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소프트가 9월 28일 결산 현금배당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50억원, 시가배당률은 약 11%로 최근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서도 높은 축에 속한다. 1996년 설립돼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액토즈소프트가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당기준일은 2026년 12월 31일로 정해졌고, 회사는 세금 부담을 줄이는 '비과세 감액배당' 방식으로 지급하기 위해 12월 2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다. 소식이 알려진 직후 주가는 장 마감 뒤 거래에서 20%대 급등세를 보였다.
50억원 규모, 시가배당률 11% — 3월 자사주 소각 이어 올해 두 번째 주주환원
이번 배당 총액은 50억원이다. 시가배당률로 환산하면 약 11% 수준으로, 통상 국내 상장사 평균 시가배당률이 2~3%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액토즈소프트는 앞서 지난 3월에도 약 40만 주, 금액으로는 2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이번 배당까지 더하면 올해 한 해 동안의 총 주주환원 규모는 약 72억원에 이른다.
이는 액토즈소프트 시가총액의 약 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 해 동안 시가총액의 6분의 1가량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셈이어서,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오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는 이번 배당 결정과 관련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주주들이 예측할 수 있는 주주환원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왜 하필 '비과세 감액배당'일까
이번 배당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지급 방식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일반적인 이익배당이 아니라 '비과세 감액배당' 방식을 택했다.
감액배당이란 회사가 쌓아둔 자본준비금(자본잉여금)의 일부를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줄이고, 그만큼을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배당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자본준비금은 애초에 주주들이 회사에 납입한 자본 성격의 재원이어서, 세법은 이를 재원으로 한 배당을 '납입자본의 반환'으로 본다. 그 결과 개인 주주는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도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는 일반 배당보다 절차상 이점이 있어, 최근 주주환원을 강화하려는 상장사들 사이에서 종종 활용되는 방식이다.
다만 감액배당을 시행하려면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절차 자체를 주주총회에서 별도로 승인받아야 한다. 액토즈소프트가 12월 2일 임시주주총회를 여는 것도 이 절차를 밟기 위해서다. 배당기준일인 12월 31일에 앞서 재원 마련 절차부터 매듭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르의전설' IP 개척자, 법적 분쟁 마무리 뒤 첫 배당 카드
액토즈소프트는 1996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온라인 게임사다. 2001년 선보인 '미르의 전설2'는 중국에서 '국민 게임'으로 불릴 만큼 큰 흥행을 거두며 회사의 상징적인 IP로 자리 잡았다.
다만 '미르의전설' IP를 둘러싼 권리 관계는 오랫동안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현재 이 IP의 서비스와 사업권 대부분은 위메이드가 쥐고 있고, 액토즈소프트는 공동 저작권자로서 라이선스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 구조다.
두 회사는 수익 배분 비율을 놓고 수년간 소송을 이어왔는데,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위메이드의 손을 들어주면서 위메이드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에서 나오는 로열티는 위메이드 80%, 액토즈소프트 20%로 배분하는 기준이 최종 확정됐다. 반대로 액토즈소프트가 직접 체결한 계약에서 나오는 로열티는 액토즈소프트 30%, 위메이드 70%로 나뉜다. 두 회사는 이 판결을 근거로 올해 6월 그동안 쌓여 있던 미정산 로열티를 정산하고 관련 소송도 모두 취하하며 오랜 법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했다.
액토즈소프트의 2025년 연간 실적을 보면 매출 699억원, 영업이익 286억원, 당기순이익 31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매출의 약 69%에 해당하는 485억원가량이 IP 로열티 수익이었고, 영업이익률도 40%를 웃돌아 IP 라이선스 중심의 수익 구조 특성이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 게임사가 액토즈의 '미르의전설' IP를 활용해 만든 '미르의 전설2:레드나이트'가 현지에서 흥행하며 라이선스 수익에 힘을 보탰다. 이 게임은 2020년 중국에서 먼저 출시돼 누적 매출 30억 위안(약 5,700억원)을 기록한 바 있으며, 국내에는 브이파이브 게임즈가 다시 서비스하고 있다.
이번 첫 배당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구오하이빈 대표 체제에서 나온 주요 결정이기도 하다. 취임 이후 법적 분쟁 마무리, 자사주 소각에 이어 첫 현금배당까지 이어지면서, 회사가 IP 라이선스 사업으로 다져진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기조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시장 반응 — 애프터마켓서 주가 22% 넘게 급등
배당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액토즈소프트 주가는 공시 당일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1.75%(870원) 오른 4,870원에 마감했고, 장 마감 뒤 이어진 애프터마켓 거래에서는 오후 4시 2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2.75%(910원) 오른 4,910원까지 거래됐다.
상장 이후 한 번도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던 회사가 처음으로, 그것도 두 자릿수 시가배당률의 배당을 예고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배당 여부와 최종 금액은 12월 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이 통과된 뒤, 12월 31일 배당기준일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