쳐 여러 대륙과 문화를 아우르는 앤솔로지로 확장될 것을 예고했다.

토마시키에비치 디렉터는 "각 장은 독립적인 이야기로, 서사적 단절이나 미해결 떡밥은 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러티브 디렉터 야쿠프 샤마웨크(Jakub Szamałek) 역시 "코엔과 브렌시스의 갈등은 이 작품에서 완결되지만, 주의 깊은 플레이어라면 더 거대한 이야기의 단서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완결된 이야기와 장대한 세계관을 동시에 노리는 셈이다. 첫 프리뷰 반응이 긍정적인 만큼, 9월 3일 정식 출시 이후 실제 평가가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